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경에 나타나는 예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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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경에 나타나는 예배 (1)
  • 승인 2004.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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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삶 전체가 ‘예배’

무엇이 ‘예배’인가?

우리 시대에 교회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각종 예배나 기도회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기독교 예배 형태는 신약성경에서 발견되지 않는다. 신약성경이 기록된 것은 기독교 예배 형식이 발전하기 이전이었다. 그러나 현대의 예배 의식이나 예배 정신을 낳은 기초는 신약성경에서 충분히 발견할 수 있다. 기독교의 예배 형태는 예수님의 생애, 말씀, 활동을 출발점으로 하여 차츰 발전한 것이다.

신약성경은 초기 기독교인들의 예배 형태나 예배법, 예배학을 가르치기 위해 기록된 책이 아니기 때문에 신약성경만을 가지고 이렇게 말해서는 안된다거나, 당시에 충분히 고정된 기독교 예배 형태가 있었고 누구나 그 형식을 따라 예배했었는데 그 중 일부만 신약성경에 기록되었을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설령 어떤 고정된 예배 형태가 정말 있었다고 하더라도 - 물론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 그것은 오늘의 예배 형태와는 분명 달랐다. 특히 그런 모임을 예배라고 부른 흔적이 없다. 그 때 있었던 예배의 어떤 요소들이 지금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거나, 그 때는 없던 어떤 요소들이 지금 사용되기도 한다는 사실이 둘을 구분하게 만든다.

기독교적 예배는 예수님의 삶을 통하여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예배의 정신, 어떤 요소나 형태는 그 전, 즉 구약시대 유대인들의 예배에 있었다.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은 구약적 예배의 전통에서 나왔지만, 그 여러 요소를 마감하고 예배에 새로운 의미와 새로운 형태를 부여하였다. 예배라는 관점에서도 예수님의 생애는 옛 것을 완성하고 새로운 예배, 즉 참된 예배의 출발점이 된 것이다.

신약성경이 구약시대를 약속이나 예표의 시대로 보기 때문에 예수님에게서 시작되는 것을 단순히 ‘변화’나 ‘개혁’, ‘점진적 발전’ 등의 언어로 설명할 수 없으며 예수님과 그 제자들, 그리고 초대 교회가 무엇을 했는지 만을 모아서 순수한 기독교적 예배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기독교적 예배가 구약적 예배와 연결되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신약성경은 미래를 향해 창을 열어 놓았던 구약시대의 기능과 역할이 그 완성에 도달했다고 말할 뿐이다. 이 완성에 근거하여 - 이미 예고되고 있었던 - 신약적 예배가 나타난 것이다. 신약성경이 보여주는 예배는 구약적 예배에서 기독교적 예배로 넘어가는 중도기에 해당한다.

예배란 무엇인가?

신약성경이 예배에 관하여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답이나 그 답을 찾는 방법도 대체적으로 다음의 두 가지 경향으로 나타난다.

첫째, 현대어의 ‘예배’ 개념을 고정시키고 그 근거를 신약성경에서 찾는 방법. 이 경우, 학자들은 현대어의 ‘예배’에 상응하는 헬라어 단어를 찾고, 헬라어에는 포함되어 있으나 현대어에는 살아나지 않는 의미를 더하거나, 현대어에는 포함되어 있으나 헬라어에는 없는 요소를 제거함으로써 예배가 무엇인지, 또 어떠해야 하는지를 말한다. 이 방법은 초대 교회가 무엇을 했는지를 정확하게 규명하지 못하며, 또 현대의 예배 형태를 정당화하는 쪽으로 기울어진다는 약점이 있다.

둘째, 초대 교회가 해 온 일들을 신약성경에서 찾아 ‘예배’의 원 개념을 구성하는 방법. 이 경우, 학자들은 예수님의 생애와 말씀에 근거하여 구약 예배에서 어떤 요소를 도려내고 새로운 어떤 요소들을 덧붙여, 또 교회가 지속적으로 해 온 일들, 또는 해야 하는 일들을 모두 합쳐 기독교 ‘예배’는 이런 것이었다거나 이런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찾아낸 것들을 현대 사회에서는 아무도 ‘예배’라고 부르지 않고, 또 그렇게 부를 수도 없다는 것, 2000년이나 된 기독교 예배 역사를 통째로 부정할 위험이 있다는 것 등이 이 방법의 약점이다.

신약성경에 ‘예배’라고 번역될 만한 단어들은 있지만 교회의 어떤 모임이나 활동에 이 단어가 사용된 경우는 없다. 예배가 무엇인지, 어떠해야 하는지를 신약성경은 규정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예배’와 관련된 단어를 추적하면, 현대의 예배와는 다른 무엇에 부딪치고, 우리가 예배라고 부르는 활동들을 추적하면, ‘예배’라고 부른 흔적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신약성경이 기록된 이후에 ‘예배’란 단어와 교회가 해 오던 일이 서로 결합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속사도 교부들이나 교부들의 증거로 들어가면 이것은 추측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임이 확인된다. 하지만 이것은 이 글의 범위 바깥에 놓여 있다. 그러므로 이렇게 결합하여 우리 시대까지 왔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예배’란 단어와 교회가 했던 일들 이 두 가능성을 모두 추적하려고 한다.

만약 두 개념이 결합할 만한 충분한 근거를 신약성경에서 찾아낸다면 가장 좁은 의미로 주일 아침의 특수한 모임만을 ‘예배’라고 불러야 하느냐, 가장 넓은 의미로 신자들의 모든 모임, 개인적인 삶 전부를 ‘예배’라고 불러야 하느냐는 질문은 배타적 질문이 아니라 상호보완적 질문임을 알게 될 것이다.

정훈택교수 / 총신대학교신학대학원 신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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