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60주년을 맞이하면서
상태바
해방 60주년을 맞이하면서
  • 운영자
  • 승인 2005.08.09 22: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원배 목사<기장선교교육원장>


일제의 억압으로부터 해방된 지 60주년을 맞는다. 8.15 해방은 일제 36년 간의 억압 가운데 있던 우리 민족에게 새로운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준 역사적 사건이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의 해방을 위한 투쟁과 노력은 민족의 선각자들과 독립투사들, 민초들의 엄청난 희생이 동반한 것이었지만 우리들의 역량과 힘으로 이루어진 해방은 아니었다.

해방군으로 왔던 미국과 소련은 결국 한반도를 남과 북으로 나누고 말았다. 한국이 분단된 것은 참으로 가슴 아픈 역사의 아이러니다. 한민족의 역사와 전통을 찬탈하고 전쟁을 도발한 장본인은 일본 제국주의 세력이었는데, 정작 분단된 것은 우리나라였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광복 60주년을 맞으면서 숨 가쁘게 달려왔던 과거를 돌아보고 앞으로 가야 할 미래를 전망해야 하는 전환점에 서 있다. 특히 민족의 독립과 해방을 위해 투쟁하고 기도해 왔던 한국 교회는 민족 해방 60주년을 예전처럼 맞이할 수는 없다. 민족의 번영과 전진을 위해 한국 교회가 쏟아온 헌신과 기도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이다. 기독교 복음이 지니고 있는 해방 정신이 민족 독립을 위한 원동력으로 작용했고 새로운 나라의 건국을 위해 기독교 신앙이 끼친 영향이 지대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해방은 무엇보다 우리 민족을 일제의 모든 억압으로부터의 자유를 가져다주었다. 우리들은 이 자유와 해방의 동력을 잘 활용해 우리 민족으로 하여금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 땅을 세계 10대 산업국가 중 하나로 발돋움하게 했다. 무엇보다 우리 민족이 해방 이후 이룩한 성취 가운데 가장 위대한 것은 군사독재체제를 극복하고 민주주의라는 값진 역사를 이루어 낸 것이다. 서구 민족이 수백 년에 걸쳐 이룩한 민주주의를 우리는 60년 만에 성취해 낸 것이다.
 

많은 젊은이들과 양심 있는 인사들이 민주화 투쟁 가운데 희생됐다. 그들의 희생과 위대한 정신을 우리들은 꿈에서도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 한가운데 독재체제의 낡은 유산이 아직도 우리 사회 속에 유령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가 가야 할 민주화의 길은 멀고도 험함을 실감하게 된다.

우리 사회에서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부조리를 직시하면서 민주주의가 토착되기 전까지 우리들이 치러야 할 투쟁의 과제가 얼마나 큰가를 실감하게 된다. 성숙한 민주화의 완성을 위해 우리가 기울였던 노력은 우리를 얽매고 억압하는 것들로부터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과 헌신이었다. 이제 우리가 쟁취한 자유를 무엇을 위해 쓸 것인가를 깊이 성찰해야 할 시점을 맞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들이 쟁취한 자유를 모든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는 일에 힘써야 할 때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우리 모두가 쟁취한 자유를 모든 국민들이 누리는 단계에까지 이르지 못했고 아직도 몇몇 특권 계층만이 그 자유를 누리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사회를 이끌어 가고 있는 지도자들은 그들의 책임을 망각하고 모든 사람들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자유의 책임을 그들의 사욕을 채우는 일에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해방 60주년을 맞으면서 우리들은 우리가 쟁취한 자유를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자유로 확대하는 것을 통해 민주주의를 완성해야 하는 과제를 직시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자유와 해방의 아방가르드로서 한국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헌신해 왔다.

해방 60주년을 맞는 한국 교회에게 맡겨진 시대적 사명은 자명하다. 민주주의의 틀을 만드는 데 공헌한 한국 교회는 민주주의의 내용을 채우는 일에 헌신함으로써 진정한 자유의 보루와 선도자가 되도록 부름받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