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음서(37) ‘여행 기사’의 강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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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음서(37) ‘여행 기사’의 강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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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0.1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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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목회는 소수 정예주의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그리스도로서의 자신의 신분을 비로소 공개적으로 밝힌 후 주님은 예루살렘에 올라갈 때까지 제자들 교육에 집중하게 된 것을 보게 된다. 달리 표현하면, 예루살렘으로의 ‘여행 기사’(記事 혹은 說話, narrative) 중 제자들에 대한 가르침이 현저하게 부각되고 있다.

복음서 중앙 부분에 위치한 여행 기사는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공관복음에서 특유의 주제와 관련하여 핵심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여행 기사’는 마가복음에서 로마 관헌으로부터의 환난과 핍박에 직면하고 있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죽음을 상징하는 십자가를 지고 가신 주님의 뒤를 따르는 것으로서의 ‘영웅적 제자도’가 크게 부각되어 제시되고 있고, 누가복음에서는 그 내용 가운데 80%가 누가복음만의 독특한 자료인데, 그 중 특히 재물 관련 자료들이 중심이 되면서, 빈부 문제 및 구제와 관련된 ‘윤리적 제자도’가 크게 부각되어 나타난다.

반면 마태복음에서는 회당과의 갈등 상태에서 교회 공동체 내의 결속을 다지는 용서 및 복권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18장이 특별하게 추가됨으로써 ‘교육적 제자도’가 강조되기는 했지만, 마가복음의 내용을 따르고 있다.

이처럼 약간씩 내용상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공통적인 것은 역시 제자들에 대한 집중적 가르침이다. 그 가르침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주님 자신의 수난에 대한 반복적인 예언이다(마 16:21, 17:22-23, 20:17-19). 그 다음으로는 귀신 들린 소년의 치유를 통한 기도에 대한 가르침, 결혼 및 이혼, 아이들에 대한 축복, 부자 청년을 통한 재물에 대한 교훈, 끝으로 다스림과 섬김에 대한 교훈 등등이 나온다.

여기서 우리는 이러한 질문을 갖게 된다. ‘왜 주님은 지상에서의 그 짧은 생애 동안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변화시켜 큰 무리의 추종자를 남기지 않았는가’(행 1:15). 그리고 어찌하여 주님은 그 짧은 시간을 12명 정도의 소수의 제자들을 가르치는 일에 그토록 열중하셨을까? 이런 까닭에 우리는 ‘주님이 12명 남짓한 소수의 사람들을 데리고 목회하셨다’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이런 목회를 외형적 숫자만 보고 실패했다고 말할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러한 주님의 ‘소수 정예주의’ 목회는 결코 실패하지 않았고, 마침내 그들은 오순절 성령 강림 후 온전히 변화하여 온 세상에 나가 복음을 증거하여 “천하를 어지럽히는” 사람들이 되었던 것이다(행 17:6).

이런 주님의 목회 방법론을 보면서 깨닫는 진지한 진리는 양(量)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보다는 질(質)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교인 수를 늘리는 것만을 목표할 것이 아니라, 그와 함께 아니 그보다 더, 부름 받은 영혼들을 그리스도의 참 제자로 양육하는 질적(영적) 향상이 오늘날 지상교회의 소중한 목표가 되어야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예루살렘으로 가는 노중(路中)에서 주님이 제자들을 가르치신 내용이요 또한 이유인 것이다.         


/교수·천안대 기독신학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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