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상처와 갈등 치유하는 한국교회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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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상처와 갈등 치유하는 한국교회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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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2.1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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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준 교수/서울대 정치외교학과

연세 신학 100주년을 맞이한 한국 교회를 맞이하여 오늘 우리 사회와 한국 교회는 무엇을 얻었으며 무엇을 잃었는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지난 100년 한국 교회의 성장은 한국인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지난 세기의 역사는 상당 부분 한국의 개인에게는 실존을 위한 투쟁이었다. 일본 식민 지배를 경험하면서, 자체적으로 근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했다. 혈통이 삶의 핵심인 가족과 가문 중심의 사회에 일제는 창씨와 더불어 개명을 종용하고, 민족의 중요한 구분이 되었던 고유 언어를 말살했다. 일본의 신사(神社)는 지방의 읍면(邑面) 단위까지 스며들면서 일상을 지배하였다. 좌우의 대립은 극에 달했다. 전쟁이 발발하고 동족 간에 무고한 전사와 무자비한 학살이 일어났다.


종전이 되고, 산업화가 본격화되기 이전 빈곤이 나라를 전체를 뒤덮었다. 사회가 윤택하고 가족이 유복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었다. 이러한 실존 자체가 지극히 불확실했던 시기에 한국교회는 계명성과 같이 빛을 발했다. 교회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 주검을 옆에 두고, 궁핍이 매일인 한국인들에게 실존의 어두움을 넘어설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찬송을 부르면서 삶의 허무함을 달랬다. 한국교회는 공동체의 덕목을 가르치는 중요한 사회화의 중요한 기관이었다. 힘들고 어려운 현실에서 한국교회는 그 실존을 어루만지면서 급속히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교회는 힘을 잃어가고 있다. 그 원인을 설명하는 것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국교회가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첫째는 한국교회는 한국 사회를 치유하는 비전을 제시하여야 한다. 그 방법은 우리가 내면의 소리를 듣도록 유도하는데 달려 있다. 한국의 정치를 치유하는데 중요한 절차를 넘어 실질을 위한 민주주의를 정착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변화가 필요하다. ‘과도하게 사회화된(overly socialized)’되고, ‘과도하게 정치화(overly policized)’된 현실에 유용한 대안이다. 제도적 보완은 한계가 있다. 개인은 사회 변화의 ‘궁극적 행위자(ultimateagent of action)’이다. 보편과 상식을 추구하는 정치적 자아가 필요하다. 그 정치적 자아는 급진적 자율성을 강조하는 극단적 개인주의가 아닌 자발성, 협동성과 책임감으로 공동선을 추구하는 ‘시민적 개인주의(civil individualism)’가 되어야할 것이다. 성경의 가르침은 이들과 무관한 것은 아니다. 다수와 소수의 문제를 성경에서 어떻게 보고 있을까? 성경은 “아흔 아홉의 양보다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다수가 가지는 맹목성, 그리고 다수가 된 우리가 일상에서 무엇을 ‘잃어버리고’ 살고 있는지는 아닌지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다. 성경은 늘 개인이 갖추어야할 인간의 분별력이 무엇인지를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한국교회는 한국 사회의 신뢰의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사회는 다른 나라에 비해, 개인과 개인 간의 신뢰, 집단과 집단 간의 신뢰, 개인의 제도에 대한 신뢰 등 많은 부분에서 신뢰의 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동질이 아닌 것에 대한 신뢰가 낮으면서, 가족이 유일한 신뢰의 구성체가 되었다. 하지만 최근 그 가족마저도 와해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사회의 상처와 갈등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는 사회 어느 곳보다 개인의 내면의 성숙을 위한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주고 있다. 개신교는 성서에로의 회귀를 통해 과거 교회의 착오를 넘어섰다. 성서를 통한 개인의 내면적 성숙이 가능할 때, 그 성숙은 차고 넘쳐 사회변화로 이어질 것이다. 그렇게 인도하는 것이 한국 교회의 사회에 대한 중요한 역할일 것이다. 이는 서구의 역사가 경험한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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