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민주화 "선교 기회" 조심스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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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민주화 "선교 기회" 조심스런 전망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1.02.0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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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선교사 소식 전해와... 기장은 민주화 지지 성명 발표


2주째 이어지고 있는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가 선교에는 호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 이집트 선교사는 본지에 현장 소식을 담은 이메일을 전하며 ‘이집트 시민혁명과 새로운 정권 탄생에 따른 선교적 전망’을 내놓았다.

선교지의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실명을 공개하지 않은 김모 선교사는 “이집트는 인구의 40%가 하루 2달러 이하로 생활하고 있고, 실업률은 9.7%에 달한다”며 “감정적이고 집단주의적 성향을 가진 이집트인들이 독재와 부패를 견디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라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이집트 반정부 시위의 배경에 북아프리카 아랍국가인 튀니지의 시민봉기가 자극이 되었을 것이라고 예상한 김 선교사는 “이집트의 시위가 인근 예멘과 요르단, 리비아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주변국들의 긴장이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이 이집트 시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김 선교사는 “이집트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은 인권과 기독교 정책에 대한 간섭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새로운 정부가 출발할 경우 교회건축 관련법이 완화될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으며 무슬림에서 기독교인으로 개종할 경우 받는 법적 불이익도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선교사는 “사회변혁의 시기에 있어서 이집트 국민들의 정서를 잘 이해하고 접근한다면 복음전파의 기회가 많이 생길 것”이라며 “기독교인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복음전파가 집중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통 이슬람 국가인 이집트에서 기독교의 활약을 예측하는 것은 전체 8000만 인구 중 1000만 명의 콥틱 기독교인들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교 전문가들은 전체 인구의 15%에 달하는 기독교인의 여론을 무시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현장에서는 평소 무슬림과 반목하던 기독교인들이 대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반정부라는 하나의 접촉점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집트 무바라크 대통령의 장기 집권에 반대하며 지난달 22일 시작된 이집트 민주화 시위와 관련해 교계에서도 시민 안전과 민주화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이집트 사태와 관련해 우려를 표하고 폭력 종식과 이집트 시민들의 안전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WCC는 "이집트 국민들의 안전과 미래를 위해 이집트 내 모든 단체들의 평화적 대화와 협력을 요구한다"며 "이같은 시련 속에서 전 세계 회원 교회들과 함께 이집트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한국기독교장로회가 지난달 31일 처음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민주화 시위에 지지 입장을 밝힌 기장총회는 “이집트의 시위가 확산되면서 연 5일간 15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며 이집트의 민주 질서 파괴와 인권침해에 대하여 심각히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바라크 대통령의 무력 시위진압은 정권유지를 위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며, 온 인류가 함께 지켜나가야 할 인권의 가치를 훼손시킨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민주화의 물결은 역사의 대세이며,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국민의 뜻과 민주적 절차에 따라 현 사태를 조속히 해결할 수 있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기장총회는 이집트를 비롯해 중동지역과 전 세계에 정의와 평화가 세워질 수 있도록 기도하며, 함께 연대해나갈 뜻을 밝혔다.

이집트는 지난 22일부터 30년 걸쳐 장기집권 중인 무라바크 대통령의 퇴진과 정치, 경제 개혁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됐으며 이 과정에서 시민 수십명이 사망하고 천여명이 체포되는 등 격한 대립이 이어져왔다. 하지만 시위 2주째에 접어들면서 진정국면을 보이고 있으며 무라바크 대통령이 부정선거 재조사를 지시하는 등 민심 회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현주, 최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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