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질된 영성’이 ‘교회의 죽음’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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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질된 영성’이 ‘교회의 죽음’부른다
  • 승인 2001.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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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의 부흥과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영성’. 그러나 이젠 이 영성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함께 목회에의 접목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전문가들은 건실하게 자리잡아가던 영성목회가 일부 목회자들의 기복신앙과 신비주의 영역과 접목하면서 치유와 예언, 심지어 신비체험에 집착하는 등의 부패성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이것이 교회의 선교에 막대한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변질된 영성은 곧 교회의 죽음’을 말한다고 단언하기도 한다. 그만큼 신실한 영성목회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영성목회는 운동본부, 목회연구소 등의 이름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회원으로 가입한 목회자들을 교육, 이의 확산을 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일부 단체들이 목회자들을 훈련시키면서 영성목회의 올바른 확산과 정착을 위한 프로그램보다는 영서를 쓰고 해석하는 일, 환상을 보게 하는 방법 등에 중점을 두고 교육, 그 본질을 신비주의적 요소 발굴로 몰아가고 있다는 데 있다.

그리고 이런 무당적이며 신비주의적인 요소들의 발굴과 접목이 영성목회의 한 방편으로 인정되고 있는 현실에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는 것이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영성목회의 중요성과 본질 회복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지금 현대종교(발행인:탁지원)가 지난 10일 ‘21세기와 바른 영성’을 주제로 30주년 기념 포럼을 개최하고 바른 영성의 방향을 제시했다.

‘영성 위기시대의 영성’을 주제로 발제한 김기홍 교수(복음신학대학원)는 “현재의 영적인 혼란함은 중세 말과 비슷하다”고 평가하고 “환상과 계시를 찾는 과격한 신비주의 집단에 빠지는 이들이 증가하는 일들은 무엇인가 분명한 기준이 없을 때 이러한 현상은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현재 영성목회자들이나 이를 추종하는 성도들이 이른바 은혜를 받기 위한 행동으로 취하고 있는 현상들과 관련 “원리 없이 무턱대고 그냥 기도하면서 어떤 신비한 현상이 임하기를 사모하거나 오래 기도하고 금식하거나 찬송을 반복해서 부르고 춤추고 기분 나는 대로 웃어대는 등의 기본적인 접근 방법은 종교 일반이나 중세 수도사들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으며, 심지어는 무당이 하는 것과 같다”고 평가하고 “진리의 기준을 떠난 그런 신비 체험은 사람의 본성을 망가뜨리고 만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이런 현상들이 결국에는 “기복적인 미신으로 이끌어 간다”며 “요즘 영성훈련이라는 이름 아래 행해지고 있는 육체 이탈, 상대방의 영적인 수준 평가, 영서를 쓰고 해석하는 일들은 무당이 하는 방법이지 절대로 사도행전에 나오는 그런 식의 이적이 아님”을 지적했다.

또한 “우리의 신분 변화와 능력과 새로운 삶에 대한 복음은 늘 사모하고 먹고 명상하고 적용해야 하며, 영성은 그것을 돕는 것이어야 하고 복음의 내용대로 나를 만드는 도구”라고 강조했다.

선교적 측면에서의 영성 훈련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 김성태 교수(총신대 신대원)는 “바른 성경해석과 올바른 신학이 결여된 채 전통적인 한국인의 샤머니즘적 가치관과 다른 종교의 가치관을 기독교의 이름으로 재포장하여 무분별하게 사용함으로써 교인들을 현혹하고 기독교를 사이비 이교화 시키는 행위를 무엇보다 경계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또한 “한국 문화권 속에서 일어나는 자생적인 이단적 운동의 경계와 성경의 권위를 철저히 인식하면서도 한국인의 문화적 토양과 삶의 정황을 배제하지 않는, 올바른 성경해석과 그에 따른 바른 신학이 반영된 한국적 영성 훈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홍광일 목사(안양 길교회)는 바람직한 영성은 ▲말씀에 기초 ▲객관성 겸비 ▲행동하는 신앙 ▲섬기는 교회 중심 ▲지역 사회의 호응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건전한 영성 운동이 나타나는 원인도 올바른 말씀 없이 성령을 추구하고 또한 자신들의 입장을 강화하기 위해 말씀을 왜곡하는 잘못된 신학적 태도에서 찾을 수 있다”고 지적한 홍 목사는 “신앙과 영성의 뿌리를 대뇌 피질이 만드는 망상, 마귀적인 경험 등과 같은 변화무쌍한 경험에 둘 수는 없다”며 건강한 영성 발달의 힘은 근원적으로 오직 성경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바람직한 영성의 형태는 개인적이면서도 공동체적이어야 함을 지적, 성도의 영성이 개인적으로만 그친다면 그것이 주관성을 넘어 심지어 주관주의(subjectivism)와 신비주의(mysticism)에 빠진다고 해도 단체적으로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하는데, “성도의 영성 생활은 반드시 다른 지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교회적으로나 신학적으로 객관성 있는 영성의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역설한다.

홍 목사는 또한 건강한 영성은 ‘행동하는 신앙’을 겸비한다며 “공예배, 성경공부, 찬양집회, 심야기도회 등에 참여하지만 그 때 받은 신령한 은혜를 삶에 적용하여 생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적어도 실천하는 신앙일 수 없다”고 말하고 “특정 장소와 특정 프로그램에 국한된 영성이 아니라 평소 신앙적 삶에 충실한 영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종은기자(jek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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