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심, 건강한 대화를 가로막는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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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심, 건강한 대화를 가로막는 감정
  • 신지영 교수
  • 승인 2023.04.2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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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 교수의 '하나님과 동행하는 부부생활과 자녀교육' ⑤
신지영 교수(백석대) / 대한심리상담센터장
신지영 교수(백석대) / 대한심리상담센터장

 

당신은 ‘바른 생활 타입’인가? 어떤 이는 자신이 어릴 때부터 바른 생활의 표본이라고 한다. 어릴 때부터 다른 형제와는 달리 자신은 부모님이 원하는 것을 먼저 알아차리고, 부모님이 혹시라도 서로 싸우게 되면 자신이 그분들의 마음을 풀어드리기 위해 마스코트 같은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착한 아이, 자신의 욕구를 잘 통제하고 올바르게 보이는 좋은 사람이라는 칭찬을 들으면서 살아간다. 그것이 적절할 때는 건강한 인격의 소유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 사람이 가정에서 영적인 학대, 정서적 학대, 성적인 학대를 경험하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바르게 생활하려고 한다는 것이 자신의 수치심을 커버하고 싶어서일 가능성이 있다. 그 수치심은 적절히 잘못했을 때 겪는 건강한 수치심이라기보다는, 자존감을 파괴하는, 자신의 마음에 결핍감과 고통을 수반하게 되며 감추려고 하게 되는 수치심이 되는 것이다. 그러한 수치심을 덮어버리기 위해 행동하는 바른 생활은 사실상 그에게 해로움이 될 수 있다.

이럴 때는 먼저 그가 경험했던 수치심의 사건들을 돌아보는 것이 먼저 필요하다. 부모에게서 들었던 말 중에 어떤 것이 자신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했는가? 형제·자매 관계에서는 어떠했는가? 당신을 사람들과의 관계로부터 떨어져 나가게 하고, 버림받았다는 생각이 들게 하고, 우울감을 느끼게 했던 일들은 어떤 것인가? 자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처벌을 받게 되고, 그에 대해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했던 시간들은 어떠한가?

어떤 이는 “너는 네 아버지와 똑같고, 나를 닮지 않았어”, “너는 어쩜 하는 게 다 그 모양이니?”, “너를 낳지 않아야 했는데”, “너 때문에 못 살겠다” 등등의 말을 듣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한다. 자신의 존재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졌다고들 하지만 그 말이 그에게는 공허한 소리일 뿐이게 된다.

그럴 때, 우리는 그 어두움의 영역 안으로 자신을 용기를 가지고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그 부끄러웠던 순간 앞에 서야 한다. 그리고 그때의 무력했고, 어찌할 수 없었던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라. 그리고 그에게 지금의 당신이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용기와 회복의 말들을 해주라. 혹은 정말 당신의 하나님이라면 이런 나에게 어떤 사랑의 말로, 치유의 몸짓으로 다가오실지 기다려보라.

수치심을 가리기 위해 그동안 얼마나 많은 것을 해왔는지 점검하자. 그냥 나로서 존재해도 괜찮다는 것을 알자. 오늘은 당신 스스로를 받아들여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우리의 실수를 용서하시는 주님의 마음으로. 그러고 나면, 배우자에 대해서도 부끄러움에 기초해서 대화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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