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 장사꾼’ 판치는 교회, “주님이 주인되심” 회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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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 장사꾼’ 판치는 교회, “주님이 주인되심” 회복해야
  • 이현주
  • 승인 2007.04.05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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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주제 - 부흥을 위해 교회가 버려야 할 것들 <1> 성전매매
 

 

부흥을 앞두고 교회와 성도들에게 나타나는 부정적인 모습들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우리는 회복의 메시지를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이 없이는 하나님의 부흥도 없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회복을 갈망하기 보다, 새로운 부흥에 목말라 하고 있다. 지금의 자리에서 무엇이 잘못됐고 무엇을 고쳐야 하는 지를 고민하기 보다 숱한 프로그램과 이벤트 속에서 혹여 부흥을 찾아낼 수는 없을까 머리를 싸매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는 아버지 아브라함의 우물을 다시 파들어간 이삭의 행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향에서 쫓겨나 가족과 그의 소유와 생축들을 거느린 이삭에게 절실한 것은 물이었다. 물은 바로 생명을 의미했다. 당장 물을 얻지 못하면 죽을 수 있는 위급한 상황에서 이삭은 다른 길에 눈을 돌리지 않았다. 단지 자신의 아버지가 팠던 그 우물을 다시 팠을 뿐이었다.

부흥에 대해 이야기한 신학자 마틴 로이드 존스는 “부흥을 위해 진리를 찾아낼 자들을 불러들이고 과학자들을 바라보며, 철학에 호소하는 것이 오늘날 교회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마틴 로이드 존스는 이삭의 예를 들어, 브레셋 족속이 메워 버린 아버지의 우물을 찾아 다시 파내려간 사건을 통해 본질적인 잘못과 회복의 방법을 교회 안에서 찾아내고 하루빨리 생명을 얻으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의 죄와 세상적 정욕으로 채워진 교회를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하는 것이 부흥의 지름길인 것이다. 연중기획 ‘다시부흥이다’는 4월의 주제를 ‘부흥을 위해 교회가 버려야 할 것들’로 정하고 하나님의 부흥을 위해 버려야할 세속적 가치와 물질적 현상을 파내는 작업을 통해 하나님이 세워놓으신 원래의 교회모습을 찾아가본다.    <편집자 주>



‘대지 600평, 건축 700평, 예배당 600석, 출석 장년성도 500명, 매매가 35억(절충 가능)’.

한 기독교 인터넷 벼룩시장에 나온 교회 매물이다. 교회를 벼룩시장에서 매매하는 발상도 기발하지만 어떻게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성전을 제집처럼 팔고 사는 지경에 이르렀을까. 타종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성전매매는 유독 기독교에서만 기승을 부리며 바이러스처럼 번져가고 있다.


이제 교회매매는 목회자들에게 있어서 익숙한 일이고 또 손쉽게 개척할 수 있는 방법중 하나다.

교회 매매 실태는 크게 세가지로 분류된다. 기존 교회에 대한 매매와 개척교회 매매, 그리고 후임자에게 웃돈을 요구하는 전임자의 매매다.


한 목회자는 이사갈 교회를 찾던 중 서울 모 지역의 교회가 빚을 지고 매각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건물을 계약했다. 이미 교회로 사용되던 이 건물은 7~8억의 빚이 있었다. 빚을 갚도고 남을 11억원에 교회는 매매됐고 먼저 있던 교회는 타 지역에 지하상가를 얻어 이사갔다. 문제는 성도였다. 교회 매매로 성도들 역시 전임 목회자를 따라 이동하다가 뿔뿔이 흩어지는 꼴이 됐다. 공동체 하나가 해산된 것이다.

그나마 이 경우는 가장 나은 사례다. 보통은 교회를 매매할 때 성도도 같이 매매하기 때문이다. 목회자들 사이에는 교인 한 명당 1백만원의 프리미엄을 붙인다. 교인이 2백명인 교회를 매매하면서 2억원의 웃돈을 요구한다. 여기에 교회가 세워진 동네가 부유할수록 몫이 좋을 수록 웃돈은 올라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교회매매가 가장 활성화된 곳은 바로 서울과 신도시 등이다.


물론 교회를 매매할 수밖에 없는 부득이한 사정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무리한 건축으로 빚을 떠안았지만 목회자가 그것을 갚을 능력이 없다던가 성도수가 늘어나면서 건축이나 신규 이전을 위해 기존 교회 건물을 매각할 수도 있다. 이미 잘 구비된 성전을 구입하는 것은 개척자들에게는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아무런 기반도 없이 맨몸으로 목회를 시작하는 것보다 장소와 얼마간의 성도가 있는 교회를 사고 그곳에 새둥지를 트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더 나아가 교회를 지어 팔고사는 일을 주 업으로하는 ‘교회 장사꾼’이 기승을 부린다는 점이다.


영등포구에서 교회를 개척했던 A목사는 개척 후 자신만의 목회 프로그램으로 성도를 모았다. 그리고 얼마 후 교회를 매각했다. 물론 성도수는 웃돈으로 붙였다. A목사에게는 2~3억원의 수익이 남겨졌다. A목사는 다시 장소를 조금 바꿔 교회를 개척했다. 이번에는 조금 크게 성전을 구입해 목회를 시작했고 그만큼 성도수도 많아졌다. 그는 또 교회를 팔고 시세차익 4억여원을 남겼다. 이렇게 A목사가 매매한 교회만 5곳.

