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주도권을 갖는 공동체로 회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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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주도권을 갖는 공동체로 회복을"
  • 윤영호
  • 승인 2005.01.2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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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상화목사 (교회갱신협 사무총장)

 

특별기고 : 쓰나미가 주는 교훈



영적공동체의 책임의식  

지난 연말에 있었던 동서남 아시아를 덮친 지진해일이 신년벽두부터 전 세계를 혼돈과 충격 속에 허우적거리게 만들고 있다. 사실 사건이 사건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전문가들의 다각적인 분석이 언론을 통해 뒤따르고 있다. 쏟아져 나오는 보도들과 자료들을 점검하면서 금번에 일어난 지진해일을 앞에 놓고 살아있는 자들이 가져야 할 교훈이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첫째는 경보(경고)시스템 교훈이다.

금번 대참사의 직접적 원인은 무엇보다 진도 9.0을 넘은 대지진 탓이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금번 지진은 1995년에 발생한 진도 6.9의 일본 고베 대지진보다 약1,600배 정도 많은 에너지를 가졌다고 한다.

미국지질조사연구소의 관측결과에 의하면, 수마트라섬이 수십미터나 이동했다고 하니 수년에 겨우 몇 cm 정도 이동하는 통상적인 지각변동을 감안할 때 그 충격이 어느 정도일지 가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분석을 면밀히 보면 지각대변동으로 인해 피해가 무지막지하게 커졌지만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경보(경고)시스템과 직접적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금번에 지진해일로 인해 집중적 피해를 입은 인도양 주변의 국가들은 경제적으로 낙후한 국가가 많고, 또한 인도양이 그동안 지진이 자주 발생하지 않은 지역이었기 때문에 지진에 대한 충분한 예측과 경보(고)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지진이 일어나고 짧은 시간이지만 최소한의 분석과 예측, 그리고 경보(고)의 체계적인 과정만 있었더라도 인명피해는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이야기였다.


실제로 영국의 한 초등학생이 지리시간에 배운 지진해일 지식을 태국 푸켓의 한 해변에서 실천에 옮겨 가족과 관광객 100여 명을 살렸다는 언론의 보도가 경보시스템의 중요성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참사는 ‘천재(天災)라기 보다는 인재(人災)’라는 평가가 그렇게 틀리지 않다는 생각이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우리가 소속해 있는 공동체의 경보(고)시스템은 낙후되지 않았는가를 반성해 보고, 특별히 경보(고)시스템에 민감해야 할 이들이 과연 여러 가지 도전 앞에 적절히 ‘경고의 나팔’을 울리고 있는가를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는 것이다.



둘째는 도덕성을 가진 공동체가 주도권을 갖는다는 교훈이다.

금번에 일어난 지진해일 피해에 대해 세계 각국이 전례없이 구호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을 본다. 유엔의 쓰나미 구호활동을 총괄하고 있는 얀 에겔란트 인도지원 담당 사무차장은 세계 각국의 구호기금 동참상황을 보면서 “전례없는 방법으로 세계가 하나가 되고 있다”고 말했었다.


아마도 이것은 각 나라가 인도적 차원과 더불어 도덕적 주도권을 가지고 세계시민사회를 위해 봉사할 때 자국의 이미지가 올라간다는 판단에 의한 것으로 짐작된다. 과거에는 군사력이라는 물리적 힘을 가진 국가가 세계의 주도권을 가졌지만 새로운 세기에 진입한 이후 도덕성을 가진 공동체가 주도권을 가지게 된다는 사실을 각성한 것으로 보이는 징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사실을 보면서 우리가 속해 있는 공동체는 과연 도덕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가를 속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특별히 영적 공동체인 교회가 우리 사회에 도덕적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는가를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쓰나미’가 발생하고 꽤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가공할 만한 지진해일의 공포로부터 전 세계가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금번에 일어난 지진해일과 그 후의 상황을 통해 살아남은 자들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매우 크다고 본다.


그래서 지진해일이 지구촌 전체를 뒤흔든 지난 1월의 첫 두 주간을 보내면서 영적 공동체인 교회가 그 어느 공동체보다 시대적 상황 앞에 가장 예민하게 깨어있어 경보시스템을 발동함은 물론 도덕적 주도권을 가진 공동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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