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양육과 삶도 하나님이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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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7.2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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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출산 문제’ 기독교적 대안은?



홍은경


우리는 좋은 집에서 잘 먹고 사는 것이 웰빙이고, 그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표인 ‘성공’이라고 부추기는 수많은 주장들 속에 그대로 노출돼 세뇌당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너나없이 그 ‘성공’을 위해 치열하게 달려가고, ‘성공’을 위해 일하며, ‘성공’을 위해 더 가치 있는 다른 것을 포기한다. 그래서 성공할 수 있다면 신앙도, 가정도, 아이도 포기한다.

요즘 젊은 부부들은 이런 성공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아이쯤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또는 자식에게 이런 성공을 보장해 줄 수 없다면 차라리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도 한다. 딩크(DINK)족이라고 표현되는 이런 그룹들은 ‘수입은 두 배로, 아이는 낳지 않고’를 추구한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만들어 복주시고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창 2:28)고 하셨다. 아이를 낳는 일은 하나님께서 주신 복이고 하나님의 명령이지만 ‘성공’이 우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하나님보다 성공을 숭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인재는 곧 국가의 경쟁력이기 때문에 여성의 사회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자녀 양육을 적극 지원하는 것은 세계적 동향이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역시 다양한 보육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아이를 낳아야 하는 계층에서는 시큰둥한 눈치다.

외형적 가치를 추구하는 이 세대에서 누리고 싶은 것은 많고, 자녀 양육에 대해 보고배울 곳도 마땅치 않은 젊은 부부들에게 아이를 낳아 키우는 일은 자신 없는 게 당연한 지도 모른다. 게다가 인본주의를 추구하는 학교교육은 이들에게 자신을 표현하고 실현하는 것을 선이라고 가르쳐왔기 때문에 성인기의 최대 과제는 마치 자아실현인 것처럼 여긴다.

자아 정체감은 청소년기에 와서 시작되는 것도 아니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 일생을 통해 이룩해야 할 과제이며, 하나님 안에서 자신이 누구인가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이 문제에 집착해 살아갈 수밖에 없다. 직업을 통한 자아실현을 유도하는 사회에서, 해결하지 못한 자아 정체감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자식을 낳아 키우는 과정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성공이라는 목표를 갖게 하고 해결되지 않은 자녀 양육에 대한 불안감은 출산 기피 현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인간의 발달에는 몇가지 원칙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누적성’의 원칙이다. 각 단계마다 발달시켜야 할 과업이 있고 전 단계의 발달 위에 다음 단계의 발달이 누적된다는 것이다. 마치 집을 지을 때 아래 벽돌을 잘 쌓으면 그 위에 다른 벽돌도 잘 쌓을 수 있는 것처럼, 영유아기부터 자신이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긍정적인 개념을 가진 사람은 안정된 자아 정체감을 가지고 자신의 이기적인 목표만 추구하지 않는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상호 헌신하며 타인을 위해 기꺼이 나누고 베푸는 삶을 살아간다.

영유아기에는 부모, 교사, 또래와의 관계적 경험을 통해 자아개념을 형성한다. 그리고 아직은 잘 할 수 없는 게 훨씬 더 많지만 ‘나는 할 수 있다’는 유능감은 영유아들에게 안정감과 도전감을 주며 다음 단계의 안정적 발달의 기초가 된다.

그러나 성공을 보장받기 위해 성인들에 의해 수많은 학습지와 공부에 시달리며 자존감을 잃어가는 영유아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금의 부모세대보다 더 심각한 발달적 미결 과제를 가지고 이들이 성장하고 있다. 그대로 둔다면 자신이 우상이 되어 하나님께 불순종하는 저 출산 현상은 더욱 심화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갖게 한다.

하나님이 상급으로 주시는 자녀를 감사함으로 받고, 그들을 성인의 목적대로 발달시켜야 할 대상이 아닌 하나님의 형상으로 보며, 양육과 삶 또한 하나님이 주인이심을 인정하는 겸손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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