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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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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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0.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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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근목사<이수중앙교회>

슬프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가!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게 되는 데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동아일보는 8월 30일자 신문에서 “세간에는 종교가 세상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는 상황이라는 말까지 나온다”며 기독교를 향하여 일침을 가했다. 누가 아니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겠는가.

한국교회가 평양 대 부흥 100주년을 맞이해서 연 초부터 지속적으로 모일 때마다 회개를 주제로 해왔기에 더욱 그 충격은 크다. 이것은 한국교회가 한 목소리로 통회 자복했던 회개가 빈 껍데기였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타임’ 등 외국 언론들은 한국 개신교계의 공격적이고 배타적인 선교형태를 비판하면서 이번 사태를 일종의 ‘종교 갈등’의 문제로 보고 있다. 세계적 동영상 사이트인 ‘유투브’에도 한국 개신교의 아프간 내 부정적인 선교활동 동영상이 계속 올라와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다.

특히 국내 주요 일간지들은 전면을 할애한 기획, 해설기사를 통해 개신교의 배타적 선교방식, 근본주의적 신앙관, 현지 문화를 ‘하류’ 취급하는 선교형태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본격적으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한국교회, 특히 열심히 선교하는 교회들, 다수는 근본주의적이고, 과시주의 적이며, 성장제일주의적인 신앙관을 가지고 있다. 다른 종교는 우상이자 배격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기독교 신앙의 근본주의적 태도가 타종교에 관한 합리적 대화를 어렵게 만들고, 타 종교를 파괴나 배격의 적대적 대상으로, 개종의 대상으로 보기 때문에 불가피한 충돌과 대립을 야기 시켜왔다. 기독교의 신앙의 생명은 기도에 있다. 그런데 그 기도가 자기 뜻을 관철시키고, 소원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 전락될 때, 인격의 변화나 회개는 전혀 불가능하게 된다. 기독교인들이 새벽기도 때마다 눈물을 흘리며 회개기도를 하고, 교회 부흥회 때마다, 대중 집회 때마다 수백, 수천, 수만 명씩 모여서 회개기도를 지속적으로 해도 한국교회가 점점 더 타락하고 부패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지금 한국 개신교는 직업화, 사유화, 세속화의 유혹의 덧에 걸려 있으며, 신앙의 원리가 아닌 자본주의 원리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교회가 성장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성장제일지상주의에 빠져 있다.

그 결과 한국교회는 그의 정체성을 상실한지 오래다. 한국교회는 근대화 산업화시대를 겪어 오면서 보수성, 기복사상, 성공주의에 기대어 크게 부흥하는 데는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기독교 신앙은 크게 변질되었으며, 그 본질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한국교회 강단이 설교자의 목적을 위해 얼마나 자주 그리고 심각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시켜 왔는가를 반성하고 회개해야 한다. 교회는 자신을 개혁하고 사회를 변혁시키는 신앙의 역동성을 이미 상실하고 맛 잃은 소금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그래서 “세상이 교회를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교회가 타락하면 그 사회는 희망을 잃게 된다.

평양 대 부흥 100주년이 다 가기 전에 한국교회는 성장을 위해서 정체성을 잃고 본질에서 멀리 떠난 죄를 회개해야 한다. 그리고 개혁과 변혁의 역동성을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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