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음서(78) 누가복음과 사도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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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음서(78) 누가복음과 사도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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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3.22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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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전체의 28% 차지


김경진교수<백석대 기독신학대학원>


누가복음은 신약성경에서 가장 긴 책이다. 저자 누가의 두 번째 책인 사도행전까지 합하여 계산하면 신약 전체의 28%를 차지한다. 이는 신약 전체의 23%를 차지하는 바울서신과 비교해 볼 때 누가의 두 권의 책의 비중을 가늠하게 하여 준다.

다시 말하면 신약 성경 및 기독교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 누가-행전에 대한 바른 이해는 필수적이라 말할 수 있겠다.

우리는 흔히 신약성경 신학을 논할 때 바울과 요한의 신학을 중요한 것으로 간주하는데 반해, 상대적으로 누가의 신학은 그다지 중요하게 취급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그 이유는 누가복음이 복음서로서 예수님의 가르침(신학)을 소개하고 있고, 사도행전은 교회의 역사서로서 초대교회 확장 및 진보에 대한 역사적 서술로서 이해함으로써, 저자 누가의 신학적 기여를 소홀히 여기는 시각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복음서는 예수님의 신학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예수님의 신학을 배경이 되는 공동체의 상황 및 문제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고 있는 복음서 저자들의 신학도 함께 포함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관복음의 경우 같은 사건과 교훈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록이 모두 동일하지 않게 묘사되어 있는 것이다.

만일 복음서의 기록이 모두 동일하다면, 복음서는 곧 예수님의 신학의 기록이라고 간단하게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복음서는 같은 사건도 어떤 부분을 추가하거나 생략함으로써 다르게 기록할 뿐만이 아니라 사건의 순서를 바꾸어 기록한 경우도 적지 않음을 고려할 때, 무시할 수 없는 그러한 변화는 곧 복음서 기자들의 신학적 해석의 결과 및 표현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복음서에 예수님의 신학만이 존재한다고 말함으로써 복음서 저자들의 신학을 배제시키는 것은 복음서에 대한 올바른 이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사도행전의 경우도 마찬가지로서, 단순히 초대교회의 역사적 기록으로만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사도들의 행적을 기록한 책이지만, 실제로 등장하여 활동한 사도는 전반부에 베드로, 후반부에 바울 두 명 뿐이다. 물론 다른 사도, 예를 들면 요한, 야고보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에 대한 기록이 매우 제한적이고 간략하여 행적(行蹟)으로 부르기에도 미흡하다.

그러나 다른 사도들이 집에서 쉬며 놀았을 것으로 단정할 수 없으며, 그렇다면 그들도 무언가 하나님 나라와 교회를 위하여 수고하였을 터이지만, 기록에는 포함되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저자 누가는 초대교회의 모든 역사를 다 기록한 것이 아니라, 그 가운데 꼭 필요한 자료 및 내용을 발췌하여 기록한 것이며, 이러한 저자의 자료 선택은 역시 신학적 해석의 일부인 것이다.

이제 누가복음 강해를 시작하면서 필자는 우선적으로 복음서의 사실(史實)적 기초가 되는  공관복음서의 통일성을 근거로 한 채 여기에 누가복음만의 다양성, 즉 다른 복음서와 차별화되는 누가복음의 독특성을 부각함으로써, 하나님이 마가, 마태, 요한복음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누가복음을 우리에게 허락하신 이유와 목적, 즉 누가를 통하여 하나님이 전달하고자 하시는 그 메시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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