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1세기 한국사회와 기독교를 말한다-평화 가장한 전쟁의 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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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세기 한국사회와 기독교를 말한다-평화 가장한 전쟁의 기만
  • 윤영호
  • 승인 2006.06.08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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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과학무기로 가득한 '팍스 로마나 시대'

- 새 국면 맞은 전쟁

- 과연 성전(聖戰)은 있나

- 평화 가면 쓴 전쟁의 기만

- 위세 떨치는 ‘정당 전쟁론’  

 
인간의 모습 중 가장 혐오스러운 점은, 자신의 폭력성을 숨기려고 의도적으로 만드는 사랑공세이다. 추악한 모습을 감추려고 애써 사랑을 만들어가는 인간의 모습은 마치 폭력을 통해 권좌에 오른 권력자일수록 화려한 옷과 복잡한 겉치레를 통해 자신의 폭력성을 은폐하는 것에서 그 본질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인간의 역사는 초라한 모습으로 평생을 살았으며 죽을 때까지 벌거벗은 몸으로 나무에 달리신 예수그리스도의 모습과 대칭을 이룬다. 그 초라함 속에서 예수님의 영원한 권력을 발견한 사람은 인류역사상 극소수에 불과하다. 하나님 앞에서 진리를 운운했던 대다수 기독교인들조차 그 위대한 역설을 깨닫지 못한 것이다. 우리의 이같은 불행은 개인 뿐 아니라 국가의 정책 속에서도 그대로 나타나 총체적 부패를 드러내고 있다.
 

최근 드러나는 기만적인 평화술책은 우리들을 놀라게 한다. 남북평화 회담을 촉구하는 가운데 그리고 각종 민간 및 군사회담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은 각종 미사일과 핵무기 생산체제를 새롭게 바꾸는 군비증강정책을 주도했다. 이같은 정책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개발이라는 세계가 주목한 결과를 보여주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에 험상궂은 군사기류를 형성했다. 광명성 발사와 대포동 발사 등 미사일 발사실험 성공은 겉으로는 평화를 외치지만 속으로는 첨단무기 실험과 각종 군사전술 훈련을 거듭한 북한의 이중적 모습을 보여주는 최근의 실례이다.


평화 구호 속 반복되는 군사무기 개발

그러면 과연 북한만 그런 것일까. 미국이 악의 축으로 규정하며 적대국임을 다시 한 번 보여준 북한만 기만전술을 사용하는 것일까. 우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각종 자료를 통해 확인하게 된다.


다행스러운 것은 북한의 경제력이 그나마 낙후돼 있어서 그들이 원하는 대로 무기실험과 군사훈련을 제대로 못한다는 점이다. 기근과 한발, 가뭄 때문에 죽어나간 북한의 주검들은 북한군사력의 한계를 보여주는 객관적인 증거들이다. 과도한 전쟁을 수행하기에는 너무나도 피폐해진 실정이다. 따라서 무기개발을 기술력 발전으로 찬양하는 우리들도 사실 저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 
▲ 미국이 추진하는 미사일방어계획은 적국의 핵공격 차단을 목적으로 하지만, 이것이 선제공격용으로 전환될 때는 대규모 살상도 가능하다. 미사일 확장이 새로운 군비증강을 야기한다는 우려다

위험스런 사실은 경제력이 우수한 국가들이 추진하는 군사실험과 무기개발이다.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한 군사복합체들의 첨단무기가 실상 우리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주범이다. 우리는 아군과 적군으로 분류하는 우리들의 생각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적군이 가진 무기는 위험스럽고 아군이 가진 무기는 우리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말은 안되지만 사실 냉전시대에 막을 내린 고루한 생각이다.

우리는 시야를 넓게 봐야 한다. 하나님이 만든 창조세계는 아군이 있는 지역만을 만든 것도 아니고 적군이 있는 지역만을 만든 것도 아니다. 지구를 포함한 우주와 세계는 하나님의 피조세계이다. 우리가 주목한 부분은 바로 이 하나님의 세상이 온통 무기와 핵으로 뒤범벅이 돼버렸다는 점이고 이 부분에서 있어서 ‘우리’(아군)도 악역을 담당하고 있다는 객관적인 사실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을 포함해서 우리나라 일본 필리핀 인도 파키스탄 등 자유세계가 소유하는 무기들 역시 창조세계를 짓밟는데 전혀 손색이 없는 것들이 확실하다.

