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분열상’ 드러낼까 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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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분열상’ 드러낼까 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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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1.0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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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기독교총연합회’ 출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영백 감독<나사렛성결회 증경감독>


요즘 교계에서는 이른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 대응하는 형태로 창립을 준비 중인 ‘서울시기독교총연합회’ 조직 문제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것 같다.

서울시기독교총연합회라는 단체가 왜 생기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몇몇 신문에 발표된 기사 외에는 알 길이 없지만, 그 창립의 타당성 여부를 놓고 교계의 의견이 찬반으로 갈려 있는 것만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이미 은퇴한 나같은 사람에게도 이에 대한 의견을 물어온 것으로 안다.

필자는 한기총이 각 교단의 대표들이 모인 명실상부한 한국 기독교를 대표하는 기관으로 존재하면서 그 산하에 각 지역연합체가 있어야 한다고 평소에 생각해 왔다.

그러나 한기총은 그런 노력을 별로 하지 않았고 그래서인지 자발적으로 몇몇 지역에 교회 연합체가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는 서울이라고 하는 거대한 도시의 교회들이 연합체를 만들어 수도 서울의 복음화와 교회의 하나된 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서기총이 창립을 준비하기 전에 한기총이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같은 교단 연합체와 이렇다할 아무런 대화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몇몇 사람들이 모여 서울시기독교총연합회를 임의로 조직하는 데 대해서는 좀더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리고 신문 지상에 오르내리고 있는 서기총 발기인들의 명단을 보면, 과거 한기총과는 관계가 없는 기독교대한감리회나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목사님들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현재, 그리고 과거에 이미 한기총의 책임있는 자리에서 활동한 분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필자는 이 분들의 이름을 보면서 퍽 서글픈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 교회를 담임하지 않는, 즉 은퇴한 분들이나 은퇴를 얼마 앞두지 않은 분들이 주동이 되어 교회 연합체를 창립하는 데 대해서도 그들이 내걸고 있는 목적과는 다른 어떤 복선이 깔려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좀더 많은 교단의 대표성 있는 목회자들이 모여 서울시기독교총연합회의 창립과 관련한 진지한 의견을 교환하고, 한기총 책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기존의 각종 연합체와의 기구간의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한 다음에 창립해도 그 출발은 늦지 않다고 본다.

이번에 서기총에서 한국교회에서 제기하고 있는 우려와 기구간의 알력에 대해 “한기총과 KNCC는 교단 연합체이고 서기총은 개 교회들의 연합을 목적으로 하기에 결코 역할이 중첩되지 않는다. 앞으로 한기총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서기총의 입장과 생각이 정말 이렇다면 그 시작부터 한기총과 협력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태생적으로 양 기관은 사사건건 대립과 갈등을 겪게 될 것이 분명하고, 기독교의 또 다른 분열상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 될까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더 이상 한국교회는 분열하고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 한국교회를 위해서도 부끄러운 모습일 뿐 아니라, 교회를 보는 사회에 대해서도 면목이 없고 두고두고 부끄러운 기억으로 각인될 뿐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서울시기독교총연합회 양측은 이제라도 좀더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에 나설 것을 권고한다. 그렇지 못하겠거든 차라리 창립을 일시 중단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때를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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