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총회, 교단 통합 2년... 새가족들은 잘 정착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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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총회, 교단 통합 2년... 새가족들은 잘 정착했나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5.07.2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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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는 교단… 백석 이름으로 목회하니 자부심 더 높아져”
▲ 백석총회는 지난 2013년 개혁총회와 교단 합동 이후개혁 광주측, 성경총회 등과 잇달아 통합을 이뤘고, 오는 9월 대신과 역사적 통합을 앞두고 있다.

‘연합’의 역사 속에서 신앙 안에 어우러져 사는 삶 정착
ATA 과정 통해 백석 동문 되고, 신학적 갈증도 채워져
통합한 교회들 ‘용광로’에 녹아들듯 소속감 더 높아져

교계에서 백석을 바라볼 때 두 글자를 떠올린다. 바로 ‘연합’이라는 말이다. 백석총회(총회장:장종현 목사)는 지난 2013년9월 예장 개혁과 통합을 선언하면서 5000교회를 향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지난해 5월 개혁 광주측과 통합하고 9월에는 한국장로교총연합회 회원 교단인 성경총회와 다시 교단통합을 선언했다.

백석의 교단 통합을 바라보는 시선이 모두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통합 후 정착과 화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단 통합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백석 안에서 갈등의 요소는 찾아볼 수 없다. 지속적인 통합 이후 5,400교회로 성장하면서 회원들의 소속감과 자부심은 높아졌고, ‘백석’이라는 이름 아래 한 가족으로 행복한 연합을 이뤄가고 있는 것이다.

# 말씀에 대한 순종 ‘연합’

지난 2013년 9월 개혁총회와의 통합은 한국교회에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130년 기독교 역사 속에서 교회는 지속적으로 ‘분열’만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장로교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자는 운동도 일어났지만 구호에 그쳤을 뿐 연합을 시도하는 교단은 없었다. 이런 가운데 백석이 먼저 ‘연합의 마중물’을 자처한 것이다.

개혁과 통합 당시 백석총회는 “분열로 얼룩진 한국 교회에 자성을 일깨우고 한국교회 회복과 일치의 마중물이 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특히 양 교단은 ‘교단 대 교단’의 통합이라는 대원칙과 더불어 ‘하나의 신학’으로 회원들을 묶어내는 작업에 초점을 맞췄다. 총회 교육원과 백석대학교 실천신학대학원은 목회자 계속 교육과정을 만들고 신학에 갈급한 회원들에게 연장교육의 기회를 제공했다. 그리고 졸업생들은 ‘백석 동문’ 자격을 얻으며 한 가족이 됐다. 학교와 총회가 모두 ‘백석’이라는 이름 아래 모여든 것이다.

교단 통합 후 정착을 묻는 질문에 당시 개혁 측 수장이자 현재 백석대학교 실천신학대학원장을 맡고 있는 이선 목사는 “모두 편안하게 목회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목사는 “우리야 처음부터 백석의 가족이 되겠다고 온 것이니 백석의 이름을 쓰는 것이 불편하지 않다. 심지어 최근 1~2년 사이 백석총회의 위상이 높아져 목회하기에 더욱 좋은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2013년 통합 당시만 해도 ‘백석’에 대한 인지도가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었다는 것. 교단 통합과 교세의 증가도 원인이겠지만 장종현 총회장의 리더십이 교단과 교계를 넘나들면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연합을 추진할 당시 반대도 있었다. 일부는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선 목사는 “백석과 통합 후 목회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 평가가 훨씬 많다”며 이제는 한국교회가 ‘연합’의 길로 나아가야 함을 강조했다.

성경측 총회장이었던 곽성현 목사. 그 역시 교단 통합 후 1년의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고 있다. 곽 목사는 “각 노회들은 자신들의 영역에서 열심히 사역하고 있고, 목회환경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을 논의할 당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대화에 임했다. 내가 총회장이었지만 다른 욕심은 없었다. 그런데 교단 통합 후 증경총회장으로 대우해주시더라. 작은 교단이라고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동등하게 배려하고 존중해주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교단 통합 전 성경총회에서도 반대가 있었다. WCC와 관련된 소문이 가장 곤혹스러웠다. 그러나 실제 백석과 연합을 하고 보니 “복음적이고 든든하다”고 곽 목사는 말했다.

성경총회는 한국교회연합과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정식 멤버였다. 곽성현 목사가 교단 통합을 결심한 것은 연합기관 공동회장으로 사역하면서 더 이상 한국교회가 분열되어선 안 된다는 사명감 때문이었다. 다가올 시대는 ‘연합’의 시대임을 직감한 것이다. “지금 와서는 교단 통합을 모두 좋게 생각한다”고 말한 곽 목사는 “백석이라는 이름이 좋다”고 표현했다.

