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보는 것이 곧 영성…‘미디어’로부터 다음세대를 지켜라!”
상태바
[연중기획] “보는 것이 곧 영성…‘미디어’로부터 다음세대를 지켜라!”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4.05.13 19: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죽음에서 생명으로 (14) 다음세대 ‘영적생명’ 위협하는 ‘미디어 과의존’ (상)

영유아부터 스마트폰 노출…미디어 과의존 저연령화 추세
유아동의 정상적 발달 저해하고, 영혼 위협하는 ‘영적문제’
해외는 엄격한 법적 규제…가정·사회·교회 ‘공동대응’ 필요
오늘날 ‘잘파 세대’로 불리는 다음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 대중화로 완전한 디지털 세상을 경험한다. 이들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 가정과 교회 사회의 공동 노력이 요청된다.

이제 밥 먹었으니까 유튜브 조금 더 봐도 되지?” 어머니 A씨는 매 끼니를 볼모로 스마트폰을 손에 넣으려는 7살 자녀와 하루에도 몇 번씩 실랑이를 벌인다. 그는 아기 때부터 울거나 떼를 쓰면 어쩔 수 없이 핸드폰을 쥐여준 게 화근인 것 같다. 내년 초등학교 입학 선물로 개인 폰을 사달라고 조르는데 어떡할지 고민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바야흐로 집집마다 스마트폰 전쟁이다. 일찍이 영유아 시기부터 미디어에 노출된 요즘 아이들은 불과 초등학생만 돼도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달고 사는 형국이다. 유해한 콘텐츠에 몸과 마음은 물론 영혼까지 피폐해지는 건 한순간. 심각할 경우 가족 모두를 파멸로 몰아넣는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인한 미디어 과의존을 자녀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더군다나 미성숙한 어린이들이 이 문제를 스스로 이겨낼 힘은 역부족이다. 가정은 물론 우리 사회와 교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미디어 중독으로부터 자녀들을 건강하게 지켜낼 방안을 모색할 때다.

디지털 원주민 세상 도래 
어릴적 미디어 노출 심각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폰 보급률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은 오늘날 잘파(Zalpha)세대라는 신인류를 마주하고 있다. 잘파세대로 불리는 지금의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인공지능이나 메타버스 같은 최첨단 기술을 익히고 스마트폰 대중화로 완전한 디지털 세상을 경험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최근 발표한 <2023 어린이 미디어 이용 조사>는 실제로 미디어를 처음 접하는 연령대가 영유아로 확 줄어든 현상을 입증한다.


3~9세 어린이와 보호자 2,675명을 설문한 결과 어린이의 57.7%24개월 이전에 TV를 시청하기 시작했다. 두 돌도 안 돼 스마트폰을 쓴 어린이는 29.9%에 달했다.

, 3~4세 어린이의 스마트폰 이용 시간은 하루 평균 약 3시간으로 세계보건기구가 만 2세 미만 아동이 전자기기 화면에 노출되지 않도록 권고한 것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덩달아 미디어 과의존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유아동의 미디어 사용에 가속이 붙으면서 인터넷·게임·유튜브·SNS 등에 빠지는 미디어 과의존현상이 저연령대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여기서 과의존이란 강박적 사용과 내성, 그리고 금단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장애가 유발되는 상태를 뜻한다.

과거 중고등학생 등 청소년 문제로만 인식되던 미디어 과의존이 초등학생으로 확대되고 있음은 여성가족부의 <2022년 청소년 인터넷 스마트폰 이용습관> 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학령전환기에 있는 전국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 1273,020명을 설문한 결과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 빠져 과의존 위험이 있다고 진단받은 수는 235,687명으로 18.5%를 차지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위험군의 증가폭이 초등학생 사이에서 가장 컸다는 점이다. 초등학교 4학년 중 미디어 과의존 위험군이 2년 전보다 5,488(8.6%)이나 늘어난 것이다.

미디어 과의존의 저연령화추세를 파악한 여가부는 지난해 처음으로 초등학교 1학년도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그 결과 229,887명 중 16,699명이 사용에 지도가 필요한 관심군으로 드러났다. 결코 가볍게 넘길 수치가 아니다.


