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믿음으로 ‘중독’서 회복된 다음세대 ‘미디어 선교사’ 되길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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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믿음으로 ‘중독’서 회복된 다음세대 ‘미디어 선교사’ 되길 소망”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4.05.28 1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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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 죽음에서 생명으로 (16) 미디어 중독, 최고의 백신은 ‘복음’(하)

성일교회, 미디어에 중독된 아이들 ‘국토순례’로 치유사역
다음세대콘텐츠연구소, 콘텐츠의 올바른 ‘소비·생산’ 교육
믿음으로 ‘회복’된 아이들 ‘영적 정체성’ 되찾고 비전 품어

오늘날 미디어는 그 어느 곳보다 치열한 영적 전쟁터. 온갖 유해 콘텐츠가 난무하는 온라인 공간에서 몸과 마음을 빼앗긴 아이들이 중독에 빠지는 건 한순간. 갈수록 저연령층으로 확대되는 사안의 심각성을 깨달은 정부는 현재 5차 스마트폰·인터넷 과의존 예방 및 해소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법과 제도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심하면 영혼까지 피폐하게 만드는 미디어 과의존 문제를 극복하려는 책임에선 교계도 자유로울 수 없다. 자라나는 새싹들이 하나님의 자녀로서 건강한 자아를 형성하고 꿈과 비전을 가진 세대로 길러낼 의무가 있기 때문. 더욱이 자극적인 미디어에 영과 육을 지배당한 아이들에게, 따뜻한 신앙 공동체와 목회적 돌봄은 회복으로 향하는 최고의 백신이다.

그런데 미디어 중독으로부터 다음세대를 지키는 일에 사명을 안고 뛰어든 믿음의 행보들이 포착돼 반가움을 더한다. 20여년간 상담 등 치유 사역과 예방 활동을 펼쳐온 목회자부터 복음 안에서 미디어의 창조적 활용을 교육하는 크리스천까지. 아이들의 희망적인 변화를 바라보며, 열정적으로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에게서 우리의 역할과 과제를 모색해 봤다.

미디어 중독은 영적인 문제
교회가 치유 사역에 나선다


다음세대 전도에 최대 위협은 이방종교도 이단·사이비 단체도 아닌, 바로 스마트폰 중독입니다. 36524시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손에 쥔 스마트폰은 자칫 하나님과의 관계는 물론 인생을 망칠 수도 있습니다. 미디어 중독에 빠진 아이들에 대한 교회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청됩니다.”


2006년부터 인터넷·미디어 중독 예방 및 상담 활동을 벌여온 성일교회 김망규 목사는 다년간 경험을 토대로 이렇게 당부했다. 정부 공공기관인 한국정보화진흥원 전문강사를 시작으로 그는 미디어에 중독된 학생들의 개인·집단 상담 가정방문 예방교육 등을 활발히 전개해왔다.

2018년에는 한국교회인터넷중독연구소를 설립해 힐링캠프 학술연구 전문가 양성 등에도 힘 쏟고 있다. 현재 담임으로 시무하는 성일교회도 상담과 교육으로 김 목사의 사역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교회에는 미디어 중독의 늪에 빠진 이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그동안 인터넷·스마트폰 중독으로 당사자와 가정이 무너지는 사례를 수없이 목격했다는 그는 목회자와 성도들마저 자녀의 미디어 중독 문제로 상당한 어려움에 처했는데 정작 한국교회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공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영혼까지 병드는 중독은 분명 영적인 문제. 궁극적인 회복은 복음영성을 통해 가능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무엇보다 미디어 중독은 당사자 뿐 아니라 가족마저 무너뜨리는 만큼, 김 목사는 부모 상담을 병행한다. 그는 내담자 중에는 초등학생도 무척 많다. 아이들의 의지만으로 극복하기엔 역부족이란 의미이라며 그래서 부모의 노력은 필수다. 자녀의 문제가 가정 내 갈등에서 비롯된다는 인식을 전제로 할 때, 비로소 부모는 아이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상황을 인정하고 잘못을 고칠 각오를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성일교회는 해마다 미디어에 중독된 아이들을 대상으로 국토순례도 열어왔다. 김 목사는 봉고차 한두 대에 아이들과 몸을 싣고 일주일간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자연 속에서 쉼을 누렸다. 아이들과 매일 살을 부대끼고 생활하면서 믿음과 신앙에 대한 이야기도 자유롭게 오간다. 스마트폰보다 더 넓은 세계가 있음을 깨달은 아이들은 서서히 마음을 열어간다.

김 목사는 당장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한다고 될 게 아니라 건전한 대체제를 마련해 줘야 한다. 교회가 즐거운 놀이터가 돼 주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멀리한다. 교회가 공간을 개방하고 다양한 놀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간접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아이들 사이에선 회복이 일어났다. 몇 달째 등교도 거부하고 PC방을 전전했던 한 아이는 국토순례 후 완전히 변화돼 친구들을 데리고 교회에 출석했다. 최하위권 성적의 학생이 중독의 아픔을 딛고 반에서 우등생이 된 일화는 유명하다. 주님의 품으로 돌아온 자녀를 보면서 기독교에 호의를 갖게 된 논크리스천 부모들도 있었다.

