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한인교회가 독립운동 사적지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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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한인교회가 독립운동 사적지로 재탄생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3.03.12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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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 독립운동의 산실로 보훈처, 영사관에 요청

일제 강점기 미국 동부지역 독립운동 산실이 됐던뉴욕 맨해튼 뉴욕한인교회(이용보 목사)가 한국 정부가 지정하는 독립운동 사적지로 재탄생한다. 1921년 컬럼비아대학교 맞은편에 설립된 뉴욕한인교회는 서재필, 이승만, 안익태, 조병옥 등 수많은 애국지사가 거쳐 간 역사가 담겼다. 하지만 일부 인사의 친일 행적 때문에 그동안 사적지 지정이 유보됐다.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홍선표 책임연구원은 “뉴욕한인교회는 다른 곳과 달리 자체적으로 370만 달러에 달하는 신축기금을 모으는 등 정부에 손만 벌리는 것이 아니라 독립운동 유물 보존 노력을 기울였다”며 “해외 독립운동사에서 가장 모범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뉴욕중앙일보에 따르면 뉴욕한인교회는 1919년 3.1만세운동 2주년을 기념해 서재필 박사 주도로 열린 ‘한인연합대회’에서 미 동부지역 최초의 한인교회이자 독립운동의 거점으로 탄생했다고 밝혔다. 1촌3백여 명의 한인동포와 친한파 미국인이 모여 1921년 3월 2일 뉴욕한인교회가 세워진 것이다. 이용보 목사는 “당시 컬럼비아대에 다녔던 한인 유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교회에 모여 일제 식민의 울분을 토로하며 동부지역 독립운동가의 거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수많은 애국지사가 기숙하거나 거쳐가면서 독립운동의 거점으로 발전했다. 이곳엔 1930년 고 안익태 선생이 애국가 악상을 떠올리며 쳤던 피아노도 보관돼 있다. 정문 입구엔 1927년 입주 당시 붙였던 현판도 그대로 남아 있다. 서재필, 이승만, 안익태 선생이 열고 닫았던 대문의 문고리도 옛날 그대로 남아 있다. 지상 4층, 지하 1층 건물 내부도 대부분 옛날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지만 심하게 낡아 대대적 보수가 시급한 상황이다. 뉴욕한인교회는 그동안 건물 신축 기금으로 368만 달러를 모았지만 역사적인 가치를 보전하며 건물을 리모델링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이 목사는 “정부 지원이 없다면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짓는 게 불가피하다”며 “교회 곳곳에 남아 있는 독립운동 유물과 자료를 영구 전시할 기념관을 설치하고 싶지만 대문과 현판 등만 떼어내 전시하는 방안도 강구하는 중”라고 말했다.

뉴욕총영사관 김형길 부총영사는 지난 7일 “뉴욕한인교회의 역사적 가치에 대해 2011년에도 건의했으나 흐지부지됐다가 중앙일보 보도 후 정부 차원의 재검토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국가보훈처에서도 현장 실사를 요청했다”며 “지난 92년 교회 역사에 묻은 독립운동 뿐 아니라 한인의 미국 이민사 사료도 많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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