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상교회, 땅값 차익 40억 사회 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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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상교회, 땅값 차익 40억 사회 환원
  • 공종은
  • 승인 2005.09.1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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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소득이다”, 교회는 우리 손으로 짓자는 뜻에 따라
 




향상교회(담임:정주채 목사. 사진)가 교회 이사를 계획하면서 발생한 40억 원 정도의 시세 차액에 대해 ‘사회 환원’을 결정했다. ‘불로소득’이라는 것이 사회 환원을 결정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다.

향상교회가 40억 원에 대한 사회 환원을 결정한 것은 지난해 7월 경. 애초 향상교회는 이 금액의 10%에 해당하는 4억 원 정도를 사회에 환원, 사회복지를 위해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1년여 이상 진행된 교회 건축과 관련한 토론 끝에 전액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교인들의 노력만으로 교회를 건축하자는 뜻에서였다.

1년여 전에 결정된 사항이지만 향상교회의 이런 결정은 지난 9일 오전 방송된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통해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정주채 목사는 방송에서 우선 “아주 소박하게 결정한 문제인데, 무슨 큰일이나 된 것처럼 보도되고 하니까 조금 민망한 마음이 든다”며 말문을 열고, “토지가 매각됐을 때 그 정도 차액이 생기겠다고 예상했던 것이고, 또 그만한 차액이 생겼기 때문에 나온 금액이지 무슨 정성으로 드린 것은 아니다”며 40억원의 사회 환원을 애써 드러내려 하지 않았다.

또한 “부동산 투기를 해서 차액을 남기는 것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데 교회까지 그래서는 안된다. 새 부지를 마련하는 것까지는 모르지만, 그 차액으로 교회당을 건축하는 것은 잘못하는 것 아니냐. 그래서 교회를 건축하는 것은 우리 교인들이 헌금을 해서 하고, 새 부지를 마련하는 것으로 하나님께 감사하자. 나머지는 이 지역사회에 돌려주는 것이 옳은 일 아니냐. 단순하게 그렇게 생각하고 결정한 것”이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정 목사는 또한 이와 함께 “부동산 투기에 대한 교회의 자성의 목소리가 더 확산되기를 희망하고, 교회 또한 부동산 투기를 통해 교회를 건축하는 이런 방식은 이제 끝내야 된다”고 지적하고, “우리가 만약 하나님의 축복을 받았다면 그것은 우리가 사회에 대한 책임으로 받아야 될 필요가 있으며, 토지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로서 이웃에 대한 공유 개념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향상교회의 이런 결정이 알려지자 사회적 반향은 대단했다. 방송 후 이 내용은 각 포털 사이트로 급속하게 확산, 칭찬하는 글들이 쇄도했고, 모처럼 한국 교회를 격려하는 글들을 쏟아냈다.

경향신문은 ‘부동산 투기 회개하는 기독교’, 한국일보는 ‘기독교, 부동산 투기 회개합니다’는 제목의 사설과 기사를 통해 이번 분위기가 한국 교회에 점차 확산되기를 원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문화일보도 지난 5월, 보도를 통해 이 소식을 전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을 통해 “기독교의 가르침은 사랑이고, 그 사회적 역할의 핵심은 빛과 소금이다. 부동산 투기를 하지 않고 불로소득을 자발적으로 사회에 환원하려는 다짐이 더욱 확산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아직 땅은 팔리지 않은 상태. 그러나 차액 40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정한 사실 하나만으로도 교회와 사회에 던지는 충격은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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