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김장, 나눌수록 풍성하게 넘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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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김장, 나눌수록 풍성하게 넘쳐요”
  • 공종은
  • 승인 2006.11.1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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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대학교·백석문화대학 ‘사랑의 김장 나누기’ 진행

독거노인·저소득층 소년소녀 가장·장애인 가정 등에 제공
3천 포기 김장김치 천안시내 26개 읍·면·동사무소에 전달 


지난 10일, 아침부터 교내 본부동으로 모여드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천안 시내에 거주하는 독거 노인들과 장애인 가정, 저소득층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전달될 ‘사랑의 김장’을 담그기 위해서다. 담그게 될 김장은 3천 포기. 적은 양이 아니다. 물론 담그는 일도 녹록찮다.


백석대학교(총장:장종현 박사)와 백석문화대학(학장:김기만 박사)이 매년 천안 시내에 거주하는 독거 노인과 저소득층 소년·소녀 가장, 장애인 가정 등 인근 지역의 불우한 이웃들에게 전달할 ‘사랑의 김장 나누기’에 참여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양 대학의 교수들과 교직원, 학생들과 외국인 학생 등 1백20여 명이 모여들었다.

  

쉴 사이도 없이 작업이 진행됐다. 여기저기 잘 절여진 배추포기들이 쌓여있고, 그 옆으로는 보기에도 매운맛이 감도는 빨간 양념이 놓여있다. 한손으로 배추를 잡고 한손으로 재빠르게 양념을 바르는 손길이 노련하다. 벌써 여섯 번째다. 이제 남자 직원들도 왠만한 아줌마들 못잖게 잰 손을 놀리며 김장을 잘 담근다.


모두 웃는 얼굴들이다. 함께 모여 일하는 즐거움 때문만은 아니다. 인성교육원 김봉훈 원장은 “점점 어려워져 가는 사회 환경 속에서 이웃과 함께 하려고 하는 따뜻한 마음으로 우리 교직원들과 학생들이 모여 김장을 담그게 됐다. 배추 한포기 한포기마다 정성스럽게 버무린 양념에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듬뿍 채워 넣었다”고 말한다. 김장김치를 받고 즐거워 할 이웃들의 얼굴을 떠올리면 살며시 미소가 번진다.


배추가 빨갛게 버무려지면 한쪽에서는 각 가정에 전달될 종이 상자에 깔끔하게 포장하는 일이 바로 진행된다. 김치를 포장하는 일도 수준급이다. 포장된 박스는 배달될 트럭을 기다리며 건물 앞에 가지런히 놓여진다. 


오후 서너 시를 넘기면서 이제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절여진 배추들이 동이 나고, 작업량이 눈에 띄게 줄었지만 어느 누구 한사람 자리를 뜨지 않고 일이 끝나기까지 손을 보태고 힘을 더한다. 작업장을 정리하고 뒷처리하는 일까지 한사람의 손인듯 깔끔하게 진행됐다.


잘 담궈진 김장김치는 천안시의 26개 읍·면·동사무소와 지역사회봉사 자매결연식을 체결한 곳으로 배달돼 사회복지사들을 통해 전달됐다. 그렇지만 각별히 돌봐야 할 독거 노인들에게는 선교봉사실에서 직접 방문해 일일이 전달했다. 거동이 불편해 2주일에 한번씩 이동 목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성정동 6단지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경진(70세, 남)·노수응(70세, 남)·요응남(73세, 남) 할아버지 등이다.


할아버지들은 김장김치를 들고 직접 찾아와주는 손자·손녀같은 학생들의 방문이 더없이 즐겁다. 누구 한사람 찾아와주지 않는 집에 건장한 청년들이 찾아와 김치도 주고 집안 청소까지 해주니 고맙기가 그지없다.


여기에 더해 올해는 스포츠 용품을 제작하는 한 업체에서 백석대학교과 백석문화대학에서 실시하는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 소식을 듣고 귀한 일에 동참했다. 겨울을 날 수 있는 동계 트레이닝복 8백 벌을 기증한 것이다.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물이 김치와 함께 전달돼 훈훈함을 더했다.


특히 올해 사랑의 김장 나누기에는 양 대학의 자원봉사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학생들과 백석문화대학 외국어 전공 학생들이 대거 참여해 김장 담그기와 김장을 전달하고 나누는 일에 동참했다. 김장 3천 포기를 담그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닌데도 한마디 불평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동참했다.


“충분하지 못한 양이지만 많은 지역의 이웃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참여 학생 모두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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