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극복 10년
상태바
폭력 극복 10년
  • 운영자
  • 승인 2005.11.23 17: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경인 목사<예장통합 기획국장>

세계교회 협의회는 지난 2001년부터 오는 2010년까지를 ‘폭력극복 10년’으로 정하고 매년 다른 지역, 다른 주제들을 초점으로 삼아 여러 가지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번 2005년은 이 폭력극복의 주제를 아시아지역의 교회들과 함께 나누는 해였다. 어느 사회에서나 폭력은 여러 가지 형태와 강도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사회도 예외일 수 없다. 우리사회에서는 만연하고 있는 언어폭력, 사이버 폭력, 여성에 대한 모든 종류의 폭력, 정치력이 가지는 폭력, 군사력 증강에 따른 폭력적 문화의 확산, 외국인 노동자들이 경험하는 문화적, 제도적 폭력 등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폭력들은 존재하면서도 실제로 인정되어지지 않거나 혹은 폭력에 대한 불감증에 걸려버린 우리들에 의하여 가볍게 취급되어 그 근원을 치유할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폭력은 그 자체를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다. 

폭력은 당하는 사람들을 상하게 할 뿐만 아니라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에게까지 깊은 상처를 남긴다. 그래서 폭력은 폭력을 부르고, 대물림되어 행사되어지고, 끝없는 폭력의 사슬을 구성하기도 하는 것이다.

물리적인 힘으로 폭력의 사슬을 끊을 수는 없다. 폭력은 힘이 아닌 사랑으로 진정한 화해가 이루어 질 때 비로소 그 끝을 보게 될 것이다.

폭력의 반대는 단순한 비폭력이 아니라, 화해와 평화가 되어야할 것이다. 진정한 화해와 평화는 정의를 기초로 하여 이루어 질 수 있다. 그래서 여성에 대한 모든 종류의 폭력을 극복하기 위하여는 성(性)정의를 기초로 이루어질 것이며, 군사력 증강에 따른 무력 폭력은 모든 사람들의 자유를 위한 정의에 기초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정의(Justice)를 말할 때 우리는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 그리고 창조의 질서를 함께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폭력의 사슬은 끊어져야한다. 매 맞고 자란 아이가 때리는 어른이 되어서는 안된다. 어머니를 때리는 아버지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 매를 맞는 아내가, 혹은 때리는 남편이 되어서는 안된다. 폭력적인 군대를 경험한 청년이 똑같은 폭력을 부하 직원에게 행사하는 직장인이 되어서는 안된다.

무의식적으로 끊임없이 언어폭력에 시달린 사람들이 남들에게 익명성을 악용한 사이버 폭력을 행사해서는 안된다. 반복되는 폭력의 재생산을 어떻게 끊어낼 것인가 야말로 기독교인들이 오늘 당면한 과제이다.

힘을 매개로하는 폭력은 그것이 아무리 좋은 결과를 위하여 사용되어졌더라도 용납될 수 없다. 예를 들면 아내를 때리는 남편을 똑같이 때려 주는 것으로는 폭력의 사슬을 끊을 수 없다는 말이다.

독재자 사담 후세인을 벌주려고 벌이는 이라크 전쟁은 세계평화에 아무 도움이 안된다는 말이다. 내 맘에 들지 않아서, 또는 편 가르기를 위한 힘의 대치는 화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 폭력이 만연한 땅에 살아가는 기독교인으로서 단순히 폭력을 극복하는 것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의 질서와 정의, 평화를 이루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다.

폭력이 우리 주위에서 사라져야한다고 생각한다면 아주 작은 일에서부터 실천의 방법들을 모색해야한다. 우리의 교회와 내 가정은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도록 하는 ‘폭력극복 10년’의 다섯 번째 해가 거의 다 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