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마음껏 뛰노는 교회 키즈카페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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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마음껏 뛰노는 교회 키즈카페로 오세요”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3.06.05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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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세대를 위한 교회, 놀이터가 되다

다음세대를 위해서라면 과감한 투자도 마다하지 않는 교회가 있다. 미국 텍사스 게이트웨이(Gateway) 교회의 어린이 교육관은 디즈니랜드와 같은 분위기를 자랑한다. 다음세대 사역에 집중한 게이트교회는 단기간에 급성장을 이뤘다. 미국의 성장하는 교회의 특징 중 하나가 이같이 미래 교회의 리더가 될 어린이 사역에 과감한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다음세대가 교회를 떠나는 시대, 교회의 공간을 활용해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첫 번째로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 교회’를 제안한다.

수원동부교회(담임:임재흥 목사)는 지난해 교회 주차장 일부를 아이들을 위한 실외 놀이터로 탈바꿈했다. 놀이터는 교회 건물의 영아부실과 유치부실 입구와도 바로 연결돼 언제든 아이들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놀이터 옆 어린이도서관은 다음세대 아이들의 상상력과 꿈을 키워주는 공간이다.

임재흥 목사는 “교회 건축으로 재정의 여력이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이 행복한 교회로 다음세대를 위해 교회 공간을 활용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교회의 비어있는 공간을 다음세대의 눈높이에 맞는 문화공간으로 활용해본다면 어떨까. 

수원동부교회는 지난해 교회 주차장 한편에 아이들을 위한 실외 놀이터를 설치했다.
수원동부교회는 지난해 교회 주차장 한편에 아이들을 위한 실외 놀이터를 설치했다.

지역사회의 다음세대 섬김 사역을 고민하고 있는 교회가 있다면 서울시 ‘엄마아빠 프로젝트’ 돌봄 프로그램 중 하나로 시행되고 있는 ‘서울형 키즈카페’를 제안한다. 서울시는 모든 아이들의 놀 권리 보장을 위해 지역사회 내 유휴공간을 ‘공공형 실내놀이터’로 발굴해 2026년까지 400개소의 키즈카페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서울형 키즈카페’를 위해 아파트나 종교시설, 폐원 어린이집 등이 무상으로 공간을 제공하면 기존 시설 리모델링에는 최대 12억원, 신·증축에는 최대 24억원까지 설치비를 지원한다. 놀이시설이 부족한 기존 돌봄시설을 키즈카페로 전환하면 설치비 20%를 추가 지원하며, 운영비도 별도로 지급할 예정이다.

키즈카페 공간은 지상 1~4층에 150㎡ 이상을 확보해야 하며, 0~9세 아동(영유아, 초등학교 저학년)이 대상이다. 단 채광이나 환기에 문제가 없다면 지하·반지하 공간도 가능하다.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10년간 공간을 무상 임대해야 한다.

CTS기독교TV 다음세대운동본부는 지난 9월 서울시에, 종교시설의 유휴공간을 활용한다면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종교기관의 참여를 제안했다. 교회는 층간소음이나 미세먼지 걱정 없이 아이들이 뛰놀 수 있고, 주중에 공간이 비어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 과정에서 일반 단체는 일요일을 포함해 주 6일 운영을 해야 하지만, 자치구와의 협약 아래 교회는 주일인 일요일일 제외한 주6일(월~토)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용료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는 것도 큰 특징이다. 비용은 2시간 이용료 3천원과 놀이 돌봄비 2천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기존 실내놀이터가 정형화된 놀이시설이 대부분이라면, ‘서울형 키즈카페’는 자기주도적 놀이기구를 제안한다. 오감체험형 방식이나 오브제 게임형, 기구 체험형, 어드벤처형 방식의 놀이감을 통해 아이들이 창조적으로 놀 수 있도록 돕는다.

사진은 ‘서울형 키즈카페’가 설치된 광진구 중곡3동점. (사진:서울시 제공)
사진은 ‘서울형 키즈카페’가 설치된 광진구 중곡3동점. (사진:서울시 제공)

최근 서울시가 진행한 ‘서울형 키즈카페’ 공간 심의과정을 통해 총 9곳의 교회가 선정됐으며, 이중 양천구 신월동교회와 성북구 하늘이음교회 2곳이 최종 결정됐다. 신월동교회는 교회의 유아부실과 유초등부 예배실 90여평(287㎡)을 키즈카페를 위해 무상임대하기로 신청했다.

신월동교회 고신원 목사는 “교회는 부흥을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명을 위해 존재한다는 목회철학을 바탕으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지역주민의 필요를 채우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이렇게 지역사회를 섬길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신월동교회는 현재 지역사회를 섬기기 위해 지역아동센터(초·중·고등부) 2개, 노인복지시설 2곳을 운영하고 있다. 마침 어린이집이 코로나 시기 폐원하면서 다음세대 섬김 사역을 고민하던 차에 자원함으로 신청했다.

고 목사는 “신월동교회가 있는 양천구는 50년 전 철거민촌이었던 곳으로 서울 내에서도 낙후된 지역이다. 이곳에서 가난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서는 다음세대 교육이 필수적”이라면서 “교회가 지역사회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 배움의 선순환을 일으키고 싶다”고 전했다.

교사들도 여름성경학교를 비롯한 절기 행사에는 기도실을 비롯한 다른 여유공간을 활용하는 것으로 뜻을 절충했다. 고 목사는 “무엇보다 교회 내 키즈카페가 부모들이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신뢰할만한 공간으로 자리 잡고, 교회가 지역을 위해 꼭 필요한 기관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신월동교회는 교회의 유아부실과 유초등부 예배실 90여평(287㎡)을 키즈카페를 위해 무상임대하기로 신청했다.
신월동교회는 교회의 유아부실과 유초등부 예배실 90여평(287㎡)을 키즈카페를 위해 무상임대하기로 신청했다.

CTS 다음세대본부는 서울형 키즈카페 및 교회형 영유아돌봄 사업설명회를 개최하고 교회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 사업설명회에는 27개 교회가 참석했으며, 다음세대 부흥의 구체적 전략을 한국교회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할 예정이다.

CTS 다음세대지원센터 정예용 과장은 “교회가 가진 돌봄 프로그램과 인적 자원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정부에서 채우기 힘든 틈새 돌봄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영유아기 돌봄공백을 교회가 메워준다면, 대한민국 저출생 극복을 위해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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