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진실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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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는 진실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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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2.2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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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금 목사<강남교회>

우리 나라의 온 국민이 황우석 교수 사건으로 연말에 큰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국민적 영웅으로 떠받들던 서울대 황우석 교수가 했던 말들과 세계적인 과학잡지에 냈던 논문의 연구결과가 조작되었다는 사실은 아직도 믿겨지지 않을 정도이다.

그러나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될수록 “거짓 증인은 벌을 면치 못할 것이요 거짓말을 내는 자도 피치 못하리라”(잠 19:5)는 진리가 씁쓸하게 확인되고 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그동안 황교수의 줄기세포 연구로 각종 난치병이 곧 치료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던 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허탈감을 바라보는 일이다.

처음 MBC PD수첩에서 황교수의 연구논문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을 때만해도 대부분의 언론과 국민들은 오랫만에 등장한 국민적 영웅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목소리라고 치부해버렸다.

실상 우리나라에서는 인물이 하나 커나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모른다. 인재를 키우고 그를 세계 무대에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기 보다는 어떻게 해서든지 흠집을 내고 끌어내리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세계 무대에서 우리 나라의 위상을 크게 높여줄 황우석 교수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과학자의 진실성 결여는 그러한 소박한 바람을 여지없이 짓밟고 말았다.

이번 황우석 교수 사건은 한국교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위대한 연구업적도, 세계적인 명성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진실성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처럼, 한국교회는 그 규모와 화려함을 내세우기에 앞서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 진실한 모습으로 서있는가하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보이는 현상, 기적, 화려한 의식, 깜짝 놀라는 신비적 사건보다 진리에 바로 서서 좌우로 치우치지 않는 신실한 믿음으로 무장하는 일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한국교회는 이 대목에서 자신있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구약시대의 예언자들처럼 세상을 향해서 진실과 정의를 외치기에는 스스로의 모습이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교회는 ‘너나 잘하라’는 식의 냉소적인 눈길을 받고 있을 정도로 대사회적인 영적 지도력을 상실해버린게 아닌지 우려될 뿐이다.

한국교회는 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람들에게 진정한 희망을 심어주는 것은 화려한 거짓이 아니라, 아픈 진실에서 비롯된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회의 진실성에 대해 진지하고 겸허하게 성찰해야 할 것이다. 혹시라도 교회 안에 거짓과 불의가 존재한다면, 교회 스스로 이를 지적하고 바로잡는 아픔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특별히 진리의 말씀을 전하는 교회의 지도자들은 과학자들에게 요구되는 것보다 더 큰 비중의 진실성이 요구된다. 이에 각 교단별로 ‘교회윤리위원회’라도 만들어 교계지도자들의 진실성을 확보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이 나라와 민족을 구원할 선교의 전초기지다. 이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기 위해서는 이번 황우석 교수의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한국교회와 교회 지도자의 진실성을 먼저 회복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가 뼈아픈 자기 반성을 통해 교회 본연의 모습을 회복할 때, 이 세상이 본받을 만한 푯대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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