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복음화의 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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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복음화의 초석
  • 최순호 장로(원천교회)
  • 승인 2023.06.20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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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함께하는 행복한 성지순례 ⑩

전남 동부지역 복음화의 거점을 찾다(3)

한국에서 지역별 최고 기독교 복음화 비율을 자랑하는 전남 동부지역의 중심은 순천-광양-여수다. 그 가운데 순천은 핵이다. 전라도 지역 선교를 담당했던 미국 남장로회 선교부는 1913년 순천에 선교지부를 개설했다. 순천 선교의 둥지는 순천 매곡리 일대에 구축됐다. 프레스톤, 코잇, 프래트 등이 순천선교지회 개척선교사가 됐다. 당시 매곡동은 가난한 집안의 아이들을 매장하던 곳이었다. 아이들의 무덤이었던 곳이 복음의 전진기지로 탈바꿈한 것이다. 

순천지역 첫 교회인 순천중앙교회가 매곡동에 자리 잡았다. 한국 최초 장로교 7인 목사 가운데 한 분인 이기풍 목사가 3대 목사로, 독립운동가인 박융희 목사가 7대 목사로 섬겼다. 교회 앞마당에는 교회 설립 백주년을 기념해 세워진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다.

무지개빛으로 모자이크한 십자가 모형인 조형물에는 초대 당회장인 존 프레스톤 선교사(한국명 변요한, 1875~1975)와 교회의 최초 모습과 현재까지의 교회 역사를 상징화한 원탁호의 사건을 부조로 새겨 넣었다. 중앙교회를 지나 언덕길을 올라가면 좌측에 순천기독진료소가 보인다. 프레스톤이 현지인 교회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한 보통성경학교 건물로 1925년 무렵 세워졌다. 

1960년 유진 벨의 외손주, 휴 린튼(Hugh Linton)과 아내가 결핵 환자들을 위한 기독진료소를 이곳에 개설해 요양원과 보호소를 함께 운영했다. 휴 린튼은 한남대학교를 설립한 윌리엄 린든의 셋째 아들로 부인과 함께 30년 이상 결핵 퇴치사업에 헌신했다. 진료소 앞마당에는 순천지역 교회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비석들이 세워져 있다. 특별히 원탁회의 기념비는 신사참배에 반대한 순천노회 목회자들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언덕길을 올라가다 보면 순천 매산중고등학교를 지난다. 1910년 4월 존 프레스톤과 코잇 선교사가 영어와 성경을 가르치는 것에서 시작 1911년 매곡동에 신축 교사를 설립했다. 가난한 학생들이 일하면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었던 산실이다. 학교 자체가 기독교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 안에는 매산관, 프레스톤 가옥, 로저스 가옥이 지금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돌담길을 따라 올라간 언덕길 정상에는 순천선교 100주년을 기념해 세워진 ‘순천시기독교역사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된 박물관에는 서적, 사진, 집기류 등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남녀를 구분한 초기 예배당을 재현해놓았다. 어머니는 어떻게 그 시절에 이곳을 선택해 신앙의 전진기지로 만들 생각을 했을까 하며 연신 감탄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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