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사로 꽃피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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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사로 꽃피는 교회
  • 정성진 목사
  • 승인 2019.06.1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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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을 현대 학문에서는 ‘인사관리’라고 하고 교회에서는 ‘은사 배치’라고 합니다. 한비자는 ‘닭에게는 새벽을 알리게 하고 고양이에게는 쥐를 잡게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은사 배치를 잘 해야 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전국시대 제자백가의 한 사람인 양주가 왕에게 말했습니다.

“천하를 다스리는 것은 손바닥을 뒤집는 것만큼 쉽습니다.”

“선생은 자기 집조차 다스리지 못하고 논 몇 마지기도 가꾸지 못하면서 무슨 큰소리인가?”

“전하는 양치기 소년이 막대기 하나로 백 마리의 양을 다스리는 것을 못 보셨습니까? 그것은 요순 같은 성인도 못하는 일입니다. 큰 일을 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작은 일을 하거나 장사를 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계산을 잘 한다고 나라 경영을 잘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공자도 집안을 다스리지 못해 아내가 도망가지 않았습니까?”

이 말에 왕이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나를 못한다고 다른 것을 다 못하는 것이 아니며, 하나를 잘한다고 다른 것을 다 잘한다는 것도 아닙니다.

목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 중에 하나가 은사에 따라 교인들을 적당한 사역에 배치하는 것입니다. 20여 년 전 일산에 교회를 개척하게 되었습니다. 교인들이 모이면서 심방을 해 보니 남자들은 서울에 있는 직장을 다니고 있었고, 아내된 분들은 일산에서 외딴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여성들이 직장생활을 그렇게 많이 하지 않던 때라 더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살펴보니 이 분들이 학력이 높은 것입니다. 여러모로 능력이 있었습니다. 다들 대학을 나왔고 음악이나 미술을 전공하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외국에서 생활을 하다 와서 외국어 능력이 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이들이 사역을 할 수 있는 문화교실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교인들이 먼저는 자원봉사로 강사가 되었습니다. 강사를 모집하는데 많은 분들이 자원하였고, 무엇보다 제가 나서서 권하기도 했습니다. 무료하게 집에서 아이들을 보던 주부들이 자신의 전공을 살릴 수 있으니 좋아들 했습니다. 그렇게 문화교실이 시작되었는데 당시로서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렇게 거룩한빛광성교회의 문화교실은 이 지역의 명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200여 개의 강좌가 지역민들에게 공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은사를 개발하고 그에 따라 사역을 맡기는 것이 항상 쉬운 것은 아닙니다. 교회가 유연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실은 교회는 목회자 중심의 사역이 있습니다. 목회자가 중심이 되어서 교인들은 그냥 목회자가 시키는 일만 하는 경우입니다. 이때 교인들은 목회자의 사역에 대상일 뿐입니다. 그의 은사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또 연륜 중심의 사역이 있습니다. 교회에 나온 연륜에 따라서 사역이 배치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은사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교회에 나온 기간이 더 중요하게 되는 것이죠.

저는 목회를 하면서 교인들에게 ‘굴러오는 돌이 있으면 박힌 돌이 빨리 피해 주라’고 가르쳤습니다. 새로 교인들이 오면 그들이 은사에 따라 사역을 할 수 있도록 기존의 교인들이 자리를 양보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거룩한빛광성교회는 항상 새로웠습니다. 기득권은 주님만이 행사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교회는 주님의 살아있는 몸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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