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의 휴전, 시리아에 “평화는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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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의 휴전, 시리아에 “평화는 올까”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6.03.0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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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난민 사태 진앙지 시리아… 휴전 후 상황은?
▲ 유엔의 스테판 미스투라 특사는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시리아 평화 협상이 9일로 연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출처: 유엔)

지난달 27일 휴전 합의… ‘전투중단 합의’ 이행 중
미국과 러시아 주도… 회의론도 만만치 않아
주변국 이란-터키, 내전 종식위한 협력 약속
최악의 내전 속에도 일하시는 하나님…“점진적 교회 회복 기대”

오랜 내전으로 고통 받던 시리아에도 평화의 봄이 찾아올까. 시리아 내전이 5년만의 휴전에 돌입하면서 앞으로의 향방에 전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비롯한 주요도시에서는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한 ‘전투행위 중단’ 합의가 이행되기 시작했다.

합의 이행에 따라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군, 반군과 미군 주도 연합군은 일체의 군사 작전을 모두 중단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휴전 개시에 맞춰 시리아 휴전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결의안에는 시리아 내 피해 지역에 대한 긴급한 구호물자 지원과 평화 협상 재개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A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휴전상황은 전반적으로 잘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라미 압델라흐만 시리아관측소 소장은 지난 6일 “휴전이 발효한 이래 가장 잠잠했던 날”이라며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간 휴전이 대체적으로 잘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압델라흐만 소장에 따르면 시리아에서 휴전이 시작된 이후 지난 9일 동안 민간인 사망률은 90% 감소했으며, 군인과 반군 등 군사인력의 사망률도 80% 줄어들었다.

이같은 상황이 좀 더 지속된다면 내전의 완전한 종식을 위한 평화 협상으로 이러질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지난 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평화 협상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성사되지 않았고 이르면 10일 협상이 재개될 전망이다.

 

▲ 시리아 소년이 유니세프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물탱크를 옮기고 있다. (사진출처:유엔)

“살얼음판”…회의론도 만만치 않아

이로써 지난 5년간 25만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1000만명을 거리로 내몰았던 시리아 내전이 곧 막을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언제라도 이같은 희망이 다시 깨질 수 있다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현재의 고요함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수 있는 이른바 ‘살얼음판 휴전’ 이라는 것.

이같은 회의론은 휴전 협상의 주체가 시리아 정부와 반군이 아닌 미국과 러시아였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더욱이 내전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퇴진 여부를 놓고도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회의론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미국 백악관의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며칠 혹은 몇 주만에 휴전의 성공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시리아에 완전한 평화가 찾아올 때까지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알카에다와 연계된 알누스라 전선, 그리고 이슬람국가가는 대표적인 과제로 꼽힌다. 이번 휴전합의에 해당되지 않는 두 세력은 최근까지 시리아 제2 도시 알레포 북부에서 로켓포 수십발을 발사하는 등 여전히 활개를 치며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6일 있었던 알누스라 전선의 로켓 공격으로 9명이 숨졌으며, 알누스라 전선과 IS 장악 지역에 대한 공습도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국도 내전 종식에 협력키로

이런 와중에 시리아 내전에서 각각 정부군과 반정부군을 지원해 온 이란과 터키가 시리아 휴전 유지에 힘을 모으기로 해 주목을 받고 있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 4일 이란 테헤란의 사다바드궁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 이후 다부토울루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다른 의견을 가질 수는 있지만 우리의 역사나 지정학적인 문제는 바꿀 수 없다”면서 “중동 지역 형제들간의 싸움을 멈추고 민족·종파적인 분쟁을 종식하기 위해 견해차를 좁히는 것은 터키와 이란에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로하니 이란 대통령 역시 “중동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주체는 중동 지역 국가들”이라며 “이란과 터키의 협력은 중동에 지속적인 평화를 가져오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이번 만남을 통해 연간 무역 규모를 지난해의 3배에 달하는 300억 달러 수준으로 늘리는 등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시리아 반정부군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수니파 국가 터키와 시리아 정권을 지원하는 시아파 맹주국 이란의 협력 강화는 시리아 내전 종식에 효과적인 기제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된다.

그런가하면 터키 정부는 시리아 북부에 ‘난민들을 위한 도시’를 건설할 계획을 밝혔다.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4일 터키 수도 이스탄불에서 연설을 통해 “터키 국경 인근 시리아 북부 지역에 새로운 도시가 건설될 것”이라며 “시리아 난민들이 이곳에 재정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에 따르면 새로운 도시는 4500평방 킬로미터 면적에, 내부 시설은 국제 사회가 협력해 건설될 예정이다. 터키는 2011년 3월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270만여명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해왔다.


 

▲ 유니세프 사무 총장 앤서니 레이크가 시라아 홈스의 난민 가족을 위한 쉼터를 방문해 아이들과 시간을 가졌다. (사진 출처: 유엔)

교회 재건 가능할까 “기도 절실”

국제로잔복음화운동은 지난 1일 ‘글로벌 분석보고서’에서 시리아 내전으로 수많은 기독교인이 어려움을 당했지만, 그 가운데서도 하나님이 일하고 계셨다고 전했다. 익명의 시리아 목회자가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 기독교인들은 내전으로 심리적인 충격에 시달리고 있으며, 상당수가 삶의 터전을 잃고 난민으로 전락했다. 내전이 일어나기 전까지 시리아에는 인구의 9%에 달하는 기독교인이 살고 있었지만 전쟁의 포화를 피해 50만명의 기독교인들이 고향을 등지고 타지로 떠났다.

특히 폭격이 심했던 홈스 지역은 기독교인들의 비율이 높은 곳이었다. 현재 홈스에는 90%의 기독교인이 떠났으며, 대부분의 가옥과 교회가 파괴된 상황이다. 시리아에서 가장 큰 교회였던 홈스 장로교회 역시 전쟁의 포화를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2~3년 전부터 일부 신자들이 다시 보금자리로 돌아와 인도적 구호 활동과 복음 전파에 나서며 새로운 희망을 심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5개 교회는 네트워크를 형성해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이전까지 기독교인들은 접근조차 하지 못했던 북동부의 데이르 에즈 조르와 락카 등 이슬람국가 IS의 점령지까지 진출하고 있다고 서술했다.

휴전이 시작되면서 돌아온 기독교인들의 활동은 점차 활기를 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더 많은 기독교인들의 귀향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백석대 장훈태 교수(선교학)는 “시리아 내전의 상황에서 교회의 회복은 점진적으로 가능할 것 같다”면서도 “이미 파괴와 상처가 많다. 현재 시리아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독교인들의 활동은 특수한 상황으로, 이것이 일반적인 기독교 활동으로까지 번져 나가려면 먼저 시리아의 정치와 경제, 치안이 안정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과제다. 그러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리아 난민들을 대상으로 활동 중인 한 현지 사역자에 역시 “이번 휴정협정은 한시적이며 실제 정부군과 반군의 충돌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무엇보다 난민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세계 교회의 계속적인 지원과 기도가 절실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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