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되었고 항상 개혁되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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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되었고 항상 개혁되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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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9.2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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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배 목사<기장선교교육원원장>


매년 이 맘 때가 되면 개신교 교단들, 특별히 장로교 교단들이 총회로 모인다. 각 교단들이 총회로 모이는 것은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1년 동안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보며 하나님의 부름 받은 백성 의로서 사명을 새롭게 하기 위함이다.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들의 회집을 나타내는 구약성경에서 자주 쓰이고 있는 카할(kahal )이라는 단어는 하나님의 백성들의 총회를 가리키는 말이다. 신약성경에서는 에클레시아(ekklesia)라는 말이 하나님의 백성들로 부름을 받은 사람들의 모임을 나타내는 같은 의미로 쓰이고 있다. 즉, 총회는 임의의 사람들이 임의로 모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미리 선택한 사람들의, 하나님을 중심으로 한 모임이다. 그러므로 총회는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들로 부름 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 앞에서 그들의 부름 받은 사명을 새롭게 다짐하는 가운데 회개하고 반성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새롭게 새기는 거룩한 성회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들은 각 교단이 매년 모이는 교회 대표들의 회집을 성총회(聖總會)라 부르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들로 부름 받은 성도들이 개 교회를 이루고 개교회의 대표들이 모여서 시찰회와 노회를 구성하며 노회를 대표하는 대표들이 총회를 구성하는 것이다. 근대 민주주의 발달이 이와 같은 민주적인 교회의 질서에서부터 비롯됐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들이 매주 고백하는 사도신경에서 ‘거룩한 공회와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과’는 하나님의 백성들과 총회의 창조적인 관계를 지시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러나 우리들이 현실 속에서 경험하고 있는 각 교단들의 총회는 총회가 모이는 본래적인 목적에서 벗어나 인간들이 중심이 되는 잔치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다. 총회를 대표하는 지도자들을 뽑는 선거가 금품이 오가는 타락으로 얼룩지고 있고 하나님의 뜻을 찾고 사명을 되새겨야할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들의 회집이 인간들의 힘겨루기 장으로 변모되고 있는 것은 슬픈 일이다.

이러한 왜곡된 우여곡절 가운데서 새 시대의 도전에 직면한 교회들이 감당해야할 선교적 과제와 개혁의 과제들은 다루어지지도 못한 채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건강한 교단들의 탄생 없이 건강한 한국 교회의 모습을 상정할 수 없는데 각 교단들의 총회를 지켜보면서 한국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건강한 교회로의 발돋움은 까마득한 일로 인식된다.

16세기 종교개혁을 통해 탄생한 기독교는 ‘개혁되었고 항상 개혁되는 교회’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교회이다. ‘개혁되었다’는 것은 종교개혁을 통해 경건의 능력과 본질을 상실한 교회가 심판을 받고 새로운 교회가 탄생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개혁되었다’는 말은 그 안에 창조적인 불안을 지니고 있다. 왜냐하면 종교개혁을 통해 탄생한 기독교는 ‘항상 개혁되는 교회’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한에 있어서만 진정한 교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종교개혁자들은 본질에서 멀어진 낡은 교회가 딛고 서있는 교황을 정점으로 한 교회지상주의와 경건 업적주의를 파기하고 새로운 교회의 이정표로 ‘오직 믿음’, ‘오직 성경’, ‘오직 은총’이라는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 세 가지 ‘오직’은 ‘오직 그리스도’에로 귀결된다.

오늘 개혁 정신을 이어받은 한국 기독교는 개혁 정신을 이어받아 ‘항상 개혁되는 교회’의 정신을 이어 가고 있는가? ‘오직’이라는 신앙의 이정표에 부끄럽지 않은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사도 교회의 모습을 지니고 있는가?

한국 기독교는 9월에 회집되는 성총회를 통해서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면서(시 121:4) 이 세계를 그의 섭리 가운데 통치하고 계시는 살아 계신 하나님 앞과 부릅뜬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한국 사회 앞에 이 질문에 성실히 대답하도록 도전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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