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사도행전 여성 역할 긍정적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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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사도행전 여성 역할 긍정적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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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8.23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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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안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경진 교수<천안대학교>


사실 이제까지 여자들에 대한 교회의 견해와 입장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특별히 바울서신에 기록된 여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진술들, 예를 들면 “모든 성도의 교회에서 함과 같이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 저희의 말하는 것을 허락함이 없나니 율법에 이른 것 같이 오직 복종할 것이요, 만일 무엇을 배우려거든 집에서 자기 남편에게 물을지니 여자가 교회에서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임이라”(고전 14:34-35), “여자는 일절 순종함으로 종용히 배우라. 여자의 가르치는 것과 남자를 주관하는 것을 허락지 아니하노니 오직 종용할지니라”(딤전 2:11-12) 등의 말씀을 근거로 하여 여자들에게 남자들에 대한 일방적이고 수동적인 순종과 복종을 요구하여 왔다.

그러나 바울서신에는 여자들에 대하여 이러한 부정적인 말씀들만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여자가 교회에서 말하는 것을 일절 금지시킨 것으로 기록된 고린도전서의 또 다른 부분에서 바울은 분명하게 여자들이 교회에서 말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무릇 여자로서 머리에 쓴 것을 벗고 기도나 예언을 하는 자는 그 머리를 욕되게 하는 것이니 이는 머리 민 것과 다름이 없음이니라”(고전 11:5).

이 구절에서 바울은 일차적으로 머리에 두건을 쓰는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그와 함께 부수적으로 여자들이 교회 내에서 기도도 하고 예언도 할 수 있음을 적시(摘示)하고 있다. 문제는 여자들이 교회 내에서 기도나 예언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두건을 쓰고 하느냐 벗고 하느냐가 초점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여자들은 얼마든지 교회 내에서 두건을 쓴 상태에서는 기도도 예언도 할 수 있음을 바울은 말하는 것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학자들은 바울의 사상의 연속성의 차원에서, 그리고 고린도전서 14장 34-35절이 위치한 문맥을 고려할 때, 이 구절에서 바울이 말하려는 요점은 교회 내에서의 여자들의 말하는 것을 일절 금지시킨 것이 아니라, 여자들의 무질서한 방언의 남용을 금지시킨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아울러 성경의 주요 등장인물들이 대부분 남자이고(예수님, 열두 사도들, 바울과 바나바 등), 여자는 간헐적으로 배경처럼 등장한다는 것도 이런 논리를 크게 뒷받침하였다. 이러한 남성 우월적인 사고는 교회 생활에도 그대로 적용이 되어, 수적으로 여자들이 훨씬 더 우월한 입장에 있으면서도 여전히 교회는 남성 중심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여성들은 단지 보조적이고 수동적인 위치에 머물러 있도록 요청되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도 그와 같이 가르치고 있는가? 만일 그렇다면 세계 장로교회의 어머니로 자처하는 스코틀랜드 장로교회는 어찌하여 여자들에게 장로안수는 물론 목사안수까지 허용하고 있으며, 심지어 그 체제가 천주교와 유사한 영국 성공회마저도 여자의 신부(목사) 안수를 허락하였을까?

결국 여자들에 대한 이러한 논의는 성경해석의 문제로 좁혀진다고 하겠다. 물론 성경해석조차도 각 사람의 가진 바 전제(前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기에 사실 모든 교회가 동일한 결론을 도출하기란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우리는, 인류의 절반에 해당할 만큼의 커다란 영향력을 가졌으면서도 그 비중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왔던(적어도 한국 사회에서) 여자들에 대한 신약성경, 특히 여성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누가복음-사도행전의 증거는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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