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자들도 'WCC 입장차'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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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자들도 'WCC 입장차' 분명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0.10.1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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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학회, ‘WCC 어떻게 볼 것인가’ 가을학술대회 개최

오는 2013년 10월에 열리는 ‘WCC 제10차 부산총회’를 둘러싼 한국 교회 목회자 및 신학자들의 찬반논쟁이 교단적, 신학적으로 여전히 전혀 식지않고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개혁신학회가 지난 9일 총신대 종합관에서 ‘WCC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가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서철원 교수(총신대), 이상규 교수(고신대), 유태화 교수(백석대)가 발제자로 나서 △WCC 신학의 근본 문제 △한국 교회에서의 WCC △WCC의 사회참여, 구원의 통전성인가 사회복음인가 등을 주제로 발표했으며, 이형기 교수(장신대), 박응규 교수(아신대), 김광열 교수(총신대)가 논평자로 참여했다.

이날 WCC의 배경신학을 살펴 본 서철원 교수는 “WCC의 신학은 삼위일체 교리를 완전히 부정한 자유주의 신학이며, 하나님의 존재를 행동 혹은 사건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WCC 신학은 기독론의 교리를 완전히 부정했으며, 구원은 현 세상에서 인간답게 곧 억압받지 않고 자유롭게 자기의 삶을 사는 것이라는 ‘해방신학’ 일변도로 나갔을 뿐만 아니라 종교다원주의도 WCC의 근본신학이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논평자로 참여한 이형기 교수는 “WCC의 ‘신앙과 직제’ 운동의 신학전통에 비추어 볼 때 서 교수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특히 이 교수는 “WCC는 어떤 정치체제나 경제체제나 그 어떤 이념도 자기 자신과 동일시하지 않는다”며 “발제자는 ‘삶과 봉사’의 신학을 전혀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WCC의 사회참여가 단순한 혁명적 행동주의로 오해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1966년 제네바 ‘교회와 사회’가 부정과 부패 등 구조 악으로 인한 불가시적 폭력에 대해 불가피한 폭력을 허용했고, 1968년 웁살라 WCC가 ‘해방신학’을 일정 부분 수용한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교회에서의 WCC’를 주제로 발표한 이상규 교수는 “WCC는 한국에서의 에큐메니칼 운동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 특히 WCC의 기구와 정책은 1980년대 이후 한국에서의 대북관계와 통일운동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WCC는 한국에서의 신학, 특히 진보 신학, 종교다원주의 신학 형성에 영향을 줬다. 특히 뉴델리 총회 이후 발전된 타종교와의 대화, 타종교에 대한 새로운 인식은 종교다원주의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강조했다.

또한 “WCC는 1959년 한국 교회 분열의 주된 원인이었다. WCC는 교회를 연합하고자 하는 세계 교회 운동이라 하더라도 적어도 한국 교회에서는 교회분열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의 발제에 대해 논평한 박응규 교수는 “한국 장로교회 내의 갈등양상이 교권을 장악하려는 인사들과 미 북장로교 선교사들의 공정치 못한 개입과 일방적인 지원과 맞물리면서 WCC나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한 진지한 연구가 없이 분열로 이어진 것은 매우 애석한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런 점 때문에 WCC에 대한 인식과 논의가 매우 표면적이었고, WCC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점은 숙고해야 한다”며 “2013년 부산 총회를 앞두고 WCC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신학적 정체성을 바르게 인식하고 바른 태도를 정립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WCC의 사회참여’에 대해 발표한 유태화 교수는 “WCC는 초월성보다는 역사성으로, 개인보다는 구조적 죄로, 교회 안보다는 교회 밖으로의 편향성을 뚜렷하게 내보이며 사회참여를 추고하고 있는 것 같다”며 “결과적으로 WCC는 구원의 통전성이기보다는 사회복음이라는 국면으로 위험스럽게 내몰렸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는 김남준 목사(열린교회)가 개회예배 설교자로 나서 ‘신학함과 신학자’라는 제목으로 설교했으며,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 총장 피터 릴백(Peter A. Lillback) 박사도 ‘WCC:21세기 시작과 그레섬 메이첸의 기독교와 자유주의’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또한 학술대회를 마치고 정기총회를 개최한 개혁신학회는 신임회장으로 김근수 교수(칼빈대)를 선출했다. 부회장에는 김길성 교수(총신대), 김남준 목사(열린교회), 박응규 교수(아신대)가 각각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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