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치와 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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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치와 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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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5.14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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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찬 목사 (백석신학교 학장)

수치는 개인이 망신스러운 일을 하여 당하는 치욕이요, 국치는 나라가 당하는 치욕이다. 이번 청와대 윤 대변인의 성희롱과 성추행 행위는 개인의 수치를 넘어서서 국치의 일이다. 한국과 세계 미래를 한 몸에 안고 간 사람이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뉴욕에서도, 워싱턴에서도 술로, 성추행으로, 의심받을 만큼 부적절한 행동을 했으니 이는 개인의 수치를 넘어서서 대한민국의 국치가 되어버렸다.

대통령과 국민의 입이 되어 방미하여 전쟁에 임하는 군인처럼 무장하고 깨어 있어야 할 대변인이, 마치 미숙한 아이가 소풍가는 기분으로 ‘우리 국민의 정신 상태와 생활이 이렇습니다’ 하고 세계에 광고를 한 셈이다. 세계가 우리의 민족정신을 비웃을 것을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

구약에 보면 삼손이라는 사람이 힘이 천하장사여서 나귀턱뼈 하나로 블레셋 군대 물리치고, 사자의 입을 찢고, 장정여럿이 들 수 없는 쇠빗장을 혼자 들고 적진에 가서 싸울 만큼 큰 명장이었다. 그러나 삼손은 들릴라 라는 여인 하나에게 정신이 빼앗겨 구국도, 애국심도, 나중에는 신앙까지 잃어버리고 말았으며, 힘이 나오던 머리카락 마저 잘리고 결국 힘을 잃으니, 이방인들의 노리개 감이 되어버렸다. 삼손은 눈이 뽑히고 맷돌질을 하는 것이 자신에게도 수치였으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국치의 날을 맞이하였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잘못을 변명하지 않고 하나님께 다시 한번만 힘을 달라고 간구함으로 잘렸던 머리가 다시 자라나서 이전보다 더 큰 힘을 얻어 재기하였다. 델포이 신전에 “너 자신을 알라”는 한 문구는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준다.

연일 성폭행, 범무부차관의 성 접대, 대변인의 성추행 등 해이해진 정신을 오늘을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국민 모두가 국가를 생각하는 애국정신으로 재무장해야 할 것이다.

칠전팔기라는 말이 있다. 일곱 번 넘어져도 다시 일어난다는 말이다.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는 말이 있다. 한번 실수 했다고 영원히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정신이 해이 해져도 국치를 당하는데 영력을 잃어 능력이 없다면 그 수치는 얼마나 크겠는가! 정신이 해이해져 잘못을 저지르면 수치와 국치를 당하나, 영성이 해이해지면 천치를 당한다. 천국에서 수치를 당한다는 말이다. 재기 할 수 없는 실수는 없다. 이번 일은 다시 한번 정신을 차리는 재무장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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