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진단-교회주보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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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진단-교회주보가 달라진다
  • 현승미
  • 승인 2006.09.0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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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풍성한 예쁜 전도지로 변신

주일 예배를 위해 교회를 찾은 성도들은 깔끔하게 차려입은 안내위원들이 따뜻한 인사와 함께 건네는 ‘주보’를 받아든다. 그런데 과거 단순히 예배순서만을 담아내던 교회주보가 멀티미디어시대가 도래하면서 사라지거나 혹은 다양한 역할을 감당하는 형태로 달라지고 있다.


초기교회에서 매주 예배 중에 부를 찬송과 성경 본문, 설교제목 등을 크게 적어 예배당 전면에 부착시켰던 것을 일제시대 때부터 인쇄하여 매주 배부하면서 주보형태로 발전됐다. 세월이 지남에 따라 인쇄술의 발달로 주보종이의 질과 디자인 면에서 많은 발전을 거듭했으나, 내용면에서는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개교회의 목회 스타일이나 목적에 따라 주보 스타일은 물론 내용면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통상적으로 4-6면으로 발행되는 주보에는 교회전경과 각종 예배 순서, 교회소식 및 교인과 헌금통계가 게재돼왔다. 그러나 한번 쓰고 버려주는 주보 활용을 놓고 고심하던 교역자들은 교인들을 위한 정보제공의 장, 지역선교를 위한 전도지 개념으로 주보의 역할변화를 도모했다.


처음부터 지역사회에 체육관을 제공하면 특수선교사역을 준비했던 새안산레포츠교회는 주보표지에 교회전경을 담는 획일화된 모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으며, 담임목사의 칼럼과 전도방법 등을 게재해 교회의 특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꾸몄다. 전면에 교회전경보다는 교회 평신도들이 환하게 웃고 있는 단체사진이나 교회 행사시 교인들이 참여한 역동적인 모습을 담은 사진, 혹은 새신자들의 소식과 사진을 함께 싣기도 한다. 이 경우 교회를 낯설어하는 새신자들에게 편안함을 느끼게 하며, 담임목사에게도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한다.


예배와 설교를 강조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나 할렐루야교회, 신반포교회의 경우는 주보에 당일 설교 내용을 요약해 게재하거나 교인들이 직접 설교내용을 정리할 수 있는 공란을 남겨두기도 한다.


전도용으로 제작되는 주보는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한번 쓰고 버려지는 주보, 오히려 이를 활용해 일반인들도 관심을 가질만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면, 교회에 대한 거부감을 감소시킬 수 있다. 


열린교회(김남준목사)의 경우 교회 창립 때부터 아예 주보가 없었다. 대신 예배순서를 전교인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영상시스템을 도입했으며, 교회소식, 설교, 새신자 소개, 교인 간증, 신앙서적 소개 등 교인들에게 다양한 읽을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는 교회신문을 제작해왔다. 이는 비기독교인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며 교회전도를 할 수 있는 전도지 역할도 하게 됐다.  


한편, 이렇게 교회의 다양한 소식과 지역사회 이야기를 담은 주보와 교회신문은 모아두면 자연스럽게 교회의 역사가 된다. 교회 50주년, 100주년 기념 교회 역사집을 만들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도 있으며, 후임 목회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이와관련 교회문화연구소 소장 이의용장로는 “한 장의 주보, 한권의 교회신문이 교회를 바꾸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며, “개교회만의 특성은 살리되 교회주보와 신문으로써의 목적과 비전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주보는 단순한 예배순서지가 아닌 개교회의 특성과 비전을 담아내는 교회의 얼굴이다. 특히 작은 노력으로 지역사회에 교회와 기독교를 알릴 수 있는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교회와 사역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디자인 등 전문기능을 가진 사역자들을 키워야 한다는데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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