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명단공개로 교계 반응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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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명단공개로 교계 반응 제각각
  • 윤영호
  • 승인 2005.08.3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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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명단 공개, 환영/우려 양분 반응

지난 29일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위원장:윤경로)와 민족문제연구소(이사장:조문기)가 공동발표한 3,090명의 친일명단이 전사회적으로 파장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기독교계에도 환영반 우려반의 목소리가 교차되고 있다.


이날 발표된 친일명단 가운데 종교계 인사는 166명. 이 중 기독교로 분류된 인사는 47명이며 불교는 57명, 천도교 27명, 천주교 7명 등이다.


166명이 친일명단에 올린 이들 단체는 그 기준을 ▲1937년 중일전쟁 이후 일제의 종교통제 방침에 협력하여 교회의 변질을 주도하고, 변질된 혁신교단, 통폐합된 일본기독교 조선교단, 교파단위의 정동연맹, 총력연맹, 비행기 헌난기성회 등 부일협력단체의 간부로 활동한 자 ▲언론에 친일논설을 발표하거나 부일협력 강연회나 좌담회에 반복적으로 참여한 자 등 포함했다고 밝혔다.


사회 각 분야에서 골고루 이루어진 친일명단이 사회에 주는 파장은 광복60년을 맞는 한국사회의 격앙된 분위기 때문인지 예상보다 높지는 않았지만 사회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표방한다는 참여정부의 슬로건에 맞지 않는 발표라며 우려하는 여론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 기독교 진보그룹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인사들이 포함돼 있는 이번 친일명단을 당연스럽게 받아들이며 향후 미래발전을 위한 역사적 교훈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친일부역자들이 해방직후에는 친미적인 경향을 강하게 드러내 미군정 시기와 이후 근대화시기에 우리나라 사회정치계의 지도자로 기득권층을 형성하고 있어 사회갈등을 유지시켰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친일명단 발표는 왜곡된 일부 사회지도층을 향한 역사적인 경종이 될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이와 달리, 교계 보수그룹은 우려일색이다. 이들은 과거를 청산하는 것은 그 취지를 볼 때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지만 과거청산이 미래지향 정책으로 연결된다는 보장이 없는 한 오히려 사회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특히 보수그룹은 친일명단만 선별한 이유가 의심스럽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친공부역자에 대한 조사는 시대적인 흐름상 포함하지 않는다고 하는 불균형적인 명단발표는 그 신뢰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한 것”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합동측 총무 이재영 목사는 손양원목사가 신사참배 반대혐의로 일경에 구속되고 석방된 후 고신파에 의해 이루어진 친일파 비난분위기를 안타까워하면서 손목사가 그들을 용서해야 할 책임이 교회에 있음을 역설한 사례를 들어 유감을 표시했다.


이재영 목사는 당시 손목사가 고신파 그룹을 향해 “우리가 감옥에 있을 때 교회를 돌본 사람이 그들이었으며 또 우리는 육체적으로 고통을 당했지만 그들(신사참배자)은 신앙적으로 괴로워했음이 확실하다”며 “서로를 정죄하지 말고 서로 용서해서 하나되는 일이 중요하다”고 설파했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마지막으로 “친일파든 친공파든 그들은 죽지못해 그같이 내키지 않은 일을 했을 것”이라며 “지금에 와서 쉽게 정죄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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