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대를 이끌어갈 ‘에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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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대를 이끌어갈 ‘에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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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1.0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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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배 목사<기장 선교교육원장>


 사람들은 1990년대의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한국사회의 하드웨어의 부실을 드러냈다면, 지난해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했고 국민모두를 실망시켰던 X파일 도청사건과 줄기세포논문조작 사건 등은 한국사회의 소프트웨어인 정직과 신뢰의 붕괴를 보여준 중대한 사건이라고 지적한다.


한국사회 가운데 깊숙이 누적되어있는 부조리가 표출된 것이 분명함에도 우리들 모두는 놀라고 있다. 이러한 사건들을 통해서 우리사회뿐만 아니라 우리들 자신의 자화상을 보고 있기 때문에 그 충격이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혹자는 세계선교역사상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한국교회의 성장과 발전이 같은 양상을 띠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고 있다. 21세기 문명이 지향하는 특징은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합리성과 투명성인데, 아직도 우리 사회 속에는 경쟁과 대립을 통한 성장을 지향해왔던 전근대적인 문명의 찌꺼기가 청산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사회의 과정을 생략한 성과지상주의가 주범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도 하다.

위기는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 기회가 한국 사회 속에 뿌리내린 부조리를 총체적으로 분석하고 처방하여 기초를 새롭게 다지는 계기를 만들자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그리스도교의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이 느끼는 곤궁은 이와 같은 부조리한 사회현실 앞에서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는 자책감이다. 왜냐하면 한국교회는 인구의 1/4에 해당하는 교인숫자를 자랑하지만 빛과 소금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했다는 자의식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교가 선포하는 복음이 한국사회를 추동해가는 가치관으로 화육 되지 못하고 있음이 한국교회가 서있는 현주소임을 어쩌랴.

그리스도교가 지향하는 가치가 서구문명에 결정적인 에토스로 작용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별히 종교개혁당시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거듭난 개신교인들의 생활윤리가 근대자본주의 문명의 발전의 동력이 되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근대자본주의 문명을 발전시킨 정신적 동력을 탐구하였던 막스베버는 그의  ‘프로테스탄트윤리와 자본주의정신’이라는 명저에서 근면, 정직, 절제, 기도, 노동을 중시하고 실천하였던 청교도들의 삶의 방식이 근대자본주의 문명을 가져온 에토스였다고 결론지었다.

복음의 능력 안에서 거듭난 프로테스탄트 교도들은 낡은 옛 삶의 방식을 버리고 복음이 지시하는 방식으로 살아감으로 새 인간과 자본주의로 대표되는 새 사회질서를 창조하는 견인차 역할을 감당하였던 것이다.


오늘 한국교회는 새 시대를 이끌어갈 복음의 비전과 사회의 주춧돌을 놓을 윤리적 대안을 가지고 있는가? 사회의 부조리와 시대의 어둠을 밝힐 등불과 기름은 준비되어있는가?

새 시대를 이끌어갈 비전을 갈망하는 한국교회에게 영감을 주는 시편 말씀을 명상하며 새해를 맞이하자.(시1:1~3절).

이 시편은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형통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묵상이란 히브리어 단어 ‘하가’는 반복적인 적용을 뜻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거나 알고 이해하는데 머물지 않고, 바로 그 말씀을 삶 가운데 적용하며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말씀을 반복적으로 적용하며 살아가는 자들이 누리게 될 축복을 말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말씀을 선포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말씀을 반복적으로 실천하도록 하는데 까지 이끌므로 대한민국이 시냇가에 심은 나무처럼 시절을 좇아 과실을 맺고 잎사귀가 마르지 않도록 하는 창조적인 역할을 하는 새해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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