김 목사는 대부분 미디어 과의존 증상 초기에 빠르게 개입하면 호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무엇보다 기존에 신앙이 있거나 예수님을 믿고 구원에 확신이 가진 친구들은 일상으로 복귀가 훨씬 수월하다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체험할 때 온전한 회복이 일어난다. 그렇기에 교회가 더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뛰어들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그 일환으로 교단이 신학교나 주일학교 공과에 관련 과목을 개설하거나 총회나 노회 차원에서 중독 전문가를 양성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교회들도 내부에 상담실을 마련하거나 전공자 혹은 관심 있는 교인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펼치는 방식으로 동참할 수 있다.

미디어 과의존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섬기는 일에 교회가 최고의 적임자라는 김 목사는 신앙 공동체는 이웃을 보듬고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이다. 만약 교회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경우라도 지역 전문 기관들과 연결해 줄 수 있다교회와 노회, 총회가 다음세대의 영적 생명을 살리는 일에 힘을 합쳐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일교회에서 국토순례를 떠난 아이들이 스케치북에 각자 자신의 꿈을 적어 든 모습.
성일교회 김망규 목사는 미디어 중독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과 국토순례를 떠나며 회복을 도모한다.
성일교회 김망규 목사는 미디어 중독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과 국토순례를 떠나며 회복을 도모한다.

미디어는 치열한 영적전쟁터
복음 안 창조적 활용 필요해


미디어 중독의 원인은 무조건 많이 봐서가 아니라 잘못 사용하는 데서 가장 크게 기인합니다. 이제 미디어의 단절보다 선용의 시대, 다음세대가 복음 안에서 콘텐츠를 창조적으로 활용할 능력을 키우는 일이 급선무입니다. 세상에 맞설 영성과 전문성을 겸비해야 합니다.”

다음세대콘텐츠연구소 웨이커스(Waykers) 박성호 소장은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건강한 기독교적 가치관을 세우고 올바른 분별소비그리고 생산까지 아우르는 진정한 미디어 리터러시가 절실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2007
년 출발한 다음세대콘텐츠연구소는 디지털 네이티브로 살아가는 오늘날 아이들이 성경적 세계관으로 미디어를 소비하고 생산할 수 있게 교육할 목적으로 세워졌다. 강의 이외에도 1인미디어, 영화, 웹툰 등 다양한 장르의 기독교 콘텐츠를 제작해 출품하는 크리스천 청소년 유튜브 영상 대전영상 캠프등을 꾸준히 개최하고 장학금을 전달해왔다.

그가 영상문화 사역자이자 다음세대를 살리는 미디어 선교사로 나선 까닭은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작금의 문화적 환경으로부터 아이들을 건강하게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영상 한 편이 영혼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는 박 소장은 바야흐로 가치관과 정체성의 전쟁이다. 반기독교적 사상이 콘텐츠에 만연하면서 아이들이 꿈을 상실하고 있다. 오죽하면 초등학생 사이에서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같은 비관적 신조어가 유행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미디어로 사람을 살린다는 건 어떤 뜻일까. 이 물음에 박 소장은 콘텐츠에 복음의 메시지를 담아내는 것이라며, 특히 도구로써 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교회가 직면한 중대한 과제라고 답했다.

박 소장이 다음세대콘텐츠연구소를 통해 매년 청소년 영상 문화 리더십 캠프: 드리머(Dreamer)’를 진행해온 연유도 이 때문이다. 현업에서 활약 중인 전문가들을 초청한 가운데, 캠프는 미디어 중독 예방교육뿐만 아니라 영상 제작과 코딩 등 실무교육을 제공한다.

하지만 캠프가 미디어 제작에만 중점을 두는 건 아니다. 다음세대가 하나님의 자녀로서 잃어버린 영적 정체성을 되찾고, 다시 비전을 품은 예배자로 바로 설 수 있도록 뜨거운 말씀과 기도로 나아가는 부흥집회와 더불어 진로특강도 마련된다.

덕분에 캠프에선 스스로 중독이었음을 인지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자녀로 거듭남을 결단한 아이들의 귀한 간증이 쏟아진다.

박 소장은 학부모들도 간혹 우리 아이들이 영상을 만들 능력이 될까? 집중은 할까? 잠만 자고 오는 건 아닐까예단하지만, 이는 큰 오해다. 사실 아이들도 본인이 중독임을 알고 있지만 의지가 약하고 방법을 몰라 헤어나오지 못할 뿐이라며 선한 콘텐츠를 제작해 보면서, 아이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즐겁고 행복해한다고 귀띔했다.

미디어도 결국 영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도구라는 박 소장은 미디어의 순기능에 집중한 미디어 감수성이 높아지면, 진리의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들을 향해 마음이 열리고 중독에 맞서 싸울 힘이 생긴다. 아이들을 콘텐츠로 복음을 전하는 미디어 선교사로 세우는 일에 한국교회가 소명을 갖고 참여해 달라고 바랐다

다음세대콘텐츠연구소 웨이커스가 주최한 영상 캠프에서 아이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4차 산업시대 다음세대는 콘텐츠를 올바르게 소비하고 생산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이 요구된다. 사진은 다음세대콘텐츠연구소 웨이커스가 개최한 영상 캠프 '드리머'의 모습.
다음세대콘텐츠연구소 영상 캠프 '드리머'에서 아이들이 예배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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