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가톨릭만 진정한 교회” 발표에 세계교회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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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가톨릭만 진정한 교회” 발표에 세계교회 반발
  • 이현주
  • 승인 2007.07.1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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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의 권력욕심이 일치 파괴하고 있다"...그래도 일치운동을 지속될 것 전망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로마 가톨릭만이 그리스도가 세운 교회이며 다른 교파들의 교회 자격에는 결함이 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교황은 지난 10일 16쪽 분량의 문서를 통해 “그리스 정교회는 교황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아 결함이 있고 개신교 등은 교황의 존재를 시인하지 않고 성찬식에 대한 견해를 달리하고 있어 올바른 의미에서의 교회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교황이 말하는 다른 교파 교회는 영국성공회와 정교회, 개혁교회들이다. 그동안 세계교회는 분열된 교회를 하나로 만들기 위한 일치와 대화 노력을 계속해왔는데 교황의 이번 발언이 기독교 일치운동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아닌 지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영국성공회는 “바티칸이 권력에 대한 탐욕으로 기독교신앙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진정한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교황이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이자 교회의 가장 높은 세속 지도자라는 것을 인정하라는 역설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독일 복음주의연합도 교황청의 문서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기독교와 개선의 기회가 날아갔다”고 말했다.


세계개혁교회연맹은 “로마 가톨릭의 종교간 대화 의지는 의심케 한다”며 “기독교의 일치를 위해 함께 기도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교황의 발언에 대해 세계 기독교계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으로 돌아간 사건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가톨릭교회는 지난 62년부터 65년까지 2차 바티탄공의회를 진행하면서 기독교의 통합과 현대와 등에 대해 논의했고 ‘일치 재건’ 교령을 발표하면서 정교회와 대화를 시도해왔다. 이러한 대화노력은 전임 교황인 요한 바오로2세 때까지 원활히 진행됐으며 베네딕토 교황 역시 지난해 터키 동방정교회를 방문하면서 적극적인 대화의지를 나타냈다. 당시 교황은 정교회 바돌로메오스 총대주교와 만나 세계평화와 생태계 보호를 위해 함께 일하고 교회 간 대화를 지속하자고 합의했다.

하지만 이번 교황청 문서에는 정교회조차 결함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어 대화의 지속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교회 역시 당혹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교회는 매년 가톨릭, 정교회 등과 함께 일치기도회를 지키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일치순례로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WCC본부와 로마 가톨릭 교황청, 터키 동방정교회 총주교좌청 등을 방문하면서 일치노력을 드러냈고 2009년도 세계 그리스도교 일치주간 기도문 작성을 허락해달라는 요청을 한 바 있다.

그러나 교황청의 발언에 대한 해석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치모임에 오랫동안 참석해온 한 관계자는 “가톨릭 내부 문서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 수 있다”며 가톨릭의 정체성을 확인한 것이지 다양성을 파기하기 위한 발언은 아닐 것“이라며 가톨릭과의 대화와 일치운동을 지속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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