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날’ 행사로 본 환경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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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날’ 행사로 본 환경선교
  • 승인 2004.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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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적 단계의 환경선교 “교회 성숙이 열쇠”

자연의 일부인 우리가 숨쉬고 밥 먹고 살 수 있는 건 하나님이 우리에게 잘 지키라고 맡겨주신 아름다운 지구라는 별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기독교와 환경은 잘 어울리는 단어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제34돌 지구의 날(4월 22일)을 맞아 ‘생명의 농업, 숨쉬는 지구’라는 주제로 열린 시민한마당 행사에 참석한 5천여명의 어린이들과 시민들은 도시 한복판에서 모를 심고 노래와 춤으로 환경의 소중함을 즐겼다.

특히 환경보존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시되는 시점에서 지구를 사랑하고 우리 주변의 환경을 보호하고자 대학로에 모인 환경단체들은 ‘차 없는 거리’, ‘지구의 날 기념식’, ‘자전거 대행진’ 등의 행사를 개최하여 위기에 직면한 지구환경문제를 시민들에게 알렸다.

또 환경단체들은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고온이상현상, 전지구적으로 겪는 심각한 물 부족 현상, 엘리뇨 현상으로 인한 가뭄과 홍수, 그리고 중국 대륙의 사막화로 인한 황사피해 및 오존층 파괴 등 지구환경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지구의 위기상황은 인류에게 직면한 환경재앙의 생생한 증거와 경고를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한국교회의 환경인식과 환경실천은 아직도 초보적인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권종호목사(감리교 환경선교위원장)가 환경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는 2백40개 교회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중 30% 교회만이 환경주일을 지키고 있을 정도로 아직도 환경선교가 미개척 선교분야로 자리잡고 있었다. 특히 대부분 교회들이 환경보전에 필요한 교역자나 성도들을 확보하지 못했거나, 교회에 환경전담부서(환경위원회, 환경절제부)를 설치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돼, 그동안 교회의 환경실천들이 일회적인 행사에 그치고 있음을 반증했다.

현재 일부 교회가 지키고 있는 환경실천은 ‘재생비누 만들기 보급(35.4%)’, ‘재생지 이용(17.9%)’, ‘분리수거(54.5%)’, ‘주방에서 합성세제 안 쓰기(11.3%)’, ‘유기농산물 직거래(22.9%)’, ‘알뜰시장(17.9%)’, ‘재활용센터 이용(16.6%)’, ‘환경주일지키기(30.8%)’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사회의 환경문제를 점검하고 기독교적 대안을 찾기 위해 지난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2004 한국교회 환경선교정책협의회’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여러 교회들이 성공사례를 발표했다. 그 중 한 교인인 평화의교회는 매주 12면의 주보를 발행하고 있으며 이중 한 면을 창조질서 보존을 위한 캠페인란으로 고정하여 매주 에코가족 프로그램을 비롯하여 창조질서 보존을 위한 실천방법을 안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우물가의교회 여선교회도 합성세제 안 쓰기, 샴푸 안 쓰기, 조미료 안 쓰기를 비롯하여 ‘아나바다’ 운동을 실천하고 있으며 이를 자극하기 위하여 1998년부터 매주 주보에 지구와 친해지는 생활방식을 위한 환경실천 프로그램을 싣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하조대 해수욕장에 위치한 현북교회(김승율목사)는 1993년 8월초 태풍이 지나간 후 계곡에서 쓸려 내려온 쓰레기로 크게 오염된 해수욕장을 보고 환경선교 활동의 필요성을 느낀 성도들과 지금까지 매년 여름환경선교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한국교회의 환경선교가 초보적인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이유로, 기독교 환경선교 관련 신학자들은 성숙보다 성장에 맞처진 교회부흥에 있다고 지적했다.

정보영목사(교회협 환경위원장)는 “우리들의 교회는 생기고, 성장하는 일에는 열심이었을 뿐 성숙의 단계에 올라서지를 못했다”면서 “정의 ·평화·창조의 보전을 지상의 과제로 삼아 창조세계를 살리고 우리 스스로를 살리는 일이야말로 교회를 성숙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송영락기자(ys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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