# 목회자 연장교육으로 ‘한가족’

장종현 총회장이 ‘연합’을 강조하는 것은 한국교회가 거듭해온 분열의 죄를 회개함과 동시에 “하나가 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즉각적인 순종이다. 실질적인 이유도 있다. 다가올 미래에는 분열에 분열을 거듭한 교회들은 살아남기 어렵다는 점. 교단 고유의 정체성과 역사가 존재하지 않고서는 전도가 어려운 지경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장 총회장은 “작은 교단, 작은 신학교들은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려운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며 “하나로 합쳐지지 않고서는 복음의 전파도 인재의 양성도, 선교역량도 발휘하기 어려울 때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에 대한 굳은 의지는 총회원들에게도 전달돼, 수차례 교단 통합에도 불평은 나오지 않았다. 교단 통합 과정에서 무자격 목회자가 영입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백석만의 특수한 총회운영이 철저한 방어막이 됐다. 통상 장로교단에서 교역자 서류 보관과 심사는 노회의 권한이지만, 백석은 총회가 모든 서류를 관리한다. 교단 통합 당시 제출해야 하는 서류만 이력서, 혼인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안수증명서, 신대원졸업증명서 등 총 9가지에 이른다.

교단 통합 과정에서 수십년을 목회하면서도 신대원 정식 학위를 갖지 못한 목회자가 있다면 백석대학교 실천신학대학원이 하는 연장교육 과정에 들어가게 했다.

이선 목사는 “목회 연한이 오래된 목사들의 경우 과거 무인가 신학을 공부한 사람들이 더러 있다. 교단 통합 후 정규 신학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목회자들이 신학에 대한 갈증을 풀 수 있었다. 배움의 기쁨과 함께 정규 신학교를 졸업한 효과까지 얻으니 더 좋다”며 “법적 강제성 없이 자발적으로 하는 교육임에도 불구하고 매학기 수백명의 회원들이 수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석이 추구하는 ‘연합’이 부작용을 낳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 통합과정에서 양 교단의 법적 차이를 인정하며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 예를 들어 노회 임원 자격이 백석총회의 법에 충족되지 않는다고 해도, 해당 노회에 자율권을 부여해 섬김에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경욱 사무총장은 “교단 통합 후 백석에 완전히 정착하도록 노회비도 최소화 하고 실천신학 연장교육으로 백석의 신학을 공유하도록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단 통합 후 1년 여의 시간이 흘렀지만 이제는 ‘개혁측’ ‘성경측’ ‘광주측’ 등의 구분이 무의미한 상황이다. 총회주일헌금과 네팔돕기, 총회관 건립헌금 등을 모금함에 있어서 새 식구들의 헌신도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백석에 대한 강한 소속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이종승 부총회장은 “연합이라는 것은 말씀이라는 ‘용광로’ 속에서 하나가 되는 것”이라며 “한 지붕 아래 있으면 모두 하나가 되고 만다”고 주장했다.

# 백석의 역사는 ‘연합의 역사’

교단 통합 후 백석 안에서 갈등도 텃세도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백석의 역사가 바로 ‘연합’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장종현 설립자가 1976년 신학교를 세우고 졸업생들의 목사안수를 위해 복음총회를 창립했다. 이후 은혜와 연합, 진리 측과 교단 통합을 했고, 개혁주의 보수신학을 고수하는 백석의 신학적 정체성에 매료돼 노회 단위 가입도 일어났다.

지난 2011년 ‘합동정통’이라는 교단 명칭을 ‘백석’으로 바꾸면서 백석대학교와 백석총회가 서로 윈윈하며 ‘백석’의 브랜드 가치를 높였고, 한국교회 연합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연합에 균형을 이루는 ‘핵심 키’로 역할을 감당했다.

연합의 역사 속에서 37년 청년기를 맞이하면서 출신성분에 상관없이 총회와 노회 임원을 하고, 정치보다는 ‘은혜’와 ‘기도’로 모든 일을 해결한다. 백석에 가입한 목사들이 교단 주요 요직을 맡고, 교단 통합 후 각 상비부 자리도 동등하게 배려했다. ‘자리싸움’이 없는 교단이 바로 백석이다.

여성안수와 교단 명칭 변경, 교단 통합 등 민감한 안건들이 총회에 상정될 때면 백석은 ‘논쟁’을 중단하고 곧바로 통성기도에 들어갔다.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안건도 하루를 넘긴 적이 없다. 그래서 교단 통합 후 백석가족이 된 목사들은 “정치가 없는 교단, 배타성이 없는 교단, 사랑이 깊은 교단”으로 백석을 표현한다.

제2부총회장 이주훈 목사는 “교단 통합이라는 것이 성사시키는 것보다 유지와 정착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통합을 추진할 때는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고 대화에 임해야 한다”며 “개척 성장이 어렵고 분열의 이미지가 교회의 힘을 쇠퇴시키는 상황에서 연합만큼 중요한 사명은 없다”고 강조했다.

지금 백석총회는대신과의 통합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해 12월 통합선언총회 이후 한 가족이 되기 위한 논의를 수개월째 지속하고 있다. 헌법과 규칙 등을 하나하나 축조심의하며 마지막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선 목사는 “교단 지명도가 없이는 목회가 어려운 시대다. 백석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목회하는 것이 성도들에게도 자부심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백석과 연합이 유익함을 강조했다.

곽성현 목사는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다. 교단 통합도 인간적인 시각에서는 결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 또 말씀 안에서 모든 것을 추슬러 나가면 된다. 대신과의 통합에 있어서도 양 교단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직 순종함으로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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