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실된 3.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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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실된 3.1절
  • 승인 2004.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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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어렵고 혼란한 때 보낸 3.1절은 너무나 개탄스럽다. 국기를 단 이도 거의 없고 제한된 행사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몇몇 개교회나 종교단체들의 모임때문이었다. 자라나는 어린 자녀들에게 어른들은 면목이 없다. 국가 공휴일로 논다는 개념외에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유실된 3.1절이란 이유에서다.

3.1절은 우리의 조상들이 세계에 보여준 민족의 위대한 기상이었다. 일제의 침탈로 나라를 잃은 지 10년이 흘렀으나 굴하지 않고 나라의 자주독립을 위해 총칼이 없는 비무장시위로 봉화를 높이쳐든 저 숭고한 모습은 강산과 온 겨레가 동참한 민족 총 동원이었다.

남녀노소 빈부를 가리지 않았으며 종교를 초월한 애국충정의 거사였다. 가장 일제의 압력이 처절할 때 우리 조상들은 너무나 여유가 있었으며 미래의 소망을 안고 있었다. 일본의 두려움보다 소의(少義)함을 책하였으며 두려움에 빠진 중국을 오히려 격려하였다.

결국 3.1독립만세 사건은 국내외에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열방에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임을 알렸으며 일본의 잔악한 무단 정치를 문화정치로 바꾸게 했다. 이후 조직적인 독립운동이 진행되었으며 드디어 상해임시정부까지 결성하여 출발케 되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어느때 보다도 모든 영역에서 혼란스럽다. 이러한 때 맞은 제85주년 3.1절이야말로 보다 더 값진 의미를 가져야 하겠으나 그렇지 못했다. 지금 우리나라의 가장 병적인 현상은 조국에 대한 비전이 없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 제시는 있으나 국민들의 마음에는 그런 환상이 없다. 더욱 가슴 아픈것은 국민들의 무관심이다. 책임의식이 없다. 나라사랑의 깊은 충정이 없다. 그저 세월 가는데로 물 흐르는데로 흘러가는 식이다.

다음은 이념갈등이다. 이런 국가관 정착이 없음에 이념의 혼돈이 생긴다. 극우(極右)가 아니면 극좌(極左)식이다. 흑백의 논리만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어떠한 이론적 기초위에서 자기 신념을 주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단지 일시적인 지도나 만남에 의해 선동된 현상인 경우가 많다. 또한 본질에 대한 확신이나 보람 보다는 보다 임시적이며 근시안적인 성과위주로 미래성이 희박하다.

그러다보니 가치관의 혼돈과 윤리와 도덕이 상실 되어가며 고유의 전통이나 미풍양속도 다 무너져 간다. 이러한 잘못된 현상을 알면서도 많은 침묵하는 세력들은 현장을 기피하고 안일 무사를 추구한다. 특별히 한국교회는 근시안적 영혼구원만 주창, 사회정의 실현을 외면하고 있다. 3.1절 계승의 본을 한국교회가 선행하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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