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고 공정한 경쟁 통해 성도들에게 선택권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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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 공정한 경쟁 통해 성도들에게 선택권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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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8.2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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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찬송가 출판권’ 이렇게 생각한다

김영진장로<성서원 대표이사>


지난 6월 29일 찬송가공회(이하 ‘공회’) 임원회에서는 현재 찬송가를 가장 많이 보급하는 4사(생명의 말씀사 : 재단법인 팀 선교회 대표 김재권 목사, 주식회사 성서원: 법인 대표이사 김영진 장로, 주식회사 아가페 : 법인 대표이사 정형철, 두란노서원 : 사단법인 이사장 하용조목사) 대표들을 공회 사무실로 초청해 21세기 찬송가 출판에 대한 회의를 가졌다.

공회 측에서는 상기 4사가 10년 동안 찬송가 매출의 80% 이상을 점유하여 그 인세로 공회 운영은 물론 21세기 찬송가를 개발하는 데에 큰 힘이 되었음을 인정하였다.

따라서 공회 측에서는 ‘21세기 찬송가’ 출판에 대해 연합기관인 대한기독교서회(이하 ‘서회’)와 예장출판사(이하 ‘예장’)는 물론 4개사에도 출판의 길을 열어 주겠다고 밝혔다. 우리 일반 출판사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공회가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받들어 찬송가 출판권 문제를 순리대로 잘 해결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데 지난 8월 7일 대한기독교서회(이하 ‘서회’) 정지강 사장은 예장출판사(이하 ‘예장’) 하태초 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21세기 찬송가의 출판권은 서회와 예장이 50:50으로 독점 출판한다’고 하고 ‘찬송가는 성경과 마찬가지로 교회의 공적인 물품이며 거룩한 책으로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사적으로 발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금까지의 관례와 상식의 잣대로 재보아도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1993년 공회는 말씀사, 성서원, 아가페, 두란노서원에 찬송가 출판권을 부여함으로써 찬송가 반포를 개방했다. 이에 불만을 품은 서회는 1998년 공회의 찬송가 저작권을 탈취하기 위해 법적 소송을 하였지만 패소하였다. 찬송가 출판권은 어디까지나 공회에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굳이 기득권을 따진다면 찬송가 출판권의 지분은 기존의 시장 점유율대로 서회와 예장이 15%, 일반 출판사 85%의 비율이라야 타당하다.

일반 출판사는 찬송가의 품질 개선에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 찬송가는 악보와 글자로만 이루어진 단순한 인쇄물이 아니다. 악보의 아름다운 모양, 활자의 적절한 크기, 본문의 미적 레이아웃, 표지의 최첨단 소재, 고급 인쇄, 지질, 시대감각에 맞는 참신한 디자인 등 일반 출판사는 다양한 독자층에 부합하고자 끊임없이 연구 개발을 해왔고, 이로써 서회와 예장에 비해 절대적인 비교 우위를 지니고 성도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런 실정인데도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사적으로 발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시대적인 추세를 거스르고 일천만 성도의 공익을 외면하는 억지주장이 아닐 수 없다.

서회와 예장 측이 찬송가 출판 독점권 확보를 통해 노리는 것은 결국 성경 시장에 대한 독점적 이익을 챙기겠다는 발상이다. 성경과 찬송가의 합본이 단독적인 성경책보다 판매율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보면, 서회와 예장 측은 연합기관임을 내세워 기실은 성경 시장의 독점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공회는 서회와 예장 측으로부터 각각 5억씩 도합 10억을 받고 찬송가 독점권을 내준다는 소문이 있는데, 이것이 비단 소문에 그친 유언비어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런 일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무엇보다도 1천만 성도들이 용서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공회 측에서는 출판사 4곳으로부터 각기 3천만 원씩 도합 1억2천만 원을 신작 찬송가 개발비로 수수한 바 있다. 이런 개발비 외에도 일반 출판사들은 ‘통일찬송가’의 인세로 매년 85%이상을 제공, 공회 운영기금의 80% 이상을 감당해 왔다.

결국 21세기 찬송가를 출간할 수 있게 된 것은 일반 출판사의 전폭적인 공헌에 힘입음으로써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공헌도에 비추어 보더라도 21세기 찬송가의 출판권은 일반 출판사에도 돌아가야 하는 것이 당연한 상식이고 순리이며 올바름이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상식과 순리가 있다. 더욱이 교회연합기관에는 올바름과 공의가 있어야 한다. 성경이 그러하듯 찬송가도 독자들의 폭넓은 선택권을 무엇보다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하고, 그들의 기호와 시대적 감각에 맞는 책을 만들어 보급하는 일에 정신을 쏟아야 한다.

서회와 예장은 깨끗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서 선택권을 성도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불공정한 수의계약을 통해 찬송가는 물론 성경까지 독점하겠다는 발상은 구시대적이며 어느 누구도 ‘거룩한’ 발상이라고는 평해 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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