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지만 정성껏 차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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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지만 정성껏 차렸어요"
  • 승인 2002.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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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목사님이 심방 오시는 날. 어떤 음식을 준비하면 좋을까. 거창하게 차리자니 부담스럽고, 간소하게 하자니 성의가 없어보인다. 뭐 좋은 상차림이 없을까.
요리연구가 이종임집사(강남 수도요리학원 원장·광림교회)는 간소하면서도 정성스런 느낌으로 손님을 접대할 수 있는 요리 아이템 몇가지를 소개했다.

“목사님들이 심방다니실 때는 한 곳만 가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정을 방문하기 때문에 비교적 간단한 상차림으로 접대하는 것이 예의를 지키는 것입니다. 가는 곳마다 잘 차려진 상을 받는다면 배가 불러도 아닌 척 하고 음식을 드실 수 밖에 없겠죠. 작은 다과상에도 입맛을 돋구고 즐겁게 담소를 나룰 수 있는 여러가지 아이템이 있습니다.”이집사는 늙은 호박 한 개로도 여러가지 음식을 준비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먼저 호박죽으로 정성스럽고 간단한 식사를 대접한 뒤 호박떡과 호박양갱으로 다과상을 준비한다.
호박죽은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아이템. 늙은 호박의 껍질과 씨를 제거한 뒤 큰 냄비에 뭉근히 익을 때까지 끓인다. 호박이 익으면 체에 으깨어 찹쌀과 함께 다시 한소끔 끓인다.

다음으로는 호박떡을 만든다. 호박떡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쌀을 깨끗이 씻어 물에 충분히 불린 다음 건져 물기를 빼서 곱게 빻아 놓는다. 호박고지는 5cm 길이로 썰어서 물에 불린 다음 부드럽게 되면 깨끗이 씻어 물기를 꼭 짠다. 호박고지는 길게 잘라서 넣거나 길게 썰어 설탕에 버무려 놓는다.
시루에 시룻밑을 깔고 쌀가루를 도톰하게 펴주고, 호박고지를 쌀가루가 보이지 않도록 고루 편 후 위와 같이 반복하여 안친다. 시루와 맞는 솥에 물을 넉넉히 붓고 김이 오르면 시루를 얹어 김이 오를 때까지 푹 찐다.

호박떡이 다 익었으면 그릇에 쏟아 한 김이 나가면 먹기 좋게 썰어 낸다. 호박고지는 늙은 호박을 반을 갈라 씨를 도려낸 후 껍질을 벗겨 돌려가며 길게 썰어 말린 것으로 단맛이 많아 떡에 이용한다. 호박오가리는 애호박을 둥글게 썰어 말린 것으로, 물에 담갔다 보름나물에 쓰기도 한다.

이집사는 디저트로 팥양갱이나 호박양갱을 만들어 놓으면 단 것을 좋아하시는 목사님들에게 인기 만점이라고.
팥·호박양갱을 만들기 위해서는 한천을 물에 담가 깨끗이 씻어 불리고 건져 물기를 빼 놓는다. 팥과 호박은 깨끗이 씻어 따로따로 압력솥에 충분히 삶아, 체에 내려 으깨어 앙금을 만든다.

냄비에 불린 한천(1컵)과 물(1컵)을 넣고 서서히 끓여 한천이 녹으면 설탕(1컵)을 넣고 팥 앙금을 넣어 걸쭉해지도록 조린다.
한천은 입자가 없도록 완전히 끓인 후에 설탕과 앙금을 넣어야 한다. 호박 앙금도 같은 방법 으로 조린다. 밤은 껍질을 벗겨 삶아 잘게 썰어 용기에 넣고, 잣을 골고루 뿌린 다음 팥과 호박 앙금을 각각 부어 굳힌다. 알맞게 굳으면 모양이 나게 썰어 접시에 담는다.

“호박의 당분은 소화흡수가 잘 돼 위장이 약한 사람에게 제격”이라고 소개한 이종임집사는 “목회활동에 피로한 목회자에게 영양을 공급하고 입맛을 북돋워 줄 수 있는 새로운 요리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현주기자(Lhj@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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