아이들 영혼은 위협받고
소중한 가정은 붕괴되고


스마트기기와 미디어 의존도가 높은 아이들이 겪는 폐해에 대해선 이미 방대한 연구 자료가 존재한다. 우선, 영유아 시기 과도한 스마트기기 접촉이 과학적으로 정상적인 신체·정서 발달을 저해하는 치명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자명한 사실이다.

어릴 때 형성된 습관이 유년기·청소년기·성인기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의 미디어 과의존은 건강한 자아정체성을 형성하는데 부정적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우울감과 폭력성,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줘 성장기 범죄 가담률을 높이는 주범이 된다고 꼬집는다. 미디어 과의존을 개인이 아닌 국가 차원의 사안으로 바라봐야 하는 까닭이다.

지난 20여년간 다음세대를 위해 미디어 중독 예방·상담 활동을 펼쳐온 한국교회인터넷중독연구소 소장 김망규 목사는 미디어 중독이 무서운 이유는 성중독·게임중독·사이버도박중독 등 다른 중독으로 발달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중독이 더 큰 중독을 낳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디어 중독은 당사자뿐 아니라 부모형제 등 한 가족이 붕괴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한 그는 중독은 온 식구를 망가뜨리는 가족병이다. 한창 뛰놀 시기에 학교도 가지 않고 몇 달씩 집에서 은둔하는 자녀들로 고통받는 부모들을 수없이 목격했다고 실태를 전했다.

이어 크리스천 가정도 예외가 아니다. 자녀의 미디어 중독으로 남몰래 속앓이를 하는 교회 중직자들도 많았다실례로 한 어머니는 살아서 지옥인데 죽어서 천국을 가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한탄할 정도였다. 미디어 과의존은 영혼을 위협하는 영적인 문제’”라고 진단했다.

오늘날 아이들이 보고 듣는 것이 곧 영성이라고 강조한 놀이미디어교육센터 권장희 소장도 미디어 과의존은 영적생명에 사망의 불씨를 지필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하나님은 모든 지킬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언 4:23)고 말씀하셨다. 마음은 성령님이 거하는 중요한 통로이기 때문이라며 이 마음을 지키는 열쇠는 우리 아이들이 보고 듣는 것에 달렸다. 특별히 4차 산업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미디어는 단지 오락이나 재미에 그치지 않고, 마음에 심겨 말과 행동 심지어 가치관을 변화시킨다. 미디어를 통해 자녀들이 보고 듣는 모든 것이 곧 영성임을 깨닫고,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독은 우리 모두의 책임
교회도 두 팔 걷어붙여야


해외에서는 미디어 과의존이 야기하는 해악을 예방하고자 정책적으로 적극 대처하고 있다. 프랑스는 2018년부터 3~15세 학생의 교내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3세 미만의 동영상 시청과 13세 미만의 스마트폰 사용 자체를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만 역시 2세 이하 영아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18세 이하 청소년이 스마트폰에 중독되면 보호자에게 벌금을 물린다. 이 밖에 미국·영국·중국도 학교 안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거나 이용 시간을 규제하는 법안을 도입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대책은 미흡한 실정이다. 현 정부가 5차 스마트폰·인터넷 과의존 예방 및 해소 기본계획’(2022~2024)을 발표했지만, 간판으로 내세운 부모교육은 인력이 턱없이 부족할뿐더러 영유아는 물론 아동·청소년에 대한 법적 규제 조항이 전무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사회적 합의를 통해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총신대학교 중독재활상담학과 조현섭 교수는 한국은 미디어 과의존을 여타 중독 유형에 비해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특히 이른 나이의 중독은 평생에 걸쳐 만성적으로 진행될 수 있고,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회복이 어려운 만큼 가정과 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우리 정부는 관계부처가 합동해 예방교육 부모교육 치유상담 전문가 양성 등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이 일에는 가정과 교회의 협력이 반드시 요청된다.

조 교수는 교회는 풍부한 인프라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사역에 참여할 수 있다부모가 현명한 미디어 중재자로서 올바른 기능을 수행하고, 자녀들은 하나님 안에서 치유를 얻고 미디어를 복음적·창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회가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특히 미디어 과의존이 하향 연령화되는 시점에서 교회는 사명감을 갖고 다음세대의 영과 육을 보호하는 사역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