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실천, 불편하세요? 그래도 지구는 조금 편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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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실천, 불편하세요? 그래도 지구는 조금 편해져요”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1.05.18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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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특집 - 교회와 성도를 위한 ‘녹색’ 제안

“지금 상황은 참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좌절하고 손 놓고 있을 수도 없지요.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는 지구가 지금 우리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고통 중에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하나님의 자녀가 바로 우리이기 때문입니다.”

기독교환경연대 유미호 정책실장은 지금도 늦지 않았다며 ‘실천’을 촉구했다. 빙하는 녹아가고 지구촌 곳곳에서 지진과 해일, 가뭄과 태풍 등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가 발생하며 재앙을 불러오고 있다. 누군가는 나서서 지구 지킴이를 자청해야할 상황이다.

유 실장은 “그리스도인 한 사람이 절절한 위기를 바라본다면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가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구를 살리는 방법, 어디에 있을까. 각 개인의 환경 실천도 중요하지만 한 사람을 변화시키는 교회의 노력도 중요하다. 교회가 환경보존과 회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을 때, 성도의 삶도 변화되기 때문이다. 이 일은 별로 어렵지 않다. 하지만 ‘약간의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교회와 성도들의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녹색교회를 만드는 방법, 그리고 녹색 그리스도인이 되는 방법은 ‘불편’에서부터 출발한다.

# 여름철 실내온도는 적정하게
수백 명 혹은 수천 명이 모여 예배를 드리는 곳이 푹푹 찌게 덥다면 아마도 그 불편을 견디지 못하고 교회를 떠나는 성도들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교회들이 여름에는 지나치게 낮고, 겨울에는 지나치게 높은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는 넘쳐나는 것이 아니다. 지난 일본 대지진 후 일본에서는 계획 정전이 실시됐고, 국제 유가가 상승하자 우리나라에서도 야간 조명 끄기 등 에너지절약운동이 추진됐다. 에너지가 고갈되면 ‘편리’는 사라진다. 에너지를 아껴 쓰는 것은 누구나 해야 할 당연한 책임. 교회도 ‘실내온도를 적정하게 맞추는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

여름철 실내 적정 온도는 26-28℃. 에어컨과 선풍기를 같이 사용하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냉방시설을 가동하되 사람들이 적은 실내 공간은 사용을 자제하는 지역별 냉방이 필요하다. 성도들에게는 교회 이름이 새겨진 온도계를 선물로 주어 각 가정에서도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게 하자. 조금 덥게 지내고, 조금 춥게 지내는 것은 건강에도 좋다.

# 생활 속 CO2 줄이기
주차장이 없는 교회는 부흥이 어렵다는 속설이 있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원거리 성도들이 많아지면서 차 없이 교회에 다니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교회마다 주차장 확보를 위해 전쟁 아닌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심지어 주일 대예배가 끝나는 시간, 대형교회 주변은 교통 혼잡까지 발생한다. 차와 주일성수가 이제는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 버린 것 같다.

관악구 신양교회와 부천의 지평교회는 매월 마지막 주일을 ‘차 없는 주일’로 지키고 있다. 주일마다 빼곡히 들어선 교회 주차장을 비워두고, 걷거나 자전거,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일을 지키도록 당부하고 있다. 조금의 불편함이 CO2를 줄이고 지구를 살릴 수 있다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약수동교회와 전농교회, 향린교회 등은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전기와 가스, 수도, 자동차 주유비 등 생활 구석구석에서 발생되는 CO2 줄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에너지 가계부를 기록해 자신이 지구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안겨주었는지 반성하자는 의미다. 또 기독교환경연대는 매년 여름이면 에너지 절감 캠페인을 통해 지난해 대비 에너지 절감에 성공한 교회와 성도들을 독려하는 시간도 갖는다. 안 쓰는 전기플러그를 뽑고, 냉난방을 줄이고, 수도를 잠그는 작은 실천이 환경운동의 시작이다.

# ‘교회를 푸르게’ 나무심기 운동
도시 안의 상가교회들이 많아지면서 교회와 정원, 혹은 교회와 나무는 너무나 먼 조합이 되어버렸다. 하나님이 처음 만드신 동산의 회복, 즉 숲을 가꾸는 것은 교회의 최소한의 책임일 수 밖에 없다.

상가교회라면 교회 안에 화분을 놓는 것밖에 방법이 없겠지만 건물이 있는 교회라면 녹화사업에 참여가 가능하다. 교회 담장을 헐고 나무울타리를 만들거나 마당에 작은 동산을 만들어 교회 숲을 꾸밀 수 있다. 요즘에는 건물 옥상에 정원을 꾸미는 사례도 많아져, 교회 옥상도 훌륭한 녹색공산으로 바꿀 수 있다. 교회가 어렵다면 인근 자투리땅을 찾아 나무와 꽃을 심고 텃밭을 가꾸는 것도 하나의 방법. 청지기교회와 쌍샘교회 등은 교회 동산을 활용해 자연학교를 운영하며 생태감수성을 일깨우고 있다.

# 자원을 재활용하는 ‘초록가게’
교회마다 연례행사로 진행하는 것이 바자회. 하지만 이보다 더 적극적인 자원 재활용 방법이 있다. 바로 ‘초록가게’를 통한 실천운동. 버리는 것이 많아지면 지구의 수명은 그만큼 줄어든다. 재활용의 촉진은 메탄가스 발생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교회 자투리 공간에 ‘초록가게’를 열고 성도들이 안 쓰는 물건을 나눠 쓰고, 바꿔 쓰는 ‘아나바다 운동’을 추진해보자. 어떤 이에게는 필요 없는 물건이 누군가에게는 유용한 자원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재활용은 교회 주보를 재생복사지로 사용하는 것과, 화장실에 재생화장지를 비치하는 것으로도 확장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교회들이 ‘초록가게’를 통한 나눔운동에 동참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 유기농 채식 밥상, 남김없이 먹자
기독교환경연대가 추진해온 ‘생명밥상운동은 내년이면 10년을 맞이한다. 국내산 유기농 먹거리와 채식으로 교회 밥상을 차리고, 남김 없이 먹음으로써,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자는 운동이다. 기후붕괴의 주범이 공장식 축산으로 지목된 바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구제역으로 인한 2차 오염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결국 육식을 줄이는 것이 환경을 살리는 일이다.

축산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는 교통수단에서 발생하는 것보다 온실효과가 23배나 강하다고 한다. 교회가 주일 식단을, 성도들은 일주일에 하루를 채식에 투자한다면 숲 1천 평이 살아난다고 환경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네온 십자가 전기세만 120억?
교회의 상징인 십자가도 공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지난 2005년 발간된 환경주일 예배 자료집에는 십자가의 환경적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십자가는 대개 2m 길이에 1.5m의 양 날개로 된 것을 사용하는데, 네온이란 조명이 둘러져 빛을 발한다. 하루 종일 켜놓으면 한 달에 200KW의 전력을 소비해 28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3만원 가량의 전기요금이 나온다. 이 금액은 한 교회로 따지면 적은 것처럼 보이지만 전국 6만 교회로 환산하면 한 달에 10억이 훨씬 넘고, 1년이면 200억 가까운 돈이 십자가 불을 밝히는데 사용된다.”

한국 교회를 전체로 볼 때, 엄청난 액수가 아닐 수 없다. 네온 십자가를 LED로 바꿀 경우 네온의 10%도 안 되는 전력을 사용하고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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