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꿈이 익어가는 공간, 차별화된 교회 도서관 만들어요”
상태바
“아이들의 꿈이 익어가는 공간, 차별화된 교회 도서관 만들어요”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3.06.13 1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음세대를 위한 교회, 열린 도서관이 되다

다음세대를 위해서라면 과감한 투자도 마다하지 않는 교회가 있다. 미국 텍사스 게이트웨이(Gateway) 교회의 어린이 교육관은 디즈니랜드와 같은 분위기를 자랑한다. 다음세대 사역에 집중한 게이트교회는 단기간에 급성장을 이뤘다. 미국의 성장하는 교회의 특징 중 하나가 이같이 미래 교회의 리더가 될 어린이 사역에 과감한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다음세대가 교회를 떠나는 시대, 교회의 공간을 활용해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두 번째로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 교회’를 제안한다.

남현교회는 다음세대와 지역사회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꿈익는책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남현교회는 다음세대와 지역사회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꿈익는책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남현교회 열린 도서관 ‘꿈익는책마을’

“무엇보다 아이들이 오고 싶은 교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코로나 시국에 모든 일상이 멈춘듯했지만, 대형 쇼핑몰의 인기는 수그러들지 않고 더욱 커졌습니다. 그곳에선 먹거리와 놀거리, 쉴거리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죠. 이처럼 교회도 예배만 드리는 공간이 아니라 아이들이 마음껏 책을 읽고 쉬며 꿈을 꿀 수 있는 공간이 되길 기대합니다.”

서울 동작구 남현교회(담임:장태진 목사) ‘꿈익는책마을’은 말 그대로 다음세대 아이들의 꿈이 익어가는 공간이다. 7호선 상도역 1번 출구에서 언덕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밀집한 아파트 사이로 남현교회가 운영하는 비전센터 내에 있는 열린 도서관, ‘꿈익는책마을’에 당도한다.

남현교회는 다음세대와 지역사회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꿈익는책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남현교회는 다음세대와 지역사회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꿈익는책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도서관 입구에 들어서자 환한 LED 조명 아래로 정돈된 책장에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비치된 모습이 눈에 띈다. 1층은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2층은 아이와 함께 방문한 어른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아이들이 마음껏 눕고 활동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형형색색의 푹신한 매트가 깔린 바닥과 아지트처럼 홀로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개별 공간이 시선을 끈다. 서적의 종류도 여느 지역도서관 못지않게 다양하다. 신앙 서적을 포함해 △아동문학 △아동과학 △아동역사 △아동사회 △아동예술 △외국어 등 8천여 권의 책이 총 130여평(430㎡)의 공간에 배치됐다.

남현교회는 지난 2019년 ‘꿈익는책마을’ 도서관을 다음세대와 지역사회 주민을 섬기기 위한 공간으로 설립했다. 하지만 얼마되지 않아 코로나 팬데믹이 덮쳤고 교회의 사회적 역할을 더욱 고민하게 됐다. 남현교회 장태진 목사는 “요즘 세상에는 아이들이 누릴 수 있는 놀이문화가 넘쳐난다. 하지만 교회가 거기에 뒤처진다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교회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건전한 기독교 문화 안에서 도서관다운 도서관을 만들자는 생각에 ‘꿈익는책마을’을 열게 됐다”고 전했다.

교회가 제공하는 문화가 세상 속 문화보다 월등히 낫거나 특별한 차별성이 없다면, 사람들의 발걸음을 교회로 돌리기 쉽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다. 특히 교회의 ‘공간’이 지역사회 주민 누구나 와서 책을 보며 쉴 수 있고, 꿈을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되길 기도했다. 도서관 운영의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별도의 지자체 지원 없이 교회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장 목사는 “처음 도서관을 연다고 하니 지역의 구청과 공립도서관에서 책을 기증한다는 의사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더욱 오고 싶은 공간이자 책을 읽고 싶은 분위기를 만들어주자는 생각에 전부 새 책으로 구입했다. 특별히 ‘꿈익는책마을 1인 1도서 헌금’이라는 목적헌금을 통해 남현교회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도서 구입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전했다.

단순히 교회 일부 공간에 많은 책과 의자와 책상을 들여놓고 ‘어린이 도서관’이라는 푯말을 다는 것으로 도서관의 역할을 다했다는 안일한 생각이었다면 시작도 하지 않았다. 책 선정에 있어서도 교회 교인들 중에서 논술지도사와 국어교사, 교역자 등을 중심으로 9인의 도서선정위원회를 구성해 까다롭게 분야별 책을 선정한다. 여기에는 신앙 서적뿐 아니라 기독교 세계관 안에서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일반분야의 서적도 포함된다.

장 목사는 “아이들이 기독교적 가치관 안에서 세상을 보는 눈을 열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을 선정하고 있다”면서 “인쇄물의 홍수 시대에 좋은 책을 통해 아이들이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을 키워주는 공간으로 쓰임받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바람을 전했다.

남현교회 장태진 담임목사는 기존 교회 도서관과 차별화된 공간을 꿈꾸며, ‘꿈익는 책마을’을 설립했다.
남현교회 장태진 담임목사는 기존 교회 도서관과 차별화된 공간을 꿈꾸며, ‘꿈익는 책마을’을 설립했다.

‘체험 프로그램’으로 다음세대 연결

어린이 도서관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체험 활동과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교회도 있다. 구미교회(담임:김대동 목사)는 지난 2004년 열린 도서관 ‘구미어린이 도서관’을 개관했다. 아이들에게는 책을 읽는 습관을 마련해주고, 다양한 문화프로그램과 체험활동을 통해 미래의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간이다. 부모에게는 육아와 자녀교육을 위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총 2만9천여권의 서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화~금요일(10~18시 운영)과 토요일(10~15시), 주일(10~14시)까지 문을 연다. 교인 및 지역주민을 위해 2주(14일)까지 대출 서비스를 제공한다.

도서관 내에서는 영유아 대상의 동화구연&만들기 프로그램 ‘이야기야 놀자’, ‘유아 영어미술’을 비롯해 초등학생 대상 ‘영어뮤지컬’과 ‘어린이극장’, ‘독서레이싱&파티’, ‘도서관학교’를 진행한다. 이밖에 테마별 체험활동으로 ‘도서관에서의 하룻밤’, ‘작가와의 만남’ 등도 진행하고 있다.

‘꿈나래 어린이도서관’은 인천제2교회(담임:노원석 목사)가 지난 2010년 개관한 인천 중구 최초의 작은 도서관이다. 어린이들은 책을 통해 꿈의 나래를 펼치고, 지역주민은 책과 사람들을 만나며 삶의 여유와 휴식을 얻을 수 있는 행복한 책 문화공간이다.

총 1만4천권이 넘는 장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주 화요일~일요일(11~17시) 문을 열며, 월요일 및 법정 공휴일은 휴관한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인형극단 동아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상설 프로그램으로는 △엄마가 읽어주는 동화책 △주말영화 상영 △도서관 견학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특별 프로그램으로는 △그림책 작가와의 만남 △English Story-telling △신나는 책읽기 ‘나는 독서왕’ △인형극으로 만나는 책세상 등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