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델라와 투투 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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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와 투투 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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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2.1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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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인웅 목사<덕수교회>


넬슨 만델라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대통령이었고 투투 대주교는 남아공의 성공회 대교주였습니다. 이 두 사람은 1994년에 350년간의 소수 백인들의 통치로부터 남아프리카 민주공화국을 탄생시킨 위대한 지도자들입니다.

만델라는 정치적인 지도자로 ‘세속적인 성인(a Secular Saint)’이라 불려졌고, 투투 주교는 종교적 지도자로서 종교적 성인(a religious Saint)’이라 불려졌습니다.

두 사람은 모두 다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선으로 악을 이기는’ 비폭력 저항으로 흑인차별 정책을 무너뜨리고 평화로운 방법으로 새 나라를 세웠습니다. 만델라와 투투 대주교는 흑인과 백인 모두가 평등한 생활을 하도록 화해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였습니다.

어느 나라든지 혁명이 일어나고 정권이 교체되고 세상이 뒤집어지는 변화가 일어날 때마다 많은 피를 흘리게 되는 것이 상례입니다. 그러나 남아공의 경우는 철저한 기독교 신앙으로 무장된 두 지도자와 지도자를 존경하고 따르는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정신에 의해서 피 흘림이 없이 백인정부를 무너뜨리고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혁명적 상황에 처한 나라를 평화롭게 안정시키는 방법의 하나로 ‘진실과 화해 위원회(The Truth and Reconciliation Commission)’라는 국가기관을 설치하고 과거사 청산작업을 훌륭하게 마무리하였습니다.

남아공에서의 과거사 청산방법은 세계 역사 속에서 가장 훌륭한 사례 중에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과거사 청산의 목적을 분명하게 설정하고 백인들과 흑인들 모두가 서로 신뢰하면서 공동의 목적인 ‘흑백공동의 화해된 공동체’를 만들어서 함께 평화롭게 잘 살아가자는 것이었습니다.

‘진실과 화해 위원회’는 이러한 공동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 백인들은 정직하게 과거의 잘못을 고백하도록 하였습니다.

백인들이 진실을 밝히는 작업이 쉽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서 흑인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진실고백을 하였습니다. 이들의 진실된 고백에 대해서는 절대로 정치적 보복이나 불이익을 주지 아니하였습니다.

또한 흑인들의 경우에는 그들이 그토록 염원하던 자유와 평등을 쟁취하여 이제는 새로운 지배계층이 되었으므로 자부심을 가지고 관용의 덕을 발휘할 수 있었기에 보복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그들은 진실을 밝히고 용서하고 화해함으로 흑인과 백인이 화목한 가운데 흑백자유공동체를 세워서 피흘림이 없는 평화로운 나라를 이끌어 갈 수 있었습니다. 흑인이 많고 백인이 소수인 남아공에서 흑백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모든 제도와 법을 개정해서 갈등을 최소화함으로 훌륭한 나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X파일 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끌시끌합니다. 또한 과거사청산위원회가 설치되어서 각 분야별로 청산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국가정보기관에서 국민의 사생활을 샅샅이 도청하여 개인의 야욕을 충족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것을 악용하는 범죄는 엄중하게 다스려서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확실히 해야만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남아공과 다른 점들이 많아서 그와 똑같은 방법으로 과거청산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 원리와 정신은 본받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진실과 화해’를 통한 국민통합을 이루어 낼 수 있는 만델라와 같은 큰 정치인과 투투와 같은 위대한 정신적인 지도자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은 수준 높은 정치의식과 뜨거운 애국심을 발휘해서 뼈아픈 과거의 역사를 미래지향적인 차원에서 청산하고 새로운 역사를 창출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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