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석목사 “봉수교회는 가짜 교회”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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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석목사 “봉수교회는 가짜 교회” 주장
  • 김찬현
  • 승인 2005.10.2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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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책임 11차 포럼, 북한교회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



 

지난 17년 동안 남북 교회 간 교류의 상징이었던 평양 봉수교회는 교회의 진정한 일원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경석목사는 기독교사회책임(공동대표:서경석목사 등․ 이하 사회책임)이 지난 21일 ‘평양 봉수교회,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포럼에서 ‘봉수교회’와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을 한국교회와 교류를 나눌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교회의 일원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진정한 교회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경석목사(사진)는 발제를 통해 “그동안 북한의 반기독교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봉수교회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았던 이유는 비록 봉수교회가 가짜라고 할지라도 성령의 역사하심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얼마 전 일어난 사건으로 이제는 더 이상 봉수교회의 진정성에 대해 침묵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봉수교회의 진정성을 의심하기 시작하게된 배경을 설명했다.


서목사에 따르면 지난 7월 19일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 인권을 위한 국제회의에서 탈북한 김형식교수(예일대 명예 교수)는 평양 봉수교회 교인들은 대남공작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었다는 증언을 했다고 밝혔다. 또 서목사는 지난 10월 14일 비밀리에 예배를 본 북한 주민 80여 명이 북한 보위부에 체포되고 특히 예배를 인도했던 문성전(64세)와 그의 형제에 대해 본보기 차원에서 처형할 계획이라는 사실을 밝히면서 이 사건은 봉수교회가 진정한 교회가 될 수 없는 분명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서목사는 한국교회가 북한 당국에 대해 ▲김형식교수의 증언의 사실 여부 확인 ▲북으로 끌려간 김동식목사의 생사 확인 촉구 ▲북한 신천역사박물관에 전시된 반기독교 선전 중단 요구와 함께 신앙의 자유 허용 촉구 ▲가짜 교회와의 교류 중단과 함께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있는 기독교인들을 위한 기도에 촉구 ▲북한을 방문하는 기독교인들의 봉수교회 방문 중단과 예배 참석 중단 등을 한국교회가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서목사의 발제 이후 이어진 패널토의에 참여한 박봉규목사(한국장로교총연합회 사무국장)와 한화룡교수(천안대학교 기독교학부) 역시 한국교회가 봉수교회와의 교류에 좀 더 신중한 입장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

박목사는 “북한은 공산주의 사상이 지배하는 무신론자들이다”라고 강한 어조로 “인도적 차원에서의 지원은 반대하지 않지만 이제는 한국교회가 봉수교회에 대해 좀 더 분명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화룡교수 역시 “가짜는 가짜일 뿐이다. 기다려주면 가짜가 진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가짜는 가짜일뿐”이라고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한교수는 “이제는 봉수교회와 교류를 해온 지난 17년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져야할 때”라며 한국교회가 교류 중단이라는 결정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봉수교회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과 함께 교류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촉구한 의견에 대해 조심스러운 대응이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컷다.


김병로교수(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북한선교학. 사진)는 “봉수교회의 진정성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이전에 한국교회 내부에서는 북한 교회에 대한 면밀한 연구가 없었다”고 말하며, “설사 봉수교회가 가짜 교회라고 하더라도 북한 선교를 위해서 좀더 인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KNCC 총무를 역임한 김소영목사도 “과거 북한교회와 교류를 시작하기 위해 가졌던 제네바 모임을 참석한 북한 교회대표들은 진정한 그리스도인이었다”고 회고하면서 김병로교수의 발언을 지지했다.


한편 이날 패널들의 토론 이후에는 탈북자들의 북한교회에 대한 증언이 이어졌다. 지난 95년 탈북했다는 이민복씨는 “가족 단위로 예배를 참석하는 대개의 교회와는 달리 봉수교회에는 아이들은 찾아볼 수 없다”면서 “통행증 없이는 다닐 수 없는 북한의 현실을 감안해 본다면 북한에 세워진 교회는 북한 당국의 종교정책으로 세워진 교회일 뿐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또 2003년 탈북한 김영순(68세)는 “북한이 변한 것 같지만 사실은 대남 정책에 따라 각본에 짜여진 대로 보여지는 것일 뿐”이라고 말하며 “남한이 정신을 차려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사회책임은 포럼이 마친 뒤 성명서를 발표하고 앞으로 한국교회의 지원은 북한 내 종교의 자유와 연계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래는 사회책임 성명서의 전문이다.



성명서

‘평양봉수교회에 대한 우리의 입장’


본 ‘사회책임’은 이번 “평양 봉수교회,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개최하고 다음과 같이 평양 봉수교회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1.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평양 봉수교회는 김형식교수의 증언에 의해 가짜교회임이 명백해졌다. 이러한 상태에서도 한국교회가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교류를 계속하는 것은 코메디 같은 일이 된다. 따라서 한국교회가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의 일체의 교류를 중단해야 하며 북한을 방문하는 기독교인들은 봉수교회에서 예배를 보아서는 안된다. 봉수교회가 가짜 교회임을 알면서도 봉수교회 예배에 참석하는 것은 거짓과 기만을 방조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2. 북한 당국은 신천 역사박물관에서 자행하고 있는 반기독교 선전을 중단하여야 하며 북한에 신앙의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으로 납치된 김동식목사의 생사를 확인해 주어야 한다.


3. 한국교회는 북한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기독교인을 위해 밤낮으로 기도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 내에서 반기독교 선전이 계속되고 기독교인에 대한 탄압이 계속될 경우 신규의 인도적 지원과 종교의 자유문제를 연계시켜야 한다. 즉, 기왕에 진행되어 온 인도적 지원은 계속되더라도 신규로 행해지는 대량 지원프로젝트는 신앙의 자유문제와 북한 인권문제의 개선이 있는 경우에만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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