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탐구와 자유인 양성’ 숭실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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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탐구와 자유인 양성’ 숭실학당
  • 김태현 기자
  • 승인 2024.04.3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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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독교 유산을 찾아서 (10) // 한국 최초의 4년제 대학교 (상)
평양에 있었던 숭실학당 대학부 본관
평양에 있었던 숭실학당 대학부 본관

우리나라 최초의 대학은 어디일까?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은 10년 이상 70%를 상회할 정도로 대학을 많이 가는 나라지만 최초의 대학이 어느 학교인지를 아는 사람은 적다.

앞선 질문의 정답은 숭실학당에서 설립했던 숭실학교 대학부다. 윌리엄 베어드 선교사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진리의 탐구와 자유인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했던 숭실학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대학이었다.

숭실학당 설립자 베어드 선교사는 1891년 부산에 도착했고 1897년 북장로교 선교본부로부터 평양 파송을 받았다. 평양에 도착한 베어드 선교사는 자신의 사저에서 처음 사랑방 교실을 열어 13명의 학생에게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중등교육을 실시했다. 성경·한문·수학·음악 등 과목을 개설했으며 한문학자 박자중을 한국인 교사로 채용했다. 1900년 정식 중등교육기관으로 승격하는 경사도 있었다.

정식 중등교육기관이 되자 숭실학교로 개명하고 수업연한을 5년으로 정했다. 1905년에 숭실학교의 재학생은 160여명에 달했고 졸업생도 3회 배출했다.

중등교육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자 베어드 선교사는 고등교육을 시작할 때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했다. 베어드 선교사는 자립을 통한 교육의 선순환이 선교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교사와 교회 지도자를 양성하는 고등교육이 필수라 여겨 고등교육을 위한 대학부 설치를 추진했다.

특히나 교사 교육에 초점을 맞췄다. 기독교 교육체계를 구성하고 선교사 없이도 교육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의 좋은 교사가 확보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단기 사범과를 신설해 초등교사와 중등교사를 길러냈다.

1906년 북장로교 선교본부는 대학부 설치를 인가받았고 12명의 학생이 숭실학교 대학부에 입학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4년제 대학이 탄생한 것이다. 1908년에 이르러는 제1회 졸업생 2명을 배출했고 1910년에는 대학부 재학생이 54명, 졸업생은 7명이었다.

숭실학교 대학부는 1912년 일제로부터 정식 4년제 대학 인가를 받았다. 교명은 합성 숭실대학(合聖 崇實大學, Union Christian College)이었는데 이는 대학 설립에 북장로교와 감리교가 힘을 합쳤기 때문에 연합을 이름에 담았다.

일제가 우리 민족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문화통치를 단행하면서 고등 교육 기관이 아닌 전문학교로 격하되었고, 신사참배를 거부한 끝에 자진 폐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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