조금 더 비양심적인 경우는 자신이 성도수까지 계산해 매매한 교회 옆에 다시 교회를 개척하고 원래 성도를 끌어오는 경우다. 교회 매매 피해를 경험했다는 한 목사는 “성도 100명에 대해 웃돈 1억원을 주고 교회를 매입했는데 불과 5백미터 옆에 교회를 세워 성도를 빼앗아 갔다”고 분개했다. 실소를 금할 수 없는 사건이 교회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신종 교회매매는 신도시에서 더욱 두드러지며 몫이 좋은 장소를 골라 아예 교회를 새로 지어 매매하는 과감성도 드러난다.

마지막 사례는 전임자가 후임자에게 교회를 매매하는 형태다. 이같은 경우는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목회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누가 어느 교회 담임으로 가는데 얼마를 로얄티로 지불했다더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최근 서울 강동지역의 한 교회는 은퇴를 앞둔 담임목사가 후임자 후보 4명을 놓고 인터뷰를 마쳤다. 형식상 4명의 후보를 세웠지만 최종 결정권은 담임목사에게 있었고 이 목사는 자신의 자리에 오는 대신 1억원의 로얄티를 요구했다. 물론 이 웃돈은 개인적으로 받는 돈이다. 결국 이 교회는 1억원을 내겠다고 약속한 후임자에게 돌아갔다.

이와같은 사례는 소위 전통과 규모를 갖췄다는 교회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1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서울 중심가의 한 교회의 경우, 후임자가 전임목회자에게 5억원의 상납금을 주었다는 소문은 아예 기정사실로 굳어지기까지 했다.


믿기 힘든 현실이지만 이처럼 오늘날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몸된 성전을 자신의 소유처럼 팔고사기를 반복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겉으로 드러나는 원인은 배출되는 목회자는 많은데 비해 목회지가 부족한 수급불균형에서 찾을 수 있다.

2002년 종교연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세워진 교회수는 약 6만여개. 목회자는 12만4천명에 이른다. 어림잡아 교회보다 목회자가 두배 가까이 많은 상황이다. 문제는 교육부 인가를 받은 정식 신학교와 무인가신학교를 합쳐 매년 6천여명의 목회자가 배출된다는 점이다.


목회지를 찾는 수많은 ‘신규목회자’들은 개척을 하거나 기존 교회를 구입하며 ‘하나님의 일’에 뛰어든다. 그리고 소위 영혼구원 사업을 시작한다. 과거에는 농촌으로 오지로 가난한 영혼이 있는 곳도 마다않고 찾아갔다면 최근 신학생들은 크고 부유한 교회의 모습을 지향하면서 몫이 좋고 사람이 많은 도시로만 몰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도시에서 즉 서울과 수도권에서 교회매매가 성행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교회매매의 본질에는 하나님이 아닌 돈을 섬기는 교회의 물신주의가 원인임을 알 수 있다.


지난해 바른교회아카데미(원장:김동호목사)는 건강한 로드십을 실천한 교회로 경기도 용인의 향상교회를 선정했다. 바른교회아카데미가 추구하는 ‘로드십(Lordship)’은 ‘하나님이 교회의 주인 되심’을 뜻한다. 향상교회가 로드십을 실천한 교회로 선정된 배경은 교회 매매로 얻은 시세차익 40억원을 고스란히 사회에 환원한다는 결정 때문이었다.

지난 2002년 잠실중앙교회에서 분립개척한 향상교회는 4년만에 교인수가 1,500명을 넘어섰고 교회설립 지역이 도시개발에 편입되면서 매각이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렀다. 향상교회는 당초 매각대금의 10%를 사회에 환원키로 했지만 1년 반동안 건축에 대한 토론을 벌이면서 교회 부채를 제외한 부동산 매매 이익금 40억원 전부를 사회에 환원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이 소식을 접한 높은뜻 숭의교회 김동호목사는 “부동산을 팔아 얻은 이익은 목사의 돈도, 교회의 돈도 아닌 하나님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님의 것을 하나님께 드리는 결정을 내린 향상교회는 로드십을 실천한 교회가 틀림없다”고 평가했다.


사실 하나님의 것을 하나님께 그대로 돌려드린 것은 뉴스거리가 아니다. 그러나 교회는 이처럼 당연한 일을 화제로 삼을 만큼 타락해있다.

목회자와 기자로 교계 현장을 누볐던 한용상목사는 교회 매매에 대해 “인간을 상품으로 계산해서 팔아먹는 인간시장이며 하나님을 빙자한 노예시장과 다름없다. 이는 장사꾼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가장 추악한 타락”이라고 지적했다.


모범사례로 뽑히며 바른교회운동을 펼치고 있는 향상교회 정주채목사는 “교회를 ‘사업’이라는 말로 표현할 정도로 오늘날 목회는 세속적 비즈니스로 전락했다.”고 비난했다.

교회매매는 평양 대부흥 100주년을 맞는 한국교회가 버려야할 최우선 과제중 하나다.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가장 먼저 행한 일도 성전을 청소하는 일이었다. 21세기 한국교회에 예수 그리스도가 다시 오신다면 “기도하는 집을 강도의 굴혈로 만들었다”며 성전과 하나님의 몸된 교회를 마음대로 팔고 사는 장사꾼들을 먼저 청소하실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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