그런데 이 자유진영의 항변은 더욱 크다. “적국이 만든 무기를 능가하는 무기여야만 안전하다”는 것이다. 얼핏 맞는 소리같다. 만약 적국도 “그 보다 더 가공할 무기를 만든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더 무서운 무기를 만들어야 하고 이같은 악순환은 끊임없이 되풀이 될 것이다. 우리가 고백하는 “주 하나님이 지으신 모든 세계~”라는 찬송은 너나할 것없이 만든 가공할 무기에 의해 언젠가는 갈기갈기 찢겨질 것이다. 타락한 인간의 우발적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끝없는 가공할 무기개발의 악순환

스톡홀롬 국제여론조사 기관이 지난 97년에 조사한 것에 따르면, 영국은 핵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원자력 잠수함 4대를 진수했다. 뱅가드, 빅토리우스, 비질란트, 벤젠스가 그것들로, 여기에는 사정거리가 7,400km인 16대의 미사일이 탑재되고 있다.


이 미사일에는 4-6개의 표적을 독자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핵탄두가 달려있어 최대한 96개의 핵탄두를 싣는다고 한다. 이 핵탄두는 100킬로톤의 폭발력을 자랑한다. 우리가 경험한 유일의 핵무기인 히로시마 핵이 12-15킬로톤이라고 추정하고 있는데 잠수함에 탑재된 각각의 핵탄두는 이에 비해 무려 600-800배의 폭발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96년 옥스퍼드대학교가 발행한 ‘군사균형’이라는 제목의 조사결과도 눈에 띤다. 1995년을 기준으로 미국은 국방비로 2,780억 달러를 사용(미국GDP의 3.8%)한 반면, 영국은 340억 달러, 러시아의 총지출은 820억 달러, 중국은 320억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가 1995년에 국방비로 소비한 총액은 1조1,730억 달러를 약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부분에 대해 복음주의 신학자며 설교가인 존 스토트박사는 “무기에 들인 수 조 달러를, 수십억에 달하는 세계의 가난한 사람들과 어떻게 관련을 시켜야 할 것인가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서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에 가장 영향력을 끼치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에 대해 살펴보자. 로널드 레이건 시절 ‘스타워즈’로 강력한 군사력 확보를 계획한 미국은 엄청난 예산에 따르는 의회의 반대에 부딪혀 부시행정부부터는 소위 MD로 불리는 미사일방어체계에 착수했다.

가상적국으로부터 발사된 핵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어미사일프로그램이라는 것이 미국의 주장이다.

최근 맺어진 미-일 군사동맹과 인도-미국의 군사협력관계 논의 등 동아시아에서 나타나는 미국의 전략에 대해 학자들은 ‘MD’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 곳곳에 미사일기지를 건립해 적군의 핵미사일공격을 차단한다는 것이다.

최근 미군기지를 휴전선과 멀리 떨어진 평택에 두려는 것도 사실 MD를 염두에 둔 미국의 전략적 선택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고, 특히 동아시아 분쟁지역에 주한미군을 파견함으로써 본토미군의 수송시간을 단축하는 효과를 거둔다고 분석한다.


전쟁은 평화수호 위한 최후카드인가.

평화네트워크 대표 정욱식 씨의 책 ‘미사일방어체제 MD’에 따르면, MD에 책정된 미국의 군방예산은 2003년에 86억 달러에서 이듬해는 이보다 5억 달러를 더 늘렸고, 내년에는 110-120억 달러를 책정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엄청난 돈을 들여 만든 무기들이 피조세계를 파괴할 것을 상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무기를 개발하고 배치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안전을 위해.


안전을 위해 무기를 개발한다는 국가들이 숨어서 하는 일은 무엇일까. 이 부분에 대해 영국 요크대학교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는 알렉스 캘리니코스 교수는 이렇게 썼다.

“미국은 후세인이 쿠르드족과 이란인들에게 독가스를 사용했던 1980년대에 이라크를 지원했고 이란 군대의 위치를 담은 위성사진을 제공해서 이라크가 화학무기를 사용하도록 도왔다. 레이건 정부는 탄저병, 서부나일 바이러스와 보툴리뉴스균 등 질병유발 생물학 물질의 수입을 허가해서 이라크가 생화학무기를 개발하도로구 도왔다. 이 당시 이라크지원을 도왔던 인물이 레이건 대통령의 중동특사였던 도널드 럼스펠드이다.”

반미를 외쳤던 이란을 무력화 하려고 미국은 후세인을 지원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은 후세인을 악랄한 통치자였다고 이라크를 공격한 것이다. 평화를 가장한 전쟁은 우리의 눈과 귀를 마비시키며 오히려 전쟁을 필요로 하는 생각마저 들도록 유혹한다. 팍스로마나가 억압의 평화라고 한다면, 하나님의 평화는 힘을 동반하지 않는 자발적 평화일 것이다. 전쟁이 평화를 지키는 수단이라는 생각은 타락한 인간의 파괴본능에서 나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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