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음서(45) 그리스도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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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음서(45) 그리스도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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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0.12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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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구원 위한 최후 처방
 

마 21장은 주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록하고 있는데, 여기부터 본격적으로 주님의 ‘수난 기사(passion narrative)’가 시작된다. 어떤 이들은 수난 기사를 수난 예언부터 계산해 첫 수난 예언이 선언된 16장부터 시작된 것으로 간주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실제적인 수난이 전개되는 예루살렘 입성부터 수난 기사가 시작되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 예루살렘 입성 후의 기사를 수난 기사와 구별해 ‘예루살렘 기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마 21-23장은 예루살렘 입성 후 유대인들과 나눈 논쟁을 기술하고 있고, 24-25장은 마가, 누가복음보다는 더 긴 종말론 설교가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26-28장은 주님의 수난, 죽음 및 부활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요한복음에는 주님의 예루살렘 방문이 유월절 준수와 함께 세 번 발생한 것으로 기록하는데 반해(요 2:13, 5:1, 12:1), 공관복음에는 한 번 발생한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리하여 공관복음에 따르면, 주님은 예루살렘을 방문하기 전까지는 주로 갈릴리에서 사역하다가 공생애 마지막 즈음에서 예루살렘으로 내려오게 되며, 거기서 사람들에게 배신을 당하고 고난 받다가 마침내 십자가에서 죽으시는 것이다.

이런 견지에서 볼 때 공관복음에서 주님의 사역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지는데, 첫째는 갈릴리에서의 사역으로서 무리와 군중을 대상으로 하여 온갖 기적과 능력을 행하시고, 또한 천상의 진리를 선포하신다.

둘째는 예루살렘으로의 여행 중 사역으로서, 가이사랴 빌립보 사건 이후 예루살렘 입성 전까지의 시기인데, 이때는 무리와 군중을 상대하여 권능을 행하기보다는 가이사랴 빌립보의 여론 조사에서 제자들의 무지(無知)를 간파하신 후 메시야로서의 자신의 신분 및 사명을 제자들에게 가르치기 위한 교육에 치중되고 있음이 드러난다.

셋째는 예루살렘 입성 후의 사역인데, 유대 종교지도자들과의 논쟁이 있은 후 그들의 증오의 열매로써 무법한 재판에 이어 뒤따르는 고난 및 죽음, 그리고 마침내 사망 권세를 이기고 승리하신 그리스도의 부활 및 승천이 소개되어 나타난다.

물론 주님의 모든 사역이 다 중요하겠으나, 특별히 그의 죽음은 주님이 이 땅에 육신을 입고 오신 바로 그 목적인 까닭에 더더욱 중요하다고 하겠다. 분명코 주님은 이 땅에 살러 오신 것이 아니라 죽으러 오신 것인데, 그 이유는 그 분이 죽어야 우리가 살기 때문이다.

이런 진리는 사도 바울의 다음과 같은 표현에서도 드러난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너희가 알거니와 부요하신 자로서 너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심은 그의 가난함을 인하여 너희로 부요케 하려 하심이니라”(고후 8:9). 다시 말하면 우주의 주인으로서 가장 부요하신 주님이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심으로서 가난해 지신 것은 바로 가난한 우리를 부요한 자로 만들기 위함이라는 뜻이다(참고, 빌 2:5-11).

이 말은 육적인 의미만이 아니라 영적인 의미까지도 포함한다. 그렇다면 주님의 죽음은 곧 영적으로 죽은 우리를 살리려는 하나님의 최후의 처방인 것이다.


/교수·천안대 기독신학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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