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함께 만든 ‘행복한 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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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함께 만든 ‘행복한 도시락’
  • 현승미
  • 승인 2006.03.15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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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갤러리, 오는 25일까지 ‘꽃’을 주제로 전시회


 












 동백꽃


먼 훗날 이 땅 어딘가에 돋아날

노오란 인연을 물고

동박새 한 마리 날아가는

겨울 남녘 바다에

햇살은 비늘처럼 부서지는데

당신은 어디쯤 오고 있는가

그리움만 저 혼자 익어 터지는

바닷가 언덕에

손 시린 바람은 불고

소박한 기대 하나 둘씩 눈을 뜨는

겨울 하오

저만치서 애만 태우는 수평선을 향해

실눈을 뜨면

밤마다 칠흑을 가르며

바다로 바다로 손을 뻗치던

점점의 불빛이 흔들리고

기다림처럼 빨갛게 언 볼을 감싸 안고

벼량 끝 가파른 목숨들이

가장 절정에서

그리도 깨끗이 투신하던

슬픈 구도 속에

고개를 꼰 채 서 있는 영혼들이

각혈처럼 선명하게 피어나고 있구나


봄을 맞아 ‘꽃’을 주제로 한 전시회가 한창이다. 특히 빛갤러리에서 지난 16일부터 오는 25일까지 진행되는 조혜경, 권택명(사랑의교회 시무장로) 부부의 ‘행복한 도시락(圖詩樂)’전이 눈에 띈다.


그림 짓는 아내와 시 그리는 남편이 예술이라는 한 울타리 안에서 함께 여는 봄의 시화전. 그림과 시, 시와 그림이 얽히고 설켜 그림이 시인지 시가 그림인지 모를 일치와 화합을 이루어가듯 너무나도 다른 점이 많이 때문에 오히려 맞춰갈 일이 많고 그래서 혼자일 때보다 함께할 때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어 즐겁다는 이 믿음의 부부. 꽃내음 가득한 이 봄, 그들이 펼쳐낼 기쁨이 가득한 전시회로 발길을 돌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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