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폐지, 성경 지지받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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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폐지, 성경 지지받기 어렵다”
  • 공종은
  • 승인 2005.08.2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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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신학연구위 ‘사형제 존속지지’, 임원회 거쳐 성명 발표키로




“전쟁이나 합법적인 사형제도는 인권이나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살인과는 다른 것이며, 반전론자가 되거나 사형폐지론자가 되는 것은 성경의 지지를 받기가 어려울 것이다.”

한국 교회 보수주의 신학자들의 경우 사형제도의 존속을 지지하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신학연구위원회(위원장:이종윤 목사)가 지난 19일 개최한 ‘제1회 한기총 신학연구위원회 세미나’에 참석한 이종윤 목사(서울교회), 정일웅 교수(총신대, 실천신학), 이승구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등 보수권 신학자들은 사형제도의 존속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 사형폐지론은 성경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성규 목사는 세미나 전 설교를 통해 “현재 일부에서 사형제도의 폐지를 주장하지만 인간 생명의 존엄성이 존중되고 더 많은 사람들의 인권 존엄성을 위해서도 사형제도는 존속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하나님은 공동체의 질서 유지를 위해 살인을 용인하셨다”고 사형폐지론자들의 주장을 강하게 압박, “성경은 반드시 죄를 심판한다. 성경의 정신에 따라 법을 제정하고 집행해야 한다”면서 사형제 존속을 강하게 지지했다.

이종윤 목사 또한 기조연설을 통해 “모든 생명은 존엄하지만 죄의 값은 사망”이라고 전제하고, 성경이 말하는 “율법의 완성은 율법 정신의 보다 높은 수준으로의 승화를 의미하는 것이지 흉악무도한 범법자나 살인자를 아무 조건 없이 그의 죄값을 절감해 주라는 뜻이 결코 아니며, 사형을 무기징역으로 감형한다고 해서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죄된 인간에게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사랑, 곧 기독교의 정신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또한 “사형제도를 폐기해 획일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적용하는 보편적인 법으로 만드는 것은 오히려 반드시 죽어야 할 죄에 대해 반드시 죽으리라고 선언하신 하나님의 심판에 대한 거역”이라고 말하고, “전쟁이나 합법적 사형제도는 인권이나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살인과는 다른 것이며, 반전론자가 되거나 사형폐지론자가 되는 것은 성경의 지지를 받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 한국 교회가 사형제도 폐지를 지지하기보다는 그 제도를 하나님 앞에서 바르게 사용하도록 사법부와 행정부를 감시하고 기도할 것을 당부했다.

조직신학적 입장에서 접근한 이승구 교수는 “고의적인 살인 등 명확히 사형에 해당하는 죄의 범주를 명확히 정하고 이런 죄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사형을 하도록 하는 법률을 유지하고, 오직 그런 죄들에 대해서만 사형을 구형하고 시행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정일웅 교수는 “사형제도는 범죄 예방 효과뿐 아니라 생명 존중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 사형제도의 존치가 생명의 귀중성에 대한 경각심과 교훈을 더하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의 말씀은 개인 윤리적 차원에서 적용돼야 하는 것이지 공법 집행에 적용돼야 할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에서 접근, “기독교는 사랑의 윤리에 근거해 사형수 개인을 사랑할 수 있지만, 국가의 공법은 공의로운 형벌을 집행하여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정의를 실천해가야 할 하나님의 뜻이 부여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정 교수는 “사형제 존치가 오히려 인간애 실현과 사회정의 실현의 두 과제를 충족시키는 하나님이 제시한 올바른 해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현 국회의원들은 이런 한국 교회의 입장을 감안해 사형제 폐지보다는 존치의 정신을 유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한기총은 이날 세미나 결과를 임원회를 거쳐 성명서로 발표키로 했다. 그러나 사형제 존속에 대한 한기총의 입장은 그동안 사형제 폐지를 주장해 온 교계 분위기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이와 관련한 논란이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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