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태화의 문화칼럼]성령강림주일, 잊혀진 교회 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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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태화의 문화칼럼]성령강림주일, 잊혀진 교회 절기?
  • 추태화 (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 교수)
  • 승인 2016.05.1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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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태화의 종횡무진 문화읽기 (35)

오월은 가정의 달이라 하여 축하하고 잔치를 벌일 일이 많다. 5월 5일 어린이날, 5월 8일 어버이날이 대표적인 행사이다. 그 외에도 오월에는 기념일이 산재해 있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 5월 15일 스승의 날, 5월 16일 성년의 날. 한국 현대사에 한 획을 긋는 5월 18일 민주화운동 기념일 등등. 종교적 기념일인 석가탄신일은 5월 14일이었다.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기념일 사이에서 정작 기독교의 의미깊은 날을 기억하는 이들은 얼마나 될지.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도 잊혀져가는 것은 아닌지. 기도교의 3대 절기라 하면, 12월 25일 성탄절, 봄에 찾아오는 부활절, 그리고 부활 후 50일에 만나게 되는 오순절, 즉 성령강림절이다. 그렇다. 2016년 성령강림주일은 5월 15일이었다.

의아스러운 일은 성령강림 주일에 성령을 주제로 한 설교가 적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석가탄신일, 스승의 날 등에 끼여 절기 인식이 미미했다. 거리에는 연등이 불교 축일을 기억나게 했고, 미디어에서는 스승과 제자에 초점을 맞춰 미담 등을 소개했다. 성령강림절이 기독교 절기이고, 우리나라가 기독교 국가가 아니므로 성령강림 주일이 공적으로 드러나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교회에서조차 기념하지 않는다면, 급격하게 세속화 되어가는 이 시대에 누가 성령에 관해 선포한단 말인가. 하나님께서는 “절기를 지키라”고 명령하셨다. 자손에게 신앙 교육을 위해서 뿐 아니라, 신앙인들이 당대에 하나님의 광대하신 행사를 기억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하여 절기를 지키라 말씀하셨다. 절기를 지키는 것은 종교적 형식을 넘어서 그 자체가 복된 행위가 된다.

성령강림은 주 예수께서 약속하신 것이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 1:8). 성령님은 창조 때에 함께 하셨고, 죄인들을 거듭나게 하시며, 말씀과 복음의 증인이 되게 하시며, 성령의 은사를 나눠주시고, 죄악과 불신으로 신음하며 죽어가는 영혼을 살리시는 영이시다.

구원의 주 예수로 인하여 이미 사단의 권세가 멸하여졌지만, 아직 사단이 미혹케 하고 있다. 성령께서 지금도 역사하지 않으시면 종말의 경악할 상황은 현실이 되었으리라. 성령께서 지금도 역사하시고 은혜로 세상을 붙드시기에 아직 이 세상은 희망과 비전, 삶에의 용기가 계속 재충전되고 있다.

성령님의 역사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무관심하거나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오늘날 일어나는 모든 생명의 역사, 회개의 역사, 중생의 역사, 치유의 역사, 회복의 역사, 성화의 역사가 성령께서 행하시는 증거이다.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니.”(요 3:5,6) 오소서, 성령님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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