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음서(83) 유다복음 같은 외경 복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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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음서(83) 유다복음 같은 외경 복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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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5.0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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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진리를 담고 있지 않다

 

김경진교수<백석대 기독신학대학원>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이 한 저자의 작품으로써 통일성을 갖고 있음을 입증하는 많은 증거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두 권의 책이 모두 동일한 사람인 데오빌로를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눅 1:3, 행 1:1).

어떤 이들은 누가복음에는 데오빌로에게 각하를 호칭이 붙어있는데 반해 사도행전에서는 그 칭호가 생략되어 있음을 근거로 하여, 누가복음을 받을 당시 데오빌로는 아직 그리스도인이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누가복음을 다 읽고 난 후 그리스도인이 된 까닭에 사도행전에서는 각하라는 호칭이 생략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각하로 배운 바 확실함을 알게 하기 위해” 누가복음을 기록하였다는 누가의 진술(눅 1:4)에서 ‘배운’(katecheo)의 의미는 기독교적 가르침 및 교육을 받았음을 상정하는 것으로, 여기서 유래된 영어가 요리문답에 해당하는 catechism이다.

또한 ‘알게 하다’(epiginosko)는 단어의 원어적 의미는 미처 모르는 것을 알게 한다는 뜻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확실히 한다(confirm)는 뜻이다. 이런 사실을 종합해 볼 때, 데오빌로가 기독교의 문외한(門外漢)인 상태에서가 아니라 이미 신자인 상태에서 누가복음을 받은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갓 개종한 상태에서 보다 확실한 신앙 교육이 필요했던 까닭에 누가는 누가-행전을 통하여 이를 보충하고자 하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맥락에서 사도행전에서 각하란 호칭이 생략된 것은 두 사람 사이의 인간적 친밀함의 결과로 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누가복음의 서문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사실은 누가가 그 복음서를 기록하기 전 이미 그러한 종류의 책들이 존재했다는 점이다; “… 내력을 저술하려고 붓을 든 사람이 많은지라.”(눅 1:2) 즉 누가가 예수님의 교훈과 사역을 보도하는 복음서와 같은 종류의 책을 처음 저술한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그러한 종류의 책을 집필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초대교회 당시 정경 복음서 네 권 외에 여러 다른 복음서들이 존재했다.

우리는 이를 외경(外經) 복음서라 부르는데, 주님의 행적을 주로 기술한 <서술적 복음서>와 주님의 교훈을 주로 기술한 <말씀 복음서>로 나누어진다. 서술적 복음서에는 ‘야고보 복음서’, ‘도마의 유년기 복음서’, ‘베드로 복음서’, ‘히브리 복음서’ 등이 있고, 말씀 복음서에는 ‘도마 복음서’, ‘마리아 복음서’, ‘야고보 복음서’, ‘구주와의 대화’ 등이 있다.

최근에는 ‘유다 복음’까지 발견되어 학계와 교계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물론 1세기 당시 초대교회의 배경에 대한 부분은 역사가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기는 하나 그 이상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학자들은 누가 이전에 저술된 복음서 중 하나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복음서를 마가복음이라 이해하고 있다. “그 모든 일을 근원부터 자세히 미루어 살핀”(눅 1:3) 역사가 누가가 그 복음서 저술시 최초의 복음서인 마가복음을 전혀 도외시하였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공관복음 사이의 문학적 연관성은 누가가 성령 하나님의 감독 아래 마가복음을 근거로 하여 저술하였으되, 그 밖의 많은 교회 전승들을 묶어 그만의 독특한 복음서를 저술하였음을 증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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