잇따른 CBS 위기,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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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CBS 위기, 무엇이 문제인가?
  • 승인 2001.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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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 여론 무시한 강경자세가 극한 상황 초래

분식회계 혐의로 청문회가 요청된 CBS는 방송위원회의 이같은 통보가 “CBS에 대한 압력수단을 찾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서두른 결과 빚어진 해프닝”이라고 단정했다.

CBS는 지난달 초 방송위의 특감을 거부한데 이어 서울행정법원에 ‘자료제출요구 취소 등의 청구소송’을 제기하며 ▲정치권 및 노동계의 사주에 따라 ▲노동조합의 이익을 도모할 의도아래 ▲재단 이사장과 사장을 심리적으로 압박할 목적으로 특감을 요청한 것이라며 방송위가 감독권의 허용한계를 이탈했다고 주장했다.

CBS는 “이 소송에 대해 방송위원회가 발끈하고 있는 것이며 CBS의 회계방식과 제출자료는 하등의 문제가 없다”고 피력했다. 그러나 PP등록 취소까지 내다보고 있는 방송위원회의 입장도 만만치 않다.

방송위원회는 “방송채널사업자 요건에는 5억원 이상의 자본이 있어야 하는데 CBS가 채널사업에 16억원의 자본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한 것과 달리 실제 자본잠식상태인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이는 CBS가 지난 99년 자산을 재평가하면서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하는 자산재평가법을 따르지 않고 재단이사회 임의로 현 사옥에 대한 평가액을 높여 잡은 결과로 분식회계 혐의가 의심된다는 것.

방송위원회 관계자는 청문회를 거쳐 이같은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PP등록이 취소되고 위성사업권은 타 방송사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감까지 준비하며 CBS의 재단운영에 의심을 품고 있던 방송위원회는 이번 혐의를 반드시 밝히겠다는 기세다.

한편 CBS는 지난 상반기 국세청의 세무조사에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청문회가 끝나면 모든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강하게 맞서고 있다. 그러나 CBS의 사건의 진위여부를 떠나 CBS가 이같은 위기에 처한 것은 회사의 경영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모아지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

CBS는 지난달 방송위원회로부터 방송사 가운데 유일하게 방송사업 재허가 추천이 유보된 데 이어 이번 사건으로 수개월의 심사와 교계의 갈등 끝에 힘들게 따낸 위성사업마저 좌초위기에 놓이고 만 것이다. 회사 내부에서는 노조파업 이후 회사가 방송위원회의 출석 요구 등을 무시하고 강경자세로 일관한 것과 수백억의 부채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사세를 확장하며 안일한 경영을 계속한 것이 원인인 것 같다는 입장이다.

또 회사의 경영을 바르게 이끌고 감독해야할 재단이사회가 경영진의 선별된 보고만 듣고 외부의 여론과 회사의 실제 경영 상황에 대해선 눈을 가리고 있기 때문에 안팎으로 문제가 곪아 가는 것이라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위성사업의 위기 앞에서 강경한 입장만을 고수하는 경영진의 자격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청문회에 이어 재허가 결정시한인 올 연말까지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주기자(Lhj@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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