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약 중간사] 신약성경에 나타난 구약본문과 실제 구약본문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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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약 중간사] 신약성경에 나타난 구약본문과 실제 구약본문 사이의 차이
  • 김병국 교수
  • 승인 2023.07.1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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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국 교수의 신구약 중간사 이야기 (18)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이번에는 약간 어려운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독자들 중 신구약성경을 대조해 가며 자세하게 읽어보신 분들은 의문을 가진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뭐냐 하면 신약성경에 인용되어 있는 구약성경 구절과 실제 구약성경 구절이 왜 다르냐 하는 것입니다. 신약성경을 읽다가 그곳에서 구약의 구절이 인용된 것을 발견합니다. 관주성경에는 구약의 책 이름과 장절이 있기 때문에 구약성경의 해당 장절을 찾아갑니다. 그런데 그곳에 가 보면 어떤 때는 문자 그대로 똑같은 구절이 있지만 어떤 때는 거의 비슷하기는 하지만 약간 차이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주 크게 보면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경우는 신약을 기록한 분들이 아주 완벽한 문자적 인용에는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경우입니다. 신약의 해당 문맥에 맞는 중요한 부분만 추려서 인용한 경우입니다. 이 경우 구약 구절 전체를 문자적으로 모두 신약에 가져오지는 않은 것을 보게 됩니다.
두 번째 경우는 사본상의 차이에 의한 것입니다. 성경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학자들이 사본(manuscript)이라고 부르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손으로 베낀 성경을 말합니다. 지금처럼 인쇄기나 복사기가 없던 시절에는 책을 손으로 베껴서 읽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눈으로 읽고 손으로 베껴서 복사본을 만들다 보면 조금씩 차이가 생기게 됩니다. 그런데 차이가 생긴 책을 또 다른 사람이 그대로 베끼게 되면 어떤 일정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가진 성경책은 비슷한 특징들을 가지게 됩니다. 성경의 경우에는 아주 사소한 차이들이 나타나는 정도지만 하여튼 지역마다 사본들이 나름대로의 특성을 보이게 됩니다.

칠십인경이 번역될 당시부터 주후 1세기까지 히브리어 성경의 사본에는 대략 세 종류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알렉산드리아 사본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칠십인경의 모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둘째는 사마리아 사본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사마리아 사람들이 보존하고 있던 것으로서 모세오경만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바벨론 포로기 동안 보존해 오다가 귀환 때 가지고 온 것으로 바벨론 사본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칠십인경은 알렉산드리아에서 번역되었고 따라서 자연스럽게 이 세 종류의 사본들 중 알렉산드리아 사본을 원본으로 하여 번역되었습니다. 칠십인경이 처음 나왔을 때 위의 ‘아리스테아스의 편지’ 인용문에서 보는 것처럼 대부분의 유대인들은 그것을 반겼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기독교가 부흥한 이후에는 사정이 바뀌었습니다. 유대인들이 70인경을 싫어하게 된 것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왜 자신들이 좋아하던 성경 번역본을 싫어하게 되었을까요? 왜냐하면 기독교인들이 예수님이 메시야이심을 증명하기 위해 70인경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70인경을 사랑하게 되자 유대인들은 70인경은 기독교인들의 성경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백석